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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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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는 우리나라 좌우 이념 충돌의 축소판이죠. 그 시대에 맞서서 수많은 국민들이 싸우면서 지켜왔던 독립, 호국, 민주 등 최고의 가치들이 충돌하는 역사 현장입니다. 하지만 보훈 행정에 좌우가 따로 있는 건 아니죠.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균형 잡힌 행정을 통해 국민통합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과제입니다."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은 유독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3일 국가보훈처 세종청사에서 만난 박 처장은 "선진국으로 가려면 반드시 국민통합이 이뤄져야 하는 데,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박 처장은 지난 8월 취임 이후 '100일 보훈 대장정'을 통해 현장과 사람을 만나는 일부터 시작했다. 소통을 통해 보훈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가급적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훈 정책 대안을 만들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박 처장은 "평생 군 생활을 하면서 이 분야는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기간 동안 보훈에 대한 인식의 깊이와 무게가 너무 달라졌다"면서 "나라를 위해 희생당하거나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할 지를 뼈저리게 느낀 시간이었다"고 술회했다.

[독립] '여성' 독립유공자 발굴하고 '가짜' 독립유공자 가려내고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보훈 가족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보훈 가족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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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잊혀진 독립운동가를 끝까지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박 처장은 "보훈처는 독립운동 활동의 국가 입증 책임을 강화하고 포상 심사기준을 개선하는 내용의 '독립유공자 발굴-확대 계획'을 마련했다"면서 "2017년 269명이던 포상 인원이 2018년에는 355명, 올해는 647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가보훈처는 시대적 상황을 감안하면 인적사항과 활동 내용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과 학생 독립유공자 발굴에도 주력했다. 박 처장은 "독립유공자 포상을 처음 실시한 1949년부터 올해까지 71년 동안 여성 포상자는 472명, 학생은 552명이었다"면서 "이 가운데 문재인 정부 들어 포상 기준을 개선하고 적극 발굴한 결과, 여성은 전체의 38%인 177명, 학생은 26%인 145명이 포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소위 '가짜 독립유공자'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박 처장은 이에 대해서도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일이자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라고 강조하면서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검증할 수 있는 작업량이 너무 방대해서 시간이 지체되고 있지만,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엔 1단계로 1300여 명이 가짜 독립유공자 검증 목표였는데 300여 명에 그칠 것 같습니다. 자료가 방대해서 읽고 해석해야 할 양도 많고, 또 이해 당사자가 있기에 쉽게 판정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검증할 수 있는 인원을 충원해서 서두르고 있습니다.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의 해였다. 박 처장은 "올해 100주년을 지난 100년의 역사를 기억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100년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면서 "대표적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을 국민과 함께 열린 문화행사로 개최했고, '독립의 횃불' 전국릴레이는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의 폭 넓은 참여 속에 전국 100개 지역에 불을 밝히면서 성대하게 마쳤다"고 평가했다.

[호국] 호국 홀대론?... 참전 명예수당 최고치로 인상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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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는 올해에 일부 언론이 제기한 '호국 홀대론'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호국 분야에 신경을 덜 쓰고 있다고 지적이었다. 하지만 박 처장은 다음과 같이 반박하기도 했다.

"호국 홀대라는 말이 나온 것이 안타깝습니다. 참전유공자 분들에 대한 예우를 확대·강화하려고 참전 명예수당을 역대 정부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습니다. 진료비 감면 혜택을 13년 만에 90%로 크게 확대했죠. 또 안타깝게 생을 달리하실 경우 영구용 태극기를 비롯해 처음으로 대통령 명의 근조기를 증정하고 있습니다.

