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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 지난 토요일, 법2동주민센터에서 대덕구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대회 공모전 오리엔테이션 '마을에너지탐험의 날'이 열렸다.
 10월 26일 지난 토요일, 법2동주민센터에서 대덕구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대회 공모전 오리엔테이션 "마을에너지탐험의 날"이 열렸다.
ⓒ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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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의 관점으로, 지구의 관점으로 우리 동네를 한번 탐험해볼까요?"

10월 26일, 대전광역시 대덕구 법2동 주민센터에 내걸린 현수막에 써져 있는 글귀. 현수막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보니, '누구나 하는 마을에너지 탐험'이란 말이 적혀 있다.

11월 9일 열리는 '누구나 하는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 대회' 사전 설명회를 목적으로, 법2동 내에서 '마을에너지탐험'이 열린 것. 환경에 관심있는 이들, 태양광에너지에 궁금증 있는 이들 등 50여 명이 법2동 주민센터에 모였다. 한곳에 모인 이들은 다시 새로운 질문을 꺼낸다.

"왜, 우리가 태양광패널을 설치해야 할까?"

석탄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를 등지고, 왜 우리가 태양광에너지를 생산해야 하는 걸까. 주민이 직접 던진 질문을 향해, 행정기관·전문업체·시민단체는 '왜' 그리고 '어떻게' 태양광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지 실마리를 주고자 자리를 함께 했다.
 
대덕구 이학용 에너지경제과 계장
 대덕구 이학용 에너지경제과 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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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라고 하죠. 현실을 우리가 속도감 있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대덕구에서는 지역에너지자치조례를 만들어, 앞으로 지역주민이 에너지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상황입니다. 대덕구에서 에너지원을 전환하는 시도를 앞으로 함께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대덕구 이학용 에너지경제과 계장)
 
김영덕 신성이엔에스에너지 대표
 김영덕 신성이엔에스에너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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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비용을 고려할 땐, 경제적 비용을 비롯해 '사회적 비용', '환경적 비용'까지 따져야 합니다. 그 모든 비용을 따졌을 때 택해야 할 에너지는 태양광에너지입니다. 우리나라 전력은 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반면 외국에는 전기 회사가 굉장히 많아요. 나아가 주민이 전기 소비자인 동시에 전기를 직접 생산해 옆집에 팔고 있습니다. 이를 '프로슈머 제도'라 합니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에너지자립마을이 많이 형성되어야 합니다." (김영덕 신성E&S에너지 대표)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에너지전환활동가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에너지전환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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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석탄과 원자력을 줄여야 한다고 계획을 세우고 있죠.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에너지 계획을 짜는데 그 중심은 '지역'과 '주민자치'입니다. 지금 대덕구와 저희 단체 그리고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협력해 대덕구 에너지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에너지는 환경문제로 국한되지 않아요. 전력공급을 넘어서, 에너지자치를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도 있고요. 지역 주민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서 에너지 복지, 에너지 교육 등 지역과 밀착 연계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에너지전환활동가)

이들의 이야기는 결국 '주민'의 행동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들. 태양광에너지에 대한 부정적 입소문, 가짜뉴스에 속수무책 파묻히지 않으려면, 실제로 주민이 태양광발전패널을 설치한 사례를 직접 접하고 나누는 일이 필요할 터. 다시 말해, 주민이 태양광에너지 정책의 '수용자'이자 '활동가'다.

이곳이 태양광에너지 '노다지'로구나
 
지난 10월 26일 토요일, 대덕구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대회 오리엔테이션 
'마을탐험의 날'이 진행됐다.
 지난 10월 26일 토요일, 대덕구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대회 오리엔테이션 "마을탐험의 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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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2동 주민센터를 나오니, 화창한 햇빛이 사람들을 반긴다. 햇볕 아래, 이들이 걷는 길은 법2동주민센터-대덕경찰서-법동종합사회복지관-법동초-양지초-대덕청소년수련관-법동전통시장-대덕에너지카페 순으로 이어졌다.

이날의 마을에너지탐험 코스를 살피면, 관공서 건물이 대부분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임종윤 활동가는 이에 대해 설명을 덧붙인다.

"관공서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하게 되면, 관공서를 드나드는 많은 주민들이 보실 수 있고, 그만큼 인식 제고 효과가 높아질 수 있어요."
 
대덕경찰서 옥상에 태양광발전패널이 설치돼 있다.
 대덕경찰서 옥상에 태양광발전패널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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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코스의 첫 번째 지점인 대덕경찰서 옥상엔 태양광패널이 대규모로 설치돼 있다. 이후 도착한 법동종합사회복지관. 복지관의 협조 덕에 이날 참가자들은 복지관 내부 옥상을 살필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3층 계단을 올라가 도착한 복지관 안에선 재밌는 대화가 펼쳐진다.

"복지관 안에선 장애인식교육 등 사회복지와 관련한 여러 활동이 이뤄져요. 저희 건물 옥상에 태양광이 설치된다면, 전기요금이 절약되어 복지관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 같아요."(복지관 소속 부장님)

"에너지복지 차원에서도 이 건물에 태양광을 설치하면 좋겠어요. 흔히 '에너지소외계층'이라고도 부르죠. 사회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취약계층에게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을 정책적으로 제안하는 것이 필요해요."(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활동가"

"하지만 이 건물 옥상 지붕을 보시면, 지금 가장 햇빛이 많이 드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늘이 져 있어요. 입지 상, 태양광패널 설치는 다소 어려운 조건이에요."(신성이엔에스에너지 김영덕 대표)


취지를 따졌을 때 필요한 여건이더라도, 입지 상 조건이 부적절하다는 말. 그때 새로운 대안이 나온다.

