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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재(1924~2001)의 <젊은 느티나무>는 한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 그 성장통을 다룬 단편소설이다. 소설이 끝날 무렵 이복 오빠에 대한 사랑으로 좌절하는 주인공 숙희가 느티나무를 끌어안는 장면이 나온다. 상상만으로도 참 편안해지는 풍경이다.

그런데 왜 하필 느티나무일까? 숙희에게 느티나무는 슬픔을 위로받을 수 있는, 편안하고 듬직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소설 속 숙희뿐일까? 느티나무는 아마도 많은 사람에게 그 어떤 나무보다 친근한 나무일 것 같다.
 
 <식물의 책> 표지
 <식물의 책> 표지
ⓒ 책읽는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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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는 오래 사는 나무다. 100살 이상이거나 전설 등이 서려 그 의미가 있는 나무를 국가가 보호수로 지정·보호하는데, 경기도의 경우 보호수 절반이 느티나무일 정도다. 보호수 느티나무가 많으니 노거수 느티나무는 또 얼마나 많을까. 느티나무는 그 어떤 나무보다 우리와 가까이, 그리고 많은 것들을 베풀며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나무인 것이다. 함께 해온 세월만큼 사람들의 눈과 마음에 깊이 스며들었을 것은 물론이고 말이다.

'삼백 년은 버틴다'는 느티나무의 기둥
 

이처럼 굵은 둥치로 만나는 나무이기도 하지만, 아파트나 학교, 관공서, 공원 등 우리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베어지고 목재로 쓰이리라 생각할 수 없는 그런 관상수로 말이다. 게다가 우리 조상들이 건축재로 사랑한 나무 그 첫째는 소나무로 알고 있었다. 나의 오해였다.
 
옛날부터 느티나무는 수형이 아름다워 관상수로도 사랑을 받아 왔지만, 목질이 단단해 잘 뒤틀리지 않고 특유의 결과 빛깔이 아름다워 목재로도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조사한 바로는 고려시대 목조건축물의 55퍼센트, 그리고 조선시대 건축물의 21퍼센트가 느티나무를 목재로 하여 지어졌다고 합니다.

소나무도 목재로 많이 사용되어 왔지만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에는 소나무보다 느티나무를 더 상급으로 쳐서 궁궐 등의 중요한 목조건물을 짓는 데에 썼습니다. 실제로도 느티나무의 내구성이 소나무보다 좋다고 하고요. 소나무로 만든 건물 기둥이 백 년을 버틴다면 느티나무의 기둥이 삼백 년을 버틴다는 말이 있어요. 그런데 왜 숭례문은 소나무를 사용했을까요? 고려 말에 몽골이 침입하면서 산의 느티나무를 많이 베어버린 탓에 조선시대에 와서는 느티나무가 귀해졌기 때문입니다. (32~33쪽)
 
그래서 <식물의 책>(책읽는 수요일 펴냄)에서 만나는 느티나무의 유용한 쓰임이나, 고려시대까지만 해도 산에서도 많이 자랐던 나무였다는 사실은 작은 충격으로 와 닿는다. 느티나무가 다시, 그리고 새롭게 보인다고 할까. 이런 느티나무가 더욱 남다르게 와 닿는 것은 일제강점기 흔적을 고스란히 지닌 나무라는 사실이다.

느티나무의 학명은 'Zelkova serrata (Thunb.) Makino'로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의 대표적인 식물학자였던 마키노(마키노 도미타로) 이름이 들어있다. 그가 우리 자생식물인 느티나무를 명명, 세계에 공표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책에 의하면 마키노 명명 상관없이 그 이름이 붙은 경우도 많단다. 그 후학들이 그의 업적을 기리고자 우리의 95종 식물에 기록했기 때문이란다.

