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미키 데자키 감독의 영화 <주전장> 포스터 갈무리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미키 데자키 감독의 영화 <주전장> 포스터 갈무리 ⓒ 시네마 달

  
일본에서 열리는 한 영화제가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의 상영을 거부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5일 일본 가와사키에서 오는 27일 개막하는 '가와사키 신유리' 영화제 주최 측은 <주전장> 상영을 취소했다.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만든 <주전장>은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가와 일본 우익 인사들의 인터뷰를 함께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지난 4월 일본 전역에서도 개봉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영화에 출연한 우익 인사들은 학술 논문에 필요한 인터뷰로 알고 응한 것이며, 상업 영화에 이용되어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피해 보상과 상영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데자키 감독과 배급사 측은 "영화 속에서 인터뷰에 응한 모든 출연자는 데자키 감독에게 편집권과 저작권을 부여한다는 동의서에 서명했다"라는 입장이다(관련기사 : 위안부 영화 '주전장' 감독, 일본 우익에 '명예훼손' 피소).

영화제를 주최하는 일본의 비영리법인 '가와사키 아트'는 직원과 자원봉사자 등 70여 명의 투표를 통해 총 25편의 상영작을 선정했고, 지난 6월 <주전장> 배급사 측에 먼저 상영을 타진했다.

<주전장> 상영 취소, 제2의 '소녀상' 사태?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의 일본 영화제 상영 취소를 보도하는 <아사히신문> 갈무리.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의 일본 영화제 상영 취소를 보도하는 <아사히신문> 갈무리. ⓒ 아사히신문

 
그러나 영화제를 공동 주최하는 가와사키시 측이 법정 다툼에 휘말린 영화를 상영하는 것에 난색을 보이면서 상영이 취소됐다. 가와사키시 관계자는 "우려를 전달한 것은 맞지만, 최종 결정은 가와사키 아트가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가와사키 아트 측은 "<주전장>을 상영할 경우 항의가 쏟아질 것이 예상되고, 관객의 안전까지 위협당할 사태도 고려했다"라며 "영화제의 생존을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데자키 감독은 "내 영화가 검열당한 셈"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정부 의향에 맞는 작품만 상영하게 될 것"이라고 항의했다.

앞서 일본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도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했다가 우익 인사들의 거센 항의와 테러 협박에 시달렸고, 일본 정부가 국가 보조금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검열 논란에 휘말렸다.
주전장 위안부 가와사키 신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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