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노스포인트 한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는 투표시간이 시작된 직후부터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노스포인트 한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는 투표시간이 시작된 직후부터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커즈웨이베이 커뮤니티센터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투표를 하기 위해 수백명이 줄을 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커즈웨이베이 커뮤니티센터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투표를 하기 위해 수백명이 줄을 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커즈웨이베이 커뮤니티센터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투표를 하기 위해 수백명이 줄을 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커즈웨이베이 커뮤니티센터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투표를 하기 위해 수백명이 줄을 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행렬이 끊이질 않았다. 약 1km 이상 줄이 이어졌다.

24일 오전 홍콩 구의회 선거 당일의 풍경이다. 홍콩 유권자들의 행렬은 오전 7시 30분(현지시간) 선거 시작부터 이어졌다. 홍콩의 한 투표장(Chan's Creative school)은 이른 아침부터 학교 주변이 유권자들로 가득찼다. 오전 11시 30분께 인근 투표장 풍경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선거를 위해서 시위도, 행진도 다 중단한 거잖아요. 정부가 시위를 빌미로 선거를 중단할까봐서요. 이제는 좋은 결과 있어야죠. 더 많은 사람들이 투표장에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시위대도, 경찰도 모두가 숨 죽인 채 지켜온 홍콩의 구의회 선거 당일. 이날 유권자들은 홍콩 내 18개의 구에서 구의원 452명을 뽑게 된다. 유권자 413만 명은 일반 투표소 610여 곳과 전용 투표소 23곳 등에서 투표를 한다.

이날 오전 7시 40분께, 투표장(Chan's Creative school) 앞에서 만난 막스(Marks, 38)씨는 "선거 결과에 대해서 예측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바라는 것은 있다"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5가지의 요구사항 가운데, 어느 것도 양보할 수 없다(5 demands, no more less). 모두의 바람이죠."

그가 언급한 5가지 요구사항이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그리고 행정장관 직선제다. 시위대가 시위 내내 주장한 요구사항이다.

홍콩 시위의 중대 분수령, 구의회 선거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커즈웨이베이 커뮤니티센터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투표를 하기 위해 수백명이 줄을 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커즈웨이베이 커뮤니티센터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투표를 하기 위해 수백명이 줄을 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미드레벨 레이몬드 대학에 차려진 투표소에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미드레벨 레이몬드 대학에 차려진 투표소에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오전 8시 10분, 투표 시작 40여 분이 지나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인파는 학교 건물 입구에서부터 정문을 지나, 인근 거리 골목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마이뉴스>는 현장에서 10명의 유권자들을 만났다. 선거를 마친 후 유권자들의 소감은 다양했다.

오전 8시께, 투표를 마친 후 학교 정문을 나서던 유지니아(Eugenia, 26)씨는 "이번 선거 이후로, 홍콩이 안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며 "현재 홍콩은 특정 정당만 우세하다보니, 서로를 너무 배척하는 구조다. 선거 이후 정당들이 서로 협력하는 구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빅토리아(Victoria, 40)씨도 "최근 홍콩 주요 도심에서 계속 위험한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홍콩에 안정과 평화가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미드레벨 레이몬드 대학에 차려진 투표소 인근에서 민주당 후보가 유권자들을 향해 유세를 하고 있다.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미드레벨 레이몬드 대학에 차려진 투표소 인근에서 민주당 후보가 유권자들을 향해 유세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미드레벨 레이몬드 대학에 차려진 투표소 인근에서 한 기자가 후보자 포스터를 촬영하고 있다.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 오전 홍콩 미드레벨 레이몬드 대학에 차려진 투표소 인근에서 한 기자가 후보자 포스터를 촬영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한 유권자들 다수는 선거결과에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먼저, 이번이 첫 선거라던 아놀드(Anorld, 21)씨의 말이다.