"그렇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녜요. 바로 옆 대덕경찰서가 있지요. 대덕경찰서에서 발전되는 태양광에너지를 옆 건물인 이곳 복지관에 제공하는 방법도 있어요. 물론 옆 건물에서 전기를 제공하려면, 제도적인 부분도 먼저 개선이 되어야 하고요."

"또한 아파트단지 내 위치한 이 복지관의 경우, 아파트 입주자들과 전기를 같이 쓰는 여건이에요. 그럼 이것을 활용해서,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을 설치해서 전기를 생산하고, 그 전기를 복지관에 제공하는 방법도 꾀해볼 수 있습니다."

 
한마음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법동종합사회복지관. 태양광패널 지원체계가 마련된다면, 태양광발전패널 설치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마음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법동종합사회복지관. 태양광패널 지원체계가 마련된다면, 태양광발전패널 설치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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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복지관 건물이 입지 상 어려운 여건이라면, 주위 관공서 혹은 아파트 단지 공간을 활용해 복지관이 에너지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 한마디로 에너지를 '공유'하는 방안이다.

복지관에서 나와, 길거리를 걸으면서도 다양한 상상이 튀어나온다.

"ㅇㅇ에도 태양광패널을 설치할 수 있겠는데요."

ㅇㅇ 안에는 길거리에서 마주친 버스정류장, 쉼터 역할을 하는 정자 등 구조물, 가로등, 아파트 경비실 등 무수한 공간들이 채워진다. 평소 스치듯 걸었던 거리, 지나가는 '풍경'으로 인식했던 곳이 알고 보니 태양광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을 발견하는 시간이다.
  
법2동 마을탐험을 하며 진지한 눈빛과 대화를 나누는 참가자들.
 법2동 마을탐험을 하며 진지한 눈빛과 대화를 나누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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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설치장소만 찾는 게 아니라 태양광발전패널을 통해 지역 공동체를 바라보는 시각도 키워간다.

"이곳 아파트는 남향인데도 불구하고, 왜 태양광발전패널이 하나도 설치돼 있지 않는 걸까?"

"아마도 입주자대표가 반대를 해서 그런 게 아닐까? 아파트 단지 내 경비실에도 태양광패널을 설치하는 게 필요해. 경비원들이 주민의 눈치 보지 않고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말이야."

 
대전양지초등학교 옥상에 남향으로 비스듬하게 태양광발전패널이 설치돼 있다.
 대전양지초등학교 옥상에 남향으로 비스듬하게 태양광발전패널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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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눈빛을 나누며 도착한 곳은 양지초등학교. 이곳 역시, 학교 건물 옥상에 큼지막하게 태양광패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김영덕 신성이엔에스에너지 대표는 입지 상 태양광 설치 조건을 설명한다.

"세로형 건물보다 가로형 건물이 햇빛 받기에 유리한 구조에요. 태양광 패널 방향을 살피면, 남향으로 비스듬하게 가로로 넓게 뻗어있죠."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가 말을 잇는다.

"학교란 공간의 특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학교에 태양광을 설치하면 학생들과 환경교육, 에너지교육을 병행하는 게 더욱 자연스러워지겠죠. 뿐만 아니라, 학교 운동장은 많은 주민이 운동하는 곳으로도 쓰여요. 교육 공간 및 주민 공유 공간으로 바라본다면, 태양광을 설치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건이에요."

이어 대덕구청소년수련관, 법동전통시장을 거쳐 대덕에너지카페에 도착한 이들. 대덕에너지카페를 보더니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네' 반응 보이는 주민들도 더러 있다. 이날 새로 알게 된 건 대덕에너지카페 한 공간 뿐만은 아닌 듯하다.

"오늘 이야기 들으면서, 태양광에너지가 환경 뿐 아니라 경제, 복지와도 연결돼 있다는 게 인상 깊었어요. 지자체에서 태양광에너지 지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친다면, 우리 집에도 비용 부담 없이 태양광발전패널을 설치하고 싶어요." - 이원정(55, 대덕구 대화동 거주)씨, 김혜경(55, 대덕구 신탄진동 거주)씨

원정씨, 혜경씨의 이야기엔 '행동 의지'가 담겨 있다. 태양광에너지정책을 '수용'하는 자이자 '활동가'인 주민들. 주민 누구든 마을에너지활동가가 될 수 있다. '활동가'가 별 것일까. 지금 내가 발 디딘 이곳에서 목소리 내고 행동하는 이들이다.

이날 '누구나 하는 마을에너지탐험'은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대전충남녹색연합, 대덕구가 함께 진행했다. 다가오는 11월 9일에는 '누구나 하는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 대회'가 동부여성가족원에서 열린다. 대덕구 내 태양광발전패널을 설치하면 좋은/재밌는 장소를 추천하면 된다. 대전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단, 대덕구 부지로 신청해야 한다. 온라인 신청링크는 http://naver.me/GQw3u3ug
(문의 대전충남녹색연합 042-253-3241)
 
누구나 하는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 대회. 11월9일 오전 10시 동부여성가족원에서 열린다.
 누구나 하는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 대회. 11월9일 오전 10시 동부여성가족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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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에너지카페에서 '누구나하는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대회' 현장 접수하는 사람들.
 대덕에너지카페에서 "누구나하는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대회" 현장 접수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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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에너지카페에서 '누구나하는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대회' 현장 접수하는 사람들.
 대덕에너지카페에서 "누구나하는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대회" 현장 접수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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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에너지카페에서 '누구나하는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대회' 현장 접수하는 사람들.
 대덕에너지카페에서 "누구나하는 태양광패널 설치장소 찾기대회" 현장 접수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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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에너지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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