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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실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우석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11월 28일 우석대학교 연구실에서 ‘정원고고학’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신현실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우석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11월 28일 우석대학교 연구실에서 ‘정원고고학’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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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원형 터에 수려한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룬 전통 조경의 보존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5월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중 전통정원 특별사진전 및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정원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또 10월에는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개정돼 전통조경 전문가의 정원유적 발굴조사 참여가 가능해졌다. 이처럼 문화재 발굴과 보존에 전통조경에 대한 비중이 커지면서 '정원고고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인 고고학이 연대를 중요시하는 반면 정원고고학은 환경과 과거사에 대한 해석을 인문학적 자료, 회화, 그림 등을 종합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당시 시대상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선진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은 오래전부터 정원고고학을 학문으로 정립하고 발전시켜왔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중국의 경우 유적이 발견되면 무조건 발굴을 하는 것이 아니라 조경 전문가들이 드론이나 라이다( 근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해 대상물의 형상 등 물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첨단장비) 등을 이용해 옛 문헌들과 연관성을 파악한 후 발굴을 한다. 대명궁(700년대의 당나라 궁전) 태액지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문화재 훼손을 최소화하는 한편 복원 후 주변의 원형복구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신현실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교수(우석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은 "서양은 이상세계를 정원에 구현하려는 시도를 많이 했는데 동양은 산수화를 정원에 옮겨 놓은 듯한 형태가 많다"고 말했다. 또 "같은 동양의 정원이라도 중국과 일본은 자연을 상징화한 인공적인 것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자연에 순응하며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드론을 연구에 활용했다는 신 문화재전문위원은 "그동안은 측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드론을 이용하면서 더욱더 빠르고 정확한 연구가 가능해졌다" 고 말했다. 3대의 드론을 날려 보내고 이제는 드론 전문가가 됐다는 신 교수는 조경학과 학생들에게 드론 사용법을 꼭 가르치는 드론 예찬론자가 됐다.

정원고고학의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신현실 문화재전문위원을 지난 11월 28일 우석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신현실 문화재전문위원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신현실 문화재전문위원  ‘정원고고학’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신현실 문화재전문위원  ‘정원고고학’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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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고고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정원고고학은 환경과 과거사에 대한 해석을 좀 더 심층적으로 하는 학문인데요. 과거 환경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상세하게 되찾는 학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과거를 되찾는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가요?
"옛 경관이나 정원을 복원한다고 하지만 그 당시에 있는 식물을 심을 수는 없습니다. 유사한 종을 심거나 그럴 수밖에 없는데 중국의 원명원 같은 경우는 백 년 전에 있는 연꽃 종자 20개를 발굴해서 여덟 개를 시험종으로 배양해 꽃을 피웠습니다. 이처럼 정원고고학과 결부하면 과거 정원이 어떻게 생겼고 어떤 문화가 이루어졌으며 정원의 재료들은 어떤 특성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 있겠죠."

- 동·서양 정원의 차이가 있다면?
"동양과 서양은 자연환경과 자연을 대하는 철학적 의미가 다릅니다. 서양 같은 경우는 척박한 지역에 평지형이 많아 일반적으로 물이나 식물을 이용해서 연못을 조성하고 자신들의 이상세계를 정원에 구현하려고 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것이 정원의 기본 요소라고 보면 됩니다.

반면 동양은 산수경관이라고 하죠. 어디를 가봐도 바로 옆에 산이 있고 물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원에 특별한 구획이 없는 것과 자연경관을 포함하는 철학적인 의미가 있다는 것이 매우 큰 특징입니다."

