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6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현관 계단에서 “유치원 갑질 방치 교육청 규탄대회”를 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6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현관 계단에서 “유치원 갑질 방치 교육청 규탄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유치원 교사들이 관리자에 의한 '갑질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지부장 전희영)는 6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현관 계단에서 "유치원 갑질 방치 교육청 규탄대회"를 열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이날 유치원 관리자에 의한 갑질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수업 중에 갑자기 원장이 교실로 들어와서 교실 환경판에 대한 지적을 한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교사 개인의 복장에 대해 지적하는 원장이 있었다고 전교조 경남지부는 밝혔다.

이들은 "몸이 좋지 않아 검사와 수술이 필요한 교사가 병가를 내려고 원장에게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아, 원감에게 전화하여 병가 의논을 했다"며 "그런데 원감이 원장과 통화 후 교사에게 전화하여 '원장이 왜 병가를 방학 중에 내지 않고 학기 중에 내냐고 화를 냈다'고 하여 결국 병가를 쓰지 못하고 다음 날 출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그 원장은 그날 연가를 쓰고 출근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비정규직 차별 사례도 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컴퓨터 소모품을 구입하려 비정규직 직원이 사용할 것도 원장‧원감이 사용할 것과 같은 것으로 함께 구입하려 하자 원장이 '왜 그 사람의 것을 사주냐'며 '평소 행실이 시건방져서 사주기 싫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교사 가입 단체에서 전교조를 지우는 원장도 있었다는 것. 전교조 경남지부는 "몇 년 전 신규교사 시절 교원단체 가입에 대해 원장이 소속 교원들이 단체로 한 개의 단체를 가입할 것을 요구하면서, 희망조사를 하여 신규교사 2명 모두 전교조 가입을 희망하여 표시했지만, 교사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전교조를 지우고 다른 단체를 강제로 표시해 가입시킨 원장도 있었다"고 했다.

또 전교조 경남지부는 "신규교사에게 원감 본인의 대학원 과제물을 대신하도록 지시하는 유치원이 있었고, 특별한 이유나 근거 없이 승인을 불허하여 교사 연수를 제한하는 원장도 있었다"고 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에도 오전에 풀꽃길 80분 수업을 하고 더위를 먹어 토해서 점심도 못 먹고, 오후에 또 80분 야외 수업을 하는 교사의 고충을 원장에게 호소했지만, 조직 시스템 유지를 위해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하며 오히려 '더위 먹는 걸 보니 니가 나이가 들었네'라고 발언한 원장이 있었다"고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6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현관 계단에서 “유치원 갑질 방치 교육청 규탄대회”를 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6일 저녁 경남도교육청 현관 계단에서 “유치원 갑질 방치 교육청 규탄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유아교육원 분원장, 경남도교육청 담당과장 관련해 논란

이날 집회에서는 주로 교사들이 유아교육원 ㄱ분원장과 경남도교육청 ㄴ과장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했다.

김아무개 교사는 "ㄱ분원장이 지난 2월 교사 8명 가운데 7명씩 비슷한 내용의 수업을 20분씩 7일간 돌아가면서 수업 발표를 하도록 했다.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들었고, 세 번 정도 했을 때는 토할 것 같다고 했다. 그랬더니 ㄱ분원장은 눈도 깜짝하지 않더라"고 했다.

그는 ㄱ분원장이 '80분 공개 수업 두 차례', '1인당 한 달에 한 권씩 책 읽고 발표', '늦은 밤 시간과 새벽에 카톡' 등을 언급하며 원장의 갑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교사는 "ㄱ분원장의 갑질에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가 생긴 교사가 있다"고 했다. 그는 "정년퇴직할 때까지 갑질하는 원장이 있으면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경남도교육청 ㄴ과장과 관련해, 전교조 경남지부는 "지난 10월 17일 교사들과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전교조 달고 들어와 봐야 도움 되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전교조가 해결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득과 실을 잘 따져 봐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ㄴ과장은 전화통화에서 "전교조와 관련한 발언을 절대 한 사실이 없다. 억울하다"며 부인했다.

'유치원장 갑질 피해 사례'에 대해, 그는 "어느 유치원인지 알아보려고 하는데, 전교조에서 구체적인 이름을 밝히지 않아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김아무개 교사가 언급한 유아교육원 ㄱ분원장은 "할 말이 없다. 말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행복교육도 갑질을 없애는 것이 먼저다"

이날 집회에서 안석태 민주노총 경남본부 수석부본부장은 "노동자들이 얼마나 대우를 받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수준이 평가된다"며 "갑질은 범죄다. 갑질이 용인되면 안된다. 갑질에 대한 처리를 교육청이 차일피일 미루고 관대하다면 노동자들은 피해와 눈물로 올 것"이라고 했다.

전희영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유치원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숨이 턱턱 막힌다. 관리자들은 교사들에 대해 반말은 기본이고 손가락질로 무시하고 하대한다"며 "교사들이 연가를 쓰는 것은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데도 눈치를 보게 된다. 관리자들의 말 한 마디에 가슴 졸이며 일하는 곳이 유치원이다"고 했다.

권민관 전교조 경남지부 유치원위원장은 "초‧중‧고 교사들이 볼 때 말도 안되는 일이 매일 벌어지는 현장이 유치원이다"며 "교사들은 늘 하던 방식에 젖어 무뎌져 있다. 유치원 교사들이 집회를 여는 오늘부터 시작이다"고 했다.

그는 "유치원의 행복은 교사들의 행복과 직결된다. 온갖 갑질로 교사들이 결코 행복할 수 없는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이 절대 행복할 수 없다. 행복교육도 갑질을 없애는 것이 먼저다"고 했다.

태그:#유치원, #경남도교육청, #전교조 경남지부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