"5개월 동안 시위를 해왔지만 바뀐 게 없었죠. 정부는 우리의 요구를 듣지도 않고 있고요. 물론 상황이 상황인 만큼, 민주당이 승리했으면 좋겠습니다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아요. 지금도 홍콩에서는 선거 결과가 조작될 거라느니, (정부가) 선거를 방해하려고 할 거라느니, 그런 말들이 계속 돌고 있습니다."

즉, 민주 성향의 정당이 다수 당선되더라도 홍콩 정국이 변화할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홍콩 시민들이 선거 진행 과정뿐만 아니라 선거 결과도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선거 전부터, 일각에서는 정부가 '긴급정황규례조례(아래 긴급법)'을 빌미삼아 선거를 강제로 연기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선거를 앞 둔 23일 홍콩 전역에는 선거가 제대로 치러 질 수 있도록 시위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몽콕 일대에는 보도블럭을 시위에 사용해 모레만 남았다.
 선거를 앞 둔 23일 홍콩 전역에는 선거가 제대로 치러 질 수 있도록 시위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몽콕 일대에는 보도블럭을 시위에 사용해 모레만 남았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선거를 앞 둔 23일 홍콩 전역에는 선거가 제대로 치러 질 수 있도록 시위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칭이역 일대에는 정부의 과격진압 등에 대한 포스터와 시위의 흔적들은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다.
 선거를 앞 둔 23일 홍콩 전역에는 선거가 제대로 치러 질 수 있도록 시위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칭이역 일대에는 정부의 과격진압 등에 대한 포스터와 시위의 흔적들은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긴급법이란 지난 10월 5일, 홍콩정부가 시위대를 대상으로 시행한 '복면금지법'의 근거가 된 법이다. 긴급법이 시행되면, 홍콩 행정장관은 법 집행과 관련해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다. 만일 홍콩정부가 긴급법을 활용할 경우, 선거는 최대 2년까지 연기될 수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첸(Chan, 45)씨도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출근 때문에 보통 오전에 선거를 한다"며 "선거 전날, 정부가 인력을 고용해 투표하러 가는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할 것이라는 루머도 있었다"고 말했다. 잇따른 우려들은 홍콩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아놀드씨는 "홍콩에서도 선거 당일이면, 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유권자들을 찾아가 누구를 뽑았냐, 선거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냐고 묻는다"며 "하지만 본인이 뽑은대로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후보자를 뽑았더라도 (언론에는) 친정부 성향의 후보자를 뽑았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덧붙였다.

25일에 발표되는 선거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시위에 참가했다던 칼(Karl, 남)씨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선거 결과는 25일 오전 6시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결과 여하에 따라, 시위대의 행동도 일부 바뀔 것이다. 만일 선거 결과가 안 좋다면 결과는 뻔하다. 시위대는 곧장 다시 행동할 수밖에 없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4일 오전 홍콩 레이몬디 대학에서 구의원 선거 투표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4일 오전 홍콩 레이몬디 대학에서 구의원 선거 투표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4일 오전 홍콩 레이몬디 대학에서 구의원 선거 투표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4일 오전 홍콩 레이몬디 대학에서 구의원 선거 투표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4일 오전 홍콩 레이몬디 대학에서 구의원 선거 투표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4일 오전 홍콩 레이몬디 대학에서 구의원 선거 투표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한편, 이날 오전에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도 투표를 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오전 8시 30분께(현지시간) 홍콩 레이몬디 중학교에서 투표했다. 이번 선거는 대부분 경선 구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18개 구의회 중 절대다수를 친중파 진영이 지배하고 있지만, 범민주 진영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0일 <오마이뉴스>와 대면 인터뷰 한 얀 호 라이(Yan Ho Lai) 홍콩 대집회 주최측 관계자는 "우리는 다가오는 선거가 정치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 것이라 믿는다"며 "구의회 선거가 시작되면 홍콩 시민들의 민심이 바로 드러난다"고 말한 바 있다.

태그:#홍콩, #홍콩시위, #캐리람, #시위대, #선거
댓글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