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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성동조선지회는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성동조선지회는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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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이 완전히 완료된 게 아니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정도다. 정부와 경남도,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약속한 것도 있으니까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통영 성동조선해양의 매각을 위한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아래 HSG중공업 컨소시엄)이 선정된 가운데, 강기성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성동조선지회장이 이같이 강조했다.

"빨리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 강 지회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은 19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장을 철거했다. 성동조선지회는 올해 4월 15일부터 천막농성을 벌이면서, 창원지법 앞 등 곳곳에서 1인시위를 벌여왔다.

중견조선업체인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4월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성동조선해양은 한때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10위권까지 올랐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수주부진과 파생상품 거래 손실 등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성동조선해양은 법원에서 실시한 매각 입찰에 번번이 유찰되다가 지난 13일 마감한 4차 때 6개 업체가 인수제안서를 냈던 것이다.

창원지방법원 파산부는 18일 성동조선해양의 우선협상대상자로 HSG중공업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 컨소시엄은 통영시 광도면 안정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성동조선해양 1‧2야드 설비 대부분을 인수할 의향을 밝혔다.

조선해양 플랜트 업체인 HSG중공업은 창원시 성산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조선해양 설비와 광물 등 특수운반기기를 주로 제작하고 있다.

이 업체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해양플랜트 설비 등을 납품하기도 했지만, 선박 건조 경험은 없다.

HSG중공업 컨소시엄은 앞으로 실사 등 과정을 거쳐 성동조선해양 인수의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성동조선해양에는 현재 생산직 490여 명을 포함해 직원 665명이 남아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직원들에 대해 2017년 2월 유급휴직에 들어갔다가 운영 자금이 바닥나 무급휴직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다가 직원들은 2018년 8월 말부터 정부 지원금으로 6개월 가량 버텨왔고, 올해 4월부터는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직원들은 7개월 가량 한 푼도 없이 지내온 것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성동조선지회.
 전국금속노동조합 성동조선지회.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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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성 지회장은 "HSG중공업 컨소시엄이 법원에 제시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서 내용은 아직 알 수 없다"며 "그동안 서너 차례 법원과 면담을 통해 요구를 해왔다. 첫째는 인수 자금동원력일 것이고, 두 번째가 고용승계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법원에서도 고용승계에 대해 최대한 중점적으로 이야기를 해왔다. 금속노조는 '고용승계'와 '단체협약 이행', '노조 인정'의 3승계가 원칙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용 승계 문제가 중요하나, 성동조선해양은 일감이 소진되어 공장이 멈춰 있는 상태이고, HSG중공업이 신조선 사업 경험이 없다보니, 어떻게 정상화를 시켜 나갈 것인지가 하나의 관건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경남도(김경수 도지사)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문성현 위원장), 성동조선해양 공동관리인, 성동조선지회(강기성 지회장)는 2018년 8월 31일 '노사정 상생협약'을 맺었다.

당시 노사정은 "경남도는 노동자 생계지원 대책과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한 행정적 지원을 다한다", "경사노위는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한다"는 것에 합의했다.

강기성 지회장은 "정부와 경남도는 성동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하고, 지난해 맺었던 협약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강 지회장은 "SHG중공업은 한 해 매출액이 600억 원 정도였고, 정규직 180여 명 인력을 갖고 있다"며 "성동조선해양은 한때 조선 매출액이 평균 1조원 이상이었다. 자금동원력뿐만 아니라 경영 능력이 어떨지 걱정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직원들은 다른 일을 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버텨내고 있다. 다른 업체에 가서 일하다 다쳐 산재사망사고를 당하기도 했다"며 "회사가 빨리 정상화 되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고 했다.

여영국 의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점에서 환영 입장"

여영국 국회의원은 성동조선해양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19일 낸 논평을 통해 "조선소의 회생을 바라는 노동자와 지역사회의 바람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점에서 환영 입장을 표한다"고 했다.

여 의원은 "그 동안 성동조선의 법정관리와, 매각 실패로 많은 노동자들이 고통 받아 왔고 지역사회는 더 황폐해져왔다"며 "이제 이번 선정을 계기로 한국 조선업 생태계를 다시 건강하게 만들고, 무엇보다 그 동안 고통을 받아온 노동자들에게 희망의 불빛이 비춰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여 의원은 "최근 조선시황이 회복되면서, 성동조선이 주력으로 건조하는 중대형 원유운반선 발주도 점차 늘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성동조선의 정상화를 위해 어느 때보다도 정부와 지자체, 금융권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여영국 의원은 "먼저 정부와 국책은행들은 선수금환급보증(RG) 발행을 약속하고, 선박제작 금융지원에 적극 나서야 하며, 공공 선박 발주를 집중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정부와 경상남도가 나서 세제혜택 등의 여러 지원 방안을 함께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미 노동자들은 무급휴가를 수용하는 등 상당한 고통을 감내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제 노동자들이 하루빨리 일터로 돌아가고, 지역사회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권, 지자체가 책임 있게 나설 때"라고 덧붙였다.

태그:#성동조선해양, #창원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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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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