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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5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제51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이 개최되었습니다. 작년부터 이어진 한반도 평화정세가 어려움에 처해 있고 최근 한국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의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연기하고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등과 관련한 미국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합의한 공동성명의 내용을 살펴보는 것은 현재 한반도 평화정세와 한미동맹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이에 총 3회에 걸쳐 관련한 내용에 대한 평가와 분석글을 싣습니다. - 기자 말

(지난호에서 이어집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은 유엔군사령부와 관련한 공동성명의 내용이다. 공동성명 제5항이 그것인데 유엔사의 정전협정 관리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기존의 내용에 더해 "한국측이 정전협정과 유엔사의 권한 및 책임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존중한다"는 문장이 추가되었다. 언듯 보기엔 특별한 것이 없어보이지만 최근 유엔사를 둘러싼 논란을 감안하면 이 내용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유엔군사령부 재활성화의 목적은?

미국이 2014년부터 '유엔군사령부의 재활성화'라는 이름으로 유엔사의 인원을 확충하고 미군 일색이던 구성을 다국군화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작년 7월 유엔사 창설 이후 처음으로 호주군 장교가 부사령관으로 임명됐으며 최근에는 독일군 연락장교를 파견하려다 국방부의 항의로 무산된 바도 있다. 이 같은 미국의 유엔사 재활성화 계획과 관련해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미군이 한국군에 대한 지휘통제권을 유지하려는 목적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1차 대전 이후 미군은 타국군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퍼싱원칙을 갖고 있고 더불어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를 통해 일본의 후방기지와 미 본토의 지원병력과 전략자산 등이 전개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지휘권을 한국군에 넘기는 것에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실례로 지난 8월 진행된 전작권 전환 훈련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의 권한 하에 훈련을 진행할 것을 요청해 논란이 된 바도 있다.

작년 제50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에서 한미 군당국은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사의 지위과 역할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협의체 가동에 합의하고 논의를 진행해 왔는데 그 논의의 일정정도의 결과가 공동성명에 위와 같은 문구로 표현되었을 것이다. 다소는 '외교적인' 문장으로 표현됐지만 그 실질적 내용을 유추해보면, 현재 한미연합사가 미래연합사로 전환된 후 한국군이 한미연합군의 사령관을 맡더라도 유엔군사령관은 미군이 맡을 경우 한반도 유사시 다국적군에 대한 지휘권을 갖는 유엔군사령관이 한미연합군의 지휘도 맡는 구조로 합의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상의 추론이 사실일 경우,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은 한반도 방위를 한국군 주도 하에 책임지기 위해 이루어지는 전작권 전환을 통해 군사주권을 회복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보다 중요한 문제는 유엔사의 존립근거가 정전협정체제의 유지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미국이 유엔사의 유지 및 강화를 추구할 경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해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체제를 구축한다는 남북 간 합의와 현 정부의 정책과 충돌하게 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공동성명은 작년에 없던 주한미군과 관련된 내용이 추가되었다. 제7항에서 주한미군의 한반도 평화, 안정 유지 역할을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한반도의 무력분쟁 방지는 물론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해나갈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주한미군의 동북아 안정자 또는 세력균형자로서의 지속 논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있어왔으나 전작권 전환과 맞물리며 유엔사의 지속적인 한국군 지배를 위한 지렛대로서 기능할 가능성도 있다.

그 외 공동성명은 동맹의 국방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방력 건설과 획득, 운영과 관련하여 더 효과적인 협업이 필요하다며 "한미동맹의 국방역량과 상호운용성 강화에 중점을 둔 국방연구개발, 무기체계 획득, 군수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한미 양국의 방산분야에서의 협력은 이전 공동성명에서도 언급되던 부분이긴 하지만 이전에 없던 '상호운용성 강화' 언급은 전작권 전환의 전제조건처럼 언급되고 있는 한국군의 군사력 강화가 미국산 무기의 도입 확대로 귀결될 것이 예견된다.

수단으로써의 한미동맹, 평화라는 목적 위해 적절한지 되짚어봐야

한미동맹의 한반도 외 영역으로의 확장, 이전과 다른 한반도 평화상황의 진전 평가에도 불구한 한미동맹의 공격성 유지, 전작권 전환 후에도 한국군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의도... 이번 제51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에서 읽히는 우려스러운 내용들이다. 작년부터 이어져 온 한반도의 평화정세가 어렵다. 교착에 빠진 북미간 대화는 북한의 "올 해 안"이라는 시한부 통고 속에 불안하며, 남북 간 상황도 개성 연락사무소는 개점 휴업상태이며 최근 북한의 금강산 시설 철거 요구에서 보듯 위태롭다.

내년이면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된다. 그 전쟁의 시작과 과정에서 형성된 한미동맹이라는 안보수단은 여전히 우리에게 평화를 가져다주는 금과옥조인가. 지난 10월 김연철 통일부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유엔사의 DMZ 통행허가권이 비군사적 사안에도 미쳐 권한을 과도하게 사용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실제 유엔사는 남북 경의선 철도 공동조사를 위한 통행을 불허한 바 있으며 북한에 보낼 독감치료제를 실은 트럭을 막은 적도 있다. 안보를 위해서 맺은 동맹이 평화로 가는 길의 방해자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주지하다시피 동맹은 수단이다. 결코 목적이 될 수 없다. 한미동맹이라는 안보의 수단이 적절한지 곰곰 되짚어봐야 할 때다. 70년 만에 찾아 온 오랜 적대와 대결의 역사를 끝낼 기회를 이대로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

덧붙이는 글 |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뉴스레터 제215호에 실린 글을 수정보완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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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대한 감시와 비판적 제언'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Civilian Military Watch)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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