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둔 지난 23일,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동영상이 논란이 되었다. 22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송성문이 키움 더그아웃에서 막말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송성문은 상대팀인 두산 선수들을 가리켜 "팔꿈치 인대 나갔어!", "최신식 자동문", "햄스트링 수술! 2년 재활!" 등의 막말을 경기 도중에 마구 쏟아냈다. 발언의 수위를 놓고 보면 인터넷의 소위 '악플'보다 심했다. 
 
 더그아웃 막말로 충격을 준 키움 송성문

더그아웃 막말로 충격을 준 키움 송성문 ⓒ 키움 히어로즈

 
순식간에 송성문의 이름은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진입했다. 2차전을 앞두고 송성문은 기자단 앞에서 사과했다. 송성문은 두산 선수단에도 사과하려 했으나 두산 측은 시리즈가 종료된 뒤에 이야기하자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차전에서 송성문은 관중들의 극심한 야유를 피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2회초에는 선두 타자로 나와 우익선상 3루타로 출루해 김혜성의 희생 플라이에 득점했다. 6회초에는 1사 1, 2루에서 키움이 4-2로 벌리는 우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송성문은 야유를 극복하지 못했다. 8회말 무사 1루에서 희생 번트를 시도하다 2-6-3 병살타에 그쳐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송성문의 막말이 두산의 승부욕에 기름을 부었는지 두산 타선은 8회말에 1득점, 9회말에 3득점해 6-5 대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막말 논란 이후 역전패한 키움 (출처: KBO야구카툰)

막말 논란 이후 역전패한 키움 (출처: KBO야구카툰) ⓒ 케이비리포트/최감자

 
프로 스포츠의 상대 팀 선수는 동반자이자 동업자다. 상대 선수가 없다면 프로 리그는 성립할 수 없다. 시간과 장소를 떠나, 프로 선수가 상대 선수의 부상을 바라는 말을 입 밖으로 냈다는 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스포츠의 기본인 페어플레이 정신에도 어긋난다. 

만일 송성문 본인이 상대 선수로부터 똑같은 말을 들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하다. 동영상의 촬영 및 유포 과정을 '유출'로 규정하는 일각의 지적은 사안의 본질 및 위중함을 호도하는 태도다. 더그아웃은 사적인 공간도 아니다.  

더욱 납득할 수 없는 것은 키움 코칭스태프다. 두산 선수들의 증언과 네티즌들이 찾아낸 증거들에 따르면, 송성문의 무분별한 언행은 과거부터 반복적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봤을 때, 송성문의 언행을 오랜 기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고 들었을 키움 코칭스태프는 과연 선수단 관리를 어떻게 한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기자단에게 사과한 키움 송성문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기자단에게 사과한 키움 송성문 ⓒ 키움 히어로즈

 
프로 선수로서의 책임감이나 스포츠맨의 기본인 페어플레이 정신을 갖추지 못한채 방망이를 휘두르고 공만 던진다면 프로야구 선수는 단순한 '기능인'에 지나지 않게 된다. 팬들이 귀중한 시간과 돈을 들여 열광해야 하는 이유가 사라진다. 그라운드 안은 물론 밖에서도 구설수에 오르지 않고 언행이 모범적인 선수들이 응원팀을 넘어 높은 평가와 존경을 받는 이유다. 

송성문의 막말 논란은 최근 수년간 KBO리그의 인기가 추락하고 관중이 감소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뼈아픈 사례다. 키움 코칭스태프는 송성문의 오랜 기간에 걸친 잘못된 언행을 제지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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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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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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