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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군의 최후보루였던 舊도청 별관부지에는 현재 아시아문화센터 공사가 한창이었다. 아시아문화센터가 ‘광주’의 의미를 범아시아적으로 확장시킬지, 문화라는 두루뭉실한 이름으로 희석시킬지는 두고 볼 일이다
 시민군의 최후보루였던 舊도청 별관부지에는 현재 아시아문화센터 공사가 한창이었다. 아시아문화센터가 ‘광주’의 의미를 범아시아적으로 확장시킬지, 문화라는 두루뭉실한 이름으로 희석시킬지는 두고 볼 일이다
ⓒ 通統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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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회적 조직이나 단체를 막론하고 강경파와 온건파가 있듯이, 5ㆍ18광주시민 항쟁 과정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무기회수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의견이 갈렸다.

강경파는 신군부의 무차별 살상이 자행되고 언제 재진입이 감행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비무장은 패배주의일 뿐이라는 인식이고, 온건파는 시민군의 무장 자체가 살상과 재진입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현실론이었다.

사상자 유가족과 청년학생들이 전자라면 종교계 인사들은 후자쪽이었다. 도청수습위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학생수습위원들의 의중도 나뉘었다.

학생수습위가 단합된 모습으로 여러가지 헌신적인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기 반납 문제에서만큼은 의견이 극명하게 갈라졌다. 김창길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는 "더 이상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해서 무기를 회수하여 군 당국에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무기 회수 활동에 나섰다.

김창길은 23일 오전 회수된 무기 중 2백 정을 군 당국에 반납하고 34명의 연행자를 인계받았다. 반면 김종배, 허규정 등은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 조건이 충족된 상태에서 무기 반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의 무조건적 무기 반납에 반대했다.

이런 갈등 현상은 시민들의 최소한 요구조차도 받아들이지 않는 군 당국의 고압적이고 협박적인 협상 태도가 크게 작용했다. (주석 6)

  
전남 도청앞에서 시민군과 공수부대가 대치하고 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할까! 전남 도청앞에서 시민군과 공수부대가 대치하고 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할까!
▲ 전남 도청앞에서 시민군과 공수부대가 대치하고 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할까! 전남 도청앞에서 시민군과 공수부대가 대치하고 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할까!
ⓒ ㈜기획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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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군부는 광주재진입을 기도하면서 여론조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어용화된 신문ㆍ방송이 앵무새처럼 따라 읊어주었다.

광주지역의 서민층은 생필품 및 의약품의 고갈로 극심한 고통과 환자가 증가되고 있어 이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새로운 집단범죄의 발생이 우려되며, 지역내 폭도구성이 대부분 흉악범 및 불량배로 되어 있어 계엄군의 선무공작 활동이 단시일내 주효할 수 없으며, 시민자치 능력에 의한 사태수습 및 치안회복의 가능성은 기대키 난하고, 치안공백상태의 장기화는 불순분자 또는 북괴 무장공비의 침투 가능성이 증대되기도 한다.

난동 6일째부터는 선량한 시민의 흥분기세가 점차 진정됨으로써 용공분자와 폭도, 그리고 시민이 분리되어 진압작전을 실시할 여건이 조성되어가고 있다. (주석 7)


계엄군의 통제로 생필품 등이 광주에 도착하지 못함으로써 시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갖게 된 것이 사실이지만, 이웃끼리 나눠먹고 통반에서 차례로 주먹밥을 싸서 시민군이나 학생, 청소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등 평소에 보기 드문 현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헌혈자가 너무 많아서 길게 줄을 서고, 가정용 상비 의약품이 병원마다 답지했다. 계엄군이 재진입의 명분으로 삼고, 타 지역으로 확산을 막고자 흉악범ㆍ불량배ㆍ용공분자 등 금기어를 남발한 것이다.

곧 계엄군이 진입할 것이라는 불길한 정보가 나도는 가운데 25일 저녁 10시경 도청을 중심으로 민주시민투쟁위원회(민투)가 결성되었다. 수습위원회가 아닌 '민투'로 결정한 것은 비장한 결의의 소산이었다.

민투의 조직 및 명단은, 위원장(김종배 : 학생 수습위 부위원장, 대학생), 내무 담당 부위원장(허규정 : 학생수습위 홍보부장, 대학생), 외무 담당 부위원장(정상용 : 회사원, 학생운동 출신), 대변인(윤상원 : 노동운동가, 들불야학 강학), 상황실장(박남선 : 학생수습위 상황실장, 운전기사), 기획실장(김영철 : 빈민지역 운동가, 들불야학강학), 기획위원(이양현 : 노동운동가, 학생운동 출신), 기회의원(윤강옥 : 복적생), 홍보부장(박효선 : 문화운동가, 들불야학 강학), 조사부장(김준봉 : 무장시위대, 회사원), 민원실장(정해직 : 흥사단 아카데미 활동, 교사), 보급부장(구성주 : 회사원)등이다. (주석 8)

 
 80년 5월 당시 시민군의 모습
 80년 5월 당시 시민군의 모습
ⓒ 5.18기념재단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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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신군부가 광주학살을 사과하고 재진입을 하지 않으며 폭도 운운의 폭언을 중단할 것 등을 요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무기반납을 거부하고 재진입 때는 무장항쟁으로 맞설 것이라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면서 도청사수에 나섰다.

이날 낮 목포에서는 역광장에서 기독교인들이 모여 "광주사태는 명백히 조직적ㆍ계획적인 양민학살사건이다" "피값에는 외상이 없다, 즉각 보상하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시위에 나서고, 〈광주시민혁명에 대한 목포지역 교회의 신앙 고백적 선언문〉을 배포했다.


주석
6> 정재호, 앞의 책, 113쪽.
7> 육군본부, 「소요진압과 그 교훈」, 66쪽.
8> 앞의 책, 114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5ㆍ18광주혈사’]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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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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