마키노가 만났던 느티나무는 어쩌면 어느 여름날 사람들의 더위를 식혀주고 있던 큰 그늘의 나무였을지도 모른다. 혹은 동네 사람들이 모여 안녕과 복을 빌고 있는 나무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일본인 마키노는 더욱더 그에 자신의 이름을 넣고 싶어 한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 어떤 나무보다 친근하고 경외하는 그런 존재라서 말이다.

식물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우리나라 식물 중에는 느티나무처럼 일본인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 경위야 어떻든 학명이 정해지면 바꿀 수 없다는 것' 등에 대해 그동안 참 많이 들어왔다. 느티나무도 그런 나무 중 하나라는 것을 책에서 읽은 후 그 흔적이 자꾸 도드라져 떠오르고 있다.

청소년기 어느 날 <젊은 느티나무>를 만난 이후 굵은 느티나무가 자라는 동네에 사는 친구들이 막연히 부러웠다. 청소년기부터 그렇게 내 맘속에서 자랐고, 그래서 친근한 느티나무. 그동안 수많은 노거수 느티나무들을 만날 때면 나도 모르게 감탄이 쏟아지곤 했다. 그럼에도 한 번도 제대로 알려 들지 않았던 그런 느티나무의 그늘이라 더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몬스테라 키울 때 주의할 점
 
 방부제 일종인 포름알데히드를 흡수, 새집 증후군 해소에 특히 도움된다는 몬스테라는 잎이 독특해 인테리어 목적으로도 사랑받는 관상식물이다. 몬스테라는 왜 이런 잎을 가지게 되었을까?  식물에 대한 것들을 알고 있으면 관리에 도움되는 것은 물론이다.
 방부제 일종인 포름알데히드를 흡수, 새집 증후군 해소에 특히 도움된다는 몬스테라는 잎이 독특해 인테리어 목적으로도 사랑받는 관상식물이다. 몬스테라는 왜 이런 잎을 가지게 되었을까? 식물에 대한 것들을 알고 있으면 관리에 도움되는 것은 물론이다.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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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테라의 줄기와 잎에는 독성이 있습니다. 섭취하면 혀와 입가, 목 부분에 돌기가 난다고 해요. 수액은 뾰루지가 나게 하고요. 그래서 개나 고양이 키우는 분들은 몬스테라를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76쪽)

요즘 인기가 많아진 천혜향 또한 일본에서 육성한 '세토카'라는 품종입니다. 밀감류와 오렌지류를 교배한 것이죠. 그리고 한라봉과 천혜향을 교배한 품종이 바로 황금향입니다. 이것도 '베니마돈나'라는 품종명으로 일본에서 육성된 것입니다. 레드향의 경우 한라봉과 온주밀감을 교배한 것으로, '에이메이 34호'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육성되었습니다. 다른 감귤들에 비해 껍질에 붉은빛이 감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레드향이라 불리게… (271~272쪽)
 
흔히 식물 관련 책이라고 하면 들이나 산에서 자라는 꽃이나 나무들을 떠올릴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이 책의 두드러진 점은 이렇듯 한 식물로 한정하지 않고 우리가 즐겨 먹는 채소나 과일, 집에서 기르는 식물들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갈수록 채소의 색깔과 과일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채소들과 과일들이 어떤 과정으로 개발되었고 우리의 개발 실태는 어떤지, 그리고 미세먼지나 새집증후군에 효과가 있다는 식물들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등을 조곤조곤 들려준다.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그런 정보들이 많이 유용하게 와 닿는다.

앞서 <식물산책>(글항아리 펴냄)을 쓴 저자는 국립수목원에서 식물학 그림을 그렸으며 국내외 연구기관 및 학자들과 협업해 식물세밀화를 작업한다. 식물마다 저자가 직접 그린 세밀화를 곁들이고 있는 데다가, 유독 손에 착 감기고 눈이 편안한 형태와 재질의 책이라 쥐고 읽는 내내 즐거움이 컸던 책이다.

식물의 책 - 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이야기

이소영 (지은이), 책읽는수요일(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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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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