- 한국정원만의 특징이 있다면?
"중국에서 시작된 정원은 한국을 거쳐 일본에 전달됩니다. 그런데 중국과 일본이 유사성을 가지고 있고 한국과는 차별된 형태를 나타냅니다. 중국과 일본은 인공적인 요소가 많지만, 한국은 정원의 경계가 없고 방지(네모반듯하게 꾸민 못)에 다리를 두 개 걸쳐 있는 정자와 소나무 두세 그루로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인위적인 것이 하나도 튀지 않고 원래 있었던 것처럼 자연에 순응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한국 정원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국 정원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경사진 지형을 화계(꽃을 심기 위하여 흙을 한층 높게 하여 꾸며 놓은 꽃밭)를 통해서 처리하는 방식인데요. 이것은 고도의 시공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흙을 파서 연못을 만들고 파낸 흙으로 뒷동산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면 경사가 지게 되고 그 경사를 처리하는 방식이 굉장히 복잡했을 텐데요.

그 안식각(흙이나 모래 따위를 쌓아 올릴 때, 안전하게 안정을 이루는 경사각)이라고 해서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경사를 계단으로 만든 다음에 화계를 조정해서 장식하는 효과를 내는데 이것이 한국정원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경복궁 교태전, 소쇄원(명승 제40호, 전남 담양)의 정원에서도 화계의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 정원고고학의 수준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가 건조물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정원과 관련한 연구는 거의 없었고요. 명승의 한 부분으로서 전통 조경, 정원이 연구되긴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우리의 정원을 발굴하고 정확히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 지난 10월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개정돼 전통조경 전문가의 문화재 발굴이 가능해졌다고 하던데?
"90년 이후에 정원고고학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계속된 발굴로 지층이 교란되면서 정원 공간을 이해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건조물과 현대식 조경이 같이 들어가다 보니 균형이 안 맞게 된 거죠. 전통정원의 고증에 대한 요구가 계속돼 이번에 계정이 됐는데요. 조경 분야에서 정원 발굴에 참여할 수 있게 됨으로써 과거 공간을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첫 삽을 떴다고 생각이 됩니다."

- 문화재 발굴 현장에 어떤 식으로 참여하게 되나요?
"정원 발굴에서 문화재적 정원 유적이 있다고 나오면 먼저 가서 드론이나 라이다 등을 통해 지층, 지형에 대해 분석합니다. 그리고 정원의 위치, 유적의 증거들을 빨리 찾습니다. 발굴단이 들어가기 전에 저희가 먼저 조사하고 경관을 기록한 다음에 발굴이 이뤄지게 됩니다. 그러면 복원을 할 때 정원고고학 분야에서 기록했던 것들을 가지고 다시 복원에 사용되는 것입니다."
  
신현실 문화재전문위원 우석대학교 운동장에서 드론 시범을 보이고 있다.
▲ 신현실 문화재전문위원 우석대학교 운동장에서 드론 시범을 보이고 있다.
ⓒ 황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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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이 전통정원 연구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장점은?
"GPS가 장착돼 있어 측량보다 훨씬 정확하게 실사로 볼 수 있습니다. 드론은 환경, 수목이 어떤 형태로 있는지 건조물과 어떤 관계성을 가지는지 정원 요소들이 어떻게 배치되어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는 드론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 드론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2013년 북경대학교 다닐 때 드론 없애 먹기로 유명했습니다. 별명이 '드론의 무덤'이었습니다. 제 손에 드론이 오기만 하면 항상 날려 보내서 교수님들이 많이 걱정하셨는데 요즘 기술이 좋아져 다행입니다. (몇 대 정도 떨어뜨렸나요?) 세 대 정도. (웃음)"

- 문화재전문위원은 어떤 일을 하나요?
"천연기념물분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식물 지정, 식물 천연기념물 지정을 한다든지 명승지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가 의견을 제시하면 문화재를 지정하는 데 반영하게 됩니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우리 학교에 그동안 없던 정원고고학 수업이 다음 학기부터 개설됩니다. 이것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조경의 빛을 발했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고요. 두 번째로는 정원고고학하면 우석대학교 조경학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문화된 학과로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 인터뷰 동영상 보러가기 https://tv.naver.com/v/11293925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CPN문화재TV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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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국 기자, 프리미어프로 저자(교학사), 프로덕션 pd를 거쳐 현재는 CPN문화재TV, 서초타임즈, 강남타임즈의 영상 제작을하며 글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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