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스윙맨 역할이 기대되는 LG 차우찬

LG 차우찬 ⓒ LG 트윈스

 
2020 도쿄올림픽 본선을 노리는 김경문호가 해외팀과의 첫 평가전을 찰 치러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 대표팀은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때려내며 4-0으로 승리했다. 2일 같은 장소에서 푸에르토리코와 2번째 평가전을 치르는 한국은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호주,캐나다,쿠바를 상대로 C조 조별리그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한국은 김재환(두산 베어스)이 5회 투런 홈런, 강백호(kt 위즈)가 4회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며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마운드에서는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김광현(SK 와이번스)으로 이어지는 '좌완 원투펀치'가 4이닝 동안 1피안타7탈삼진 무실점으로 푸에르토리코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했다. 하지만 1회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마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을 투수는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전천후 좌완' 차우찬(LG 트윈스)이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만능 좌완', 국제 대회에서도 검증 완료

두산의 4연승으로 끝난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마운드의 일등공신은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이용찬이었다. 올해 26경기에 등판해 7승10패 평균자책점4.07을 기록했던 이용찬은 한국시리즈에서 불펜으로 변신해 3경기에서 5.1이닝 동안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2승1세이브를 수확했다. 오재일이 우승을 결정짓는 경기의 결승타를 쳐내지 못했다면 이용찬이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정규리그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이용찬이 한국시리즈에서 마무리로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불펜과 선발을 오간 풍부한 경험 덕분이었다. 실제로 이용찬은 2009년 26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공동 1위에 올랐고 2012년과 작년에는 선발 투수로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다시 말해 이용찬은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의 전혀 다른 준비과정과 구종, 투구패턴 등을 모두 알고 그것을 마운드에서 활용할 줄 아는 투수라는 뜻이다.

선발과 불펜을 가장 잘 오갈 수 있는 우완 투수가 이용찬이라면 선발과 불펜을 가장 잘 이동할 수 있는 좌완 투수는 단연 차우찬이다. 차우찬은 삼성 라이온즈 시절부터 때로는 삼성의 강력한 투수진 때문에, 때로는 불펜에 위력적인 좌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꾸준히 불펜 외도를 했다. 덕분에 차우찬은 김광현,양현종과는 조금 다른 유형의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좌완 투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실제로 차우찬은 2011년 선발로만 24경기에 등판해 10승을 따냈고 2014년에는 단 한 번의 선발 등판 없이 전문 불펜 투수로 69경기에 등판해 21홀드를 기록했다. 삼성 통합 4연패의 시작과 끝에서 차우찬은 류중일 감독(LG)의 '치트키'로 활약한 셈이다. 그리고 차우찬은 29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2015 시즌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13승을 올렸다.

차우찬의 다재다능함은 대표팀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차우찬은 2015년 제1회 프리미어12에서 멕시코전에 등판해 3이닝 동안 8탈삼진 무실점이라는 눈부신 호투를 선보였다. 차우찬은 일본과의 준결승에서도 2.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미국과의 결승전에서도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0.1이닝14탈삼진1실점1승1홀드 평균자책점0.87을 기록한 차우찬은 초대 프리미어 12에서 실질적인 한국 마운드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경험 부족한 좌완 불펜진, 차우찬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불펜으로 워낙 활용도가 높은 차우찬이었지만 정작 본인은 선발에 대한 욕심이 있었고 2016 시즌이 끝난 후 4년95억 원의 조건에 LG로 이적했다. 그리고 차우찬은 LG 이적 후 86경기에 등판하는 동안 한 번을 제외하면 모두 선발로 등판하는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팀 내 고액 연봉 선수가 많았던 삼성 시절엔 차우찬의 불펜 외도가 가능했지만 LG에서 연봉이 10억 원으로 인상된 차우찬에게 불펜을 맡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난 10월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이닝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팀이 역전패를 당하는 바람에 승리를 챙기지 못한 차우찬은 10일 열린 4차전에서 불펜 등판을 자처했다. 하지만 차우찬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대타 박동원에게 2타점짜리 적시 2루타를 맞았고 다음 이닝에서도 역전주자를 내보낸 후 마운드를 내려 오며 패전 투수가 됐다. 

시즌이 끝난 후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한 차우찬은 1일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에서 양현종,김광현에 이어 5회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차우찬은 2이닝 동안 4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고비마다 병살과 삼진으로 푸에르토리코 타자들을 잡아내며 한국의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양현종,김광현처럼 압도적인 투구는 아니었지만 풍부한 경험을 앞세운 노련한 투구가 돋보였다.

푸에르토리코와의 첫 평가전에서는 좌완 원투펀치 양현종과 김광현이 구위 점검을 위해 한 경기에 이어 던졌지만 사실 대회가 시작되면 4강이나 결승이 아닌 이상 두 에이스를 한 경기에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 이번 대회도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우완 선발 투수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차우찬까지 선발로 활용한다면 한국 마운드는 지나치게 좌완 일색이 된다. 선발로 투입하기 곤란하다면 차우찬의 보직은 어렵지 않게 예상이 가능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총 5명의 좌완 투수를 선발했는데 그 중 양현종,김광현을 제외하면 대표팀에는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함덕주(두산)와 이승호(키움) 밖에 남지 않는다. 평소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선수기용을 잘하는 김경문 감독이라 하더라도 승부처에서 좌완이 필요할 때 젊은 투수를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 선발은 물론 불펜으로도 풍부한 경험을 갖춘 차우찬이 이번 대회에서도 대표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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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프리미어12 LG 트윈스 차우찬 푸에르토리코 전천후 좌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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