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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도슨트 활약 청주공예비엔날레 전문도슨트가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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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예비엔날레가 폐막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가 있다. 장기 흥행, 호평 뒤에는 바로 공예의 몽유도원으로 안내하는 길잡이 '도슨트'들의 활약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활동하는 도슨트는 영어도슨트 2명을 포함 총 12명의 전문도슨트와 8명의 시민도슨트, 20명의 청소년 도슨트까지 총 40명이 활동한다. 이렇듯 상시로 전시 운영에 배치된 도슨트 덕에 관람객들은 적게 2~3명부터 많게 20명까지 관람객 수와 상관없이 정규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투어에 참여한다.

이 덕에 관람객들은 세계 35개국 1200명의 작가가 출품한 2000여 점에 달하는 방대한 작품들을 세심하고 깊이 있게, 무엇보다 재미있게 만날 수 있다. 전시 초반에는 낯설고 어색해하는 관람객도 있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투어 시간을 기다렸다 참여하는 등 관람객의 수가 늘기 시작했다. 출발할 땐 10명 안팎이었던 관람객 수가 전시관들을 거칠수록 점점 늘어나는 광경도 연출됐다.

관람객들은 안내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보내며 전시투어를 만족해했다.

지난 12일 도슨트 프로그램 투어가 열리기 전 도슨트 몇 사람과 짧게 대화를 나눴다. 이들이 가진 도슨팅에 대한 생각을 전해 들으며, 남은 공예비엔날레를 관전하는 포인트를 다시 한 번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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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명 도슨트 이상명 도슨트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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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명 전문도슨트 투어 이상명 전문도슨트가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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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도슨트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이상명 도슨트: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청주예술고등학교를 나왔기에 청주와 연고가 있었습니다. 성악을 전공한 저한테 공예비엔날레 전문도슨트로 일한다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기도 했죠. 2년 전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동안 취미로 미술관을 많이 방문했는데, 이러한 경험들이 언젠가 미술관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심어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이후 롯데뮤지엄에서 지킴이로 일했던 경력 덕분에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전문도슨트로 활동할 수 있었고요, 너무나 놀랍고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덕분에 미술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구체화 된 계기도 됐고요.

이원미 도슨트: 저는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인연이 좀 깊어요. 2011년부터 올해까지 총 5회째 도슨트 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처음 도슨트를 지원했을 때는 제 삶에 새로운 기회가 필요했던 때였거든요. 막상 시작해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었고, 잘 적응하는 저 자신이 대견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회 참여하게 됐죠. 그때마다 새롭고 또 알지 못했던 걸 알아간다는 점이 흥미진진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지겹다고 생각한 공부가 여기서만큼 그 어떤 것보다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미소).

임지선 도슨트: 평생학습이 가능하고,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의견들을 통합하며 다룰 수 있는 예술전시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연구,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예술이란 인간의 삶에 대한 고민과 고뇌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응축된 형태로 표현된 것이고, 대중 역시 다양한 전시문화를 즐기고 싶어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떻게 보고 이해해야 할지 난감해지곤 하죠. 예술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중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전문도슨트 교육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현장에서 경험을 통해 나 자신부터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는 전문적인 방법들을 훈련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습니다.

- 도슨팅을 위한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던데.
이상명 도슨트: 일단 스크립트로 전반적 구조를 먼저 잡은 이후에 전문서적이나 논문을 찾아보고, 요즘에는 작가 본인이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둔 경우가 많아서 작가 본인의 영상노트를 봅니다. 관람객들이 작품에서 보이지 않는 작가 개인의 사연이나 이야기에 흥미를 갖는 모습을 자주 보아서, 그럴 때 활용하죠. 도슨트라면 물론, 개인의 해석을 많이 해서는 안 되지만 저는 제가 발견한 다른 관점을 작품 설명과 함께 풀어내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원미 도슨트: 먼저 작가와 작품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취합한 후 공통적인 내용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의 관전평을 읽고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지, 흥미를 느끼는지 찾아봅니다. 그런 다음 다른 도슨트 선생님들의 공부와 해석 방법을 들으며 익히고 있습니다."

