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최강 브라질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를 치르는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1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최종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남미 최강 브라질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를 치르는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1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최종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벤투호가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9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른다. 

부임 초반 승승장구하던 벤투 감독은 최근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3차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친 것에 이어 지난주에 있었던 4차전 레바논과 경기도 0-0 무승부를 거두며 부진했다. 아직 조 1위지만 주춤하는 사이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와 최종예선 진출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까지 몰렸다. 

흔들리는 벤투호 앞에 세계 축구의 거인 브라질이 등장했다. 굳이 통산 5회에 빛나는 월드컵 우승 횟수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지난 여름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한 사실만 봐도 브라질은 한국에게 버거운 상대다.

어려운 상대이기에 성장이 필요한 벤투호에게는 오히려 좋은 스파링 상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벤투가 고집하는 점유율 축구가 세계적인 강호에게 얼마나 먹힐지가 이번 평가전의 관전 포인트다.

벤투 감독은 부임 이후 줄곧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축구를 구사했다. 벤투 감독의 지휘 아래 한국 대표팀은 경기를 지배하는 시간을 높였고, 덕분에 수비가 안정화되면서 쉽게 지지 않는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한국은 20경기 12승 7무 1패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10실점 밖에 내주지 않은 수비력이 돋보인다.

반면 공격력에서는 물음표가 달린다. 20경기 중 34골을 넣었는데, 지난달 스리랑카전에서 넣은 8골을 빼면 19경기 26골로 수치가 확 줄어든다. 안정적인 빌드업을 강조하면서 준수한 경기력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지만 과감한 공격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남미 최강 브라질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를 치르는 축구대표팀의 김진수, 정우영 등 선수들이 1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최종 훈련에서 패스게임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남미 최강 브라질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를 치르는 축구대표팀의 김진수, 정우영 등 선수들이 1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최종 훈련에서 패스게임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 연합뉴스


그래도 아시아 무대에서는 답답하고 느린 공격 패턴으로도 손흥민과 황의조 등 걸출한 공격수들의 존재감으로 승부를 냈다. 허나 브라질은 차원이 다른 상대다. 웬만한 템포의 공격으로는 균열을 낼 수 없는 팀이다.

물론 벤투 감독이 브라질전에도 기존의 점유율을 강조하는 전략을 들고 나올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을 대비한 기자회견에서 "아시아팀 상대할 때는 원하는 대로 지배할 수 있지만, 브라질전은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라며 전략 수정을 암시했다.

벤투 감독이 어떤 비책을 들고 나오든 타국에서 브라질과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한국 대표팀은 과거 브라질과 5번 만났는데, 모두 국내에서 경기를 치렀다. 진정한 경쟁이라기보단 축구 최강 브라질을 국내에 '초청'하는 것에 가까웠다. 아시아 국가를 제외하고 벤투호가 만났던 강호들(칠레,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등)과 평가전은 모두 국내에서 열렸다. 홈 관중의 열렬한 응원 속에 벤투호는 무패를 달렸다.

홈 이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안방에서 강호를 만나는 것은 의미가 반감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환경적 유리함을 제거한 채 치러지는 브라질전은 벤투호의 현 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승리가 간절한 브라질의 상황도 호재(?)다. 브라질은 남미 챔피언에 등극한 이후 치른 5경기의 평가전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최근에는 라이벌 아르헨티나에게 0-1로 석패했다. 이 때문에 브라질의 치치 감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아무리 평가전이어도 승리에 익숙한 브라질 대표팀에게는 현재 흐름이 불쾌할 수밖에 없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보통의 평가전과 달리 브라질은 승리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측된다.

팬들의 일방적인 지지가 없는 경기장에서 세계 최강과 상대하는 일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귀한 기회다. 심지어 상대 브라질은 승리를 갈망하고 있다. 벤투호의 진정한 평가전이 19일 밤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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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브라질 평가전 파울루 벤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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