태극·을지 무공수훈자는 대통령 명의 조화와 함께 장지까지 경찰 에스코트를 지원하고, 생활이 어려운 국가유공자는 200만 원 상당의 장례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유가족 분들이 보다 가까이서 편히 모실 수 있도록 현충원과 호국원 확충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서 다시는 '호국 홀대'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국가보훈처가 주력한 사업 중의 하나는 '국가유공자 명패' 사업이다. 문 대통령이 명패 사업을 지시하면서 본격화됐다. 박 처장은 "올해 명패 사업에는 사회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협업 등을 통해 진행한 결과, 현재까지 6·25 참전유공자와 상이군경, 민주유공자 17만여 분의 댁에 명패를 달아드렸다"면서 "내년에는 월남참전유공자 등 타 보훈대상자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국가보훈처는 국립묘지 확충 사업도 활발하게 벌였다. 국립괴산호국원이 개원했고 제주국립묘지가 착공됐다. 중부권과 제주지역 최초의 국립묘지이다. 특히 국립괴산호국원은 자연장이 도입된 첫 국립묘지이다.

하지만 박 처장은 "현재 국립묘지 생존 안장대상자는 41만 명(80세 이상 11만 명)이나 안장 여력은 6만기로 국립묘지 확충이 시급한 실정이어서 서울과 대전현충원을 확충하고, 국립연천현충원과 제주국립묘지 신규 조성 등을 통해 2025년까지 현충원 13만기, 호국원 6만기 등 20만기를 추가 확충한다"고 밝혔다.

[민주] 내년은 4·19 60주년, 5·18 40주년... 지역 대표 문화축제로도 발전시켜야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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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에 대한 재평가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2·28민주운동과 3·8민주의거의 국가기념일 격상이 대표적이다. 올해 4·19혁명 기념식에서 새롭게 민주유공자 포상도 이뤄졌다. 박 처장은 이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동안 2·28민주화운동과 3·8민주의거는 민간차원에서 기념해오면서 주목받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정부는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인 2·28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역사적 의미에 걸맞게 법정기념일로 정하고 정부 주관으로 기념식을 개최했죠.

지난 2012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4·19혁명유공자를 발굴·포상한 것도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을 계승한 '촛불혁명'의 토대 위에 세워진 현 정부의 민주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년은 민주화운동 역사에 있어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 해이다. 4·19 60주년, 5·18 40주년이다.

박 처장은 "2020년 민주운동 10년 주기 기념사업을 '민주'의 가치를 모든 국민과 함께 공유하고 계승하는 '국민화합의 장'이 되도록 준비할 예정"이라면서 "정부기념행사는 2·28민주운동을 시작으로 3·8민주의거, 3·15의거, 4·19혁명, 5·18민주화운동까지 이어지는 기념식을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대군인] 이원화된 전직 교육시스템 개선해야

이날 인터뷰는 <오마이뉴스>가 최근 진행한 기획 '제대군인 아리랑'을 마감하는 보도로 기획된 것이기도 하다. 오마이뉴스는 세 차례에 걸쳐 제대군인 일자리와 관련해 연속기획 보도를 하면서 준비 없이 사회 초년생으로 나서는 제대군인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도하고, 그 대안을 제시해왔다.

박 처장은 이와 관련 "제대군인 일자리 확보하기 위한 국가적인 책임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면서 "과거에는 전쟁에 투입돼서 다치거나 희생당하면 보상이 되지만 이제는 어려운 곳에서 국가를 위해 군 복무를 한 분들에 대한 국가적 특전을 부여하고 일자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처장은 "보훈가족은 기업체 임직원 초청 취업설명회와 고용촉진간담회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매년 8천여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올해에도 현재 7천3백여 명이 취업에 성공했다"면서 "제대군인의 경우에는 '1기업 1제대군인 채용' 등 제대군인 맞춤형 일자리 제공사업 등으로 지난해 7천1백여 명에 이어 올해도 같은 수준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특히 "기술 병과에서 근무했던 제대군인들은 그나마 나을 텐데, 전투 병과에 있던 제대군인들은 어중간한 나이에 사회에 나와서 직업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 십상이다"라면서 "현재 현역에 머물 때에는 국방부가 관리하고, 전역을 한 뒤에 보훈처가 전직 교육을 관리하는 이원화된 시스템을 개선해서 군에 있을 때부터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성과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처장은 "앞으로 보훈가족과 국민들의 눈높이에 서서 '체감할 수 있는 보훈'과 독립·호국·민주의 '균형 있는 보훈'을 추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한다"면서 "정책 중심의 보훈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 일문일답 "국가 보훈정책 시스템 구축하겠다"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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