"(임지선 도슨트)공부할 때도 이런 게 좋다고 하는데, 도슨트들끼리 서로 선생이 돼 수업하듯 공부한 것을 전달하고, 수다 떨듯 편안하게 공부할 때가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특히, 올해 비엔날레에 작품 수가 많다 보니 도슨트들 각자의 관심 분야와 전문분야에 따라 얻게 되는 풍성한 이야기들과 함께 공유하면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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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선 도슨트 투어 임지선 도슨트(왼쪽 첫번째)가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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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원미 도슨트: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의 관전 포인트는 몽유도원도라는 큰 주제와 함께 전시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을 따라가 보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작품 하나하나의 개별성보다 스토리를 따라가며 비엔날레를 즐기고, 이상향과 꿈에 대해 관람객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하는 과정이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만이 가지는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상명 도슨트: 이번 전시는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의 서사적 구조를 차용하여 전체가 꾸려졌기 때문에, 예를 들어 본전시장 입구에 있는 안젤라 글라이카의 '터포레이션'(땅구멍)의 경우 '몽유도원도'에서 몽유도원을 가는 길에 보이는 동굴과 일치돼 서양의 아름다움과는 다른 한국의 미를 보여주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울림곶'과 같은 각 소주제 또한 동양인들이 자연을 공명하듯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주된 관전 작품 중에 조인호의 '도담산봉'에서는 '몽유도원도'에 사용됐던 동양의 부감법을 통해 나 중심보다는 자연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모습이 그러했습니다. 한호의 '21세기 마지막 만찬' 등에서는 한국의 장지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았으며, 게라 데 라 파즈는 쿠바계 미국인 팀이었지만 그들의 '꿈'은 서구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몽유도원을 그려 다른 한국의 미를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기억에 남는 관람객이 있나.
이상명 도슨트: 기억에 남는 관람객들은 정말 많죠. 그냥 관람하고 넘어갔던 부분들을 저나 다른 전문도슨트분의 설명을 들으니 새로운 작품으로 보인다고 했던 관람객분들도 많았고요. 틈날 때마다 저희 전문도슨트 중에 전문적으로 미술을 전공하거나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의 도슨팅을 청강했는데요, 제가 몰랐던 또 다른 정보들을 얻게 되더라고요. 그만큼 도슨트라는 것이 꼭 필요한 직업이라는 걸 느끼게 됐고요, 저의 도슨팅을 들으신 분들도 같은 느낌이셨으면 정말 좋겠어요.

이원미 도슨트: 아무래도 2011년 처음 도슨팅 때의 기억이 강하게 남습니다. 그때 초등학교 5학년쯤 된 친구였는데, 도슨팅을 마치고 나니 전시장 앞에서 그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재미있게 잘 들었다며 음료수를 전해주고 가더라고요. 그때의 벅찬 기분을 잊을 수가 없어 도슨트 활동을 계속하는 것 같아요(웃음).

임지선 도슨트: 기억에 남는 관람객은 당연히 열중해서 듣는 관람객입니다. 관심을 가지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들어주시는 분들에게는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게 되고 그러면 관람객들도 더 깊이 비엔날레를 알게 되니까 서로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 같아요(흐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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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미 도슨트 투어 사진 왼쪽부터 이원미 도슨트가 이춘희 세종시장과 한번덕 청주시장에게 참품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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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화를 나눈 도슨트들은 많은 양의 작품해설을 외우고 전달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관람객이 귀 기울여줄 때 가장 힘이 납니다. 관람객이 더 편안하고, 즐겁게 공예의 몽유도원을 거닐 수 있도록 매일 서로의 도슨팅을 모니터하며 더 좋은 안내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아직 오지 못한 분들이라면 남은 기간 비엔날레를 꼭 찾아 도슨트 투어와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