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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혁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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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국가 폭력이라는 점이 놀라웠다."

권미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이 '선감학원 피해 사건의 진상규명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아래 선감학원 특별법)'을 발의한 이유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지난 1942년부터 1982년까지 경기도 안산 선감도에 있었던 소년 강제수용소다. 일제강점기에는 총독부가, 해방 이후에는 경기도가 운영했다. 강제노역, 폭행, 굶주림 같은 인권유린이 빈번했고 이로 인해 수많은 소년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선감학원 진상규명과 피해자 보상 등을 위한 '선감학원 특별법'을 지난 9월 발의했다.

법률안에는 ▲ 국무총리 소속으로 '선감학원 피해 사건 진상규명위원회' 설치 ▲ 조사대상자 및 참고인에 대한 진술서 제출 및 출석 요구 ▲ 피해자와 그 유족에게 보상금, 의료지원금, 생활 지원금 지급 및 주거복지시설 과 의료복지시설 설치 등에 대한 근거가 담겨 있다.

지난 23일 오전 권 의원을 안양 동안구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선감학원에 관심을 기울인 계기와 '선감학원 특별법'을 발의한 이유 등에 대해 들었다.

권 의원은 "부랑아 감화 기관이었는데 부모 등 보호자가 있어 부랑아가 아닌 소년도 잡혀 와 고초를 겪었다. 이런 사실이 묻혀서는 안 된다 생각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국가폭력이었다는 점은 정말 놀라웠다"라고 선감학원 특별법을 발의한 이유를 설명했다.

권 의원은 "올해 안에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도 밝혔다. 다음은 권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선감 박물관 잘 만들어 인권교육의 장으로"
   
1970년대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도 선감학원은 소년 강제 수용소였다.
 1970년대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도 선감학원은 소년 강제 수용소였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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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감학원에 관해서는 언제, 어떻게 알게 됐는지?
"7월 즈음에 선감학원에 많은 관심이 있는 원미정 경기도의원(안산)하고 정진각 안산 지역사연구소장이 선감학원 피해자들과 함께 사무실로 찾아왔다. 제가 과거사 진상 규명과 관련 있는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이라 방문했을 것이다. 그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다음 8월 즈음에 경기도 등에 자료 요청을 해서 확인 작업을 했고, 9월에는 국회에서 피해자 증언 대회를 열었다."

- 선감학원 특별법에 대한 동료 의원들 반응(관심)은 어떤가?
"의외로 많은 의원이 선감학원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TV 등 언론에서 봤다는 의원도 있고, 이 책(<소년들의 섬>)을 읽었다는 의원도 있었다. 많은 의원이 '정말 중요한 지적을 했다'라고 격려했다. 일부러 전화해서 '사실이냐'고 묻는 분도 있었고, '꼭 진실 규명이 되면 좋겠다'라고 지지 의사를 밝힌 의원도 있다."

- 기억과 기록을 위한 번듯한 '선감 박물관'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찬성한다.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 분이 많아 콘텐츠(content, 내용물)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제가 입수한 '원아대장'을 전시해도 좋을 것이다. 잘 만들면 인권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선감학원 옛터인 '경기창작센터'를 소유한) 경기도의 의지가 중요하다."

(현재 선감학원 옛터 인근에 민간에서 만들어 운영하는 '선감 박물관'이 존재한다. 컨테이너로 만든 조그마한 박물관이다. 경기도 등 공공에서 운영하는 규모를 갖춘 박물관이 필요하다는 게 권 의원 의견.)

-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선감학원 특별법'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선감도 일대에 암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소년들의 시신을 수습해 달라고 했다. 또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자행된 인권유린에 대해 부산 시장이 사과한 것처럼, 도지사도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지원 대책을 세우라고 주문했다. 또 현재 민간에 임대된 소년들 숙소도 역사적 자료니, 보존할 대책을 세워 달라고 했다. 모두 선감학원 특별법이 없어도 경기도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제 관심은 '사회적 약자'"
  
선감학원 희생 소년 위령제, 위령무
 선감학원 희생 소년 위령제, 위령무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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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감사에서 '화성 연쇄살인' 문제도 지적했는데.
"경기남부경찰청장에게 '강압수사'에 무게를 두고 8차 사건을 수사하라고 요청했다. '8차 사건도 내가 했다'는 유력 용의자 이아무개씨 자백이 사실이라면 경찰은 애먼 사람(윤 씨)을 때려잡아 20년간이나 옥살이를 시킨 게 된다. 판결문 받아 분석해보니 윤씨는 소아마비로 다리를 심하게 저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1m 높이 담을 뛰어넘어 집에 침투했다고 하는 게 상식적인가? 이 문제와 연관 있는 현장 검증 등을 제대로 했는지 조사해 달라고 했다."

- 시민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는지?
"오랫동안 여성단체 등에서 활동하면서 우리가 제안한 정책이 국회를 거치면서 굴절(변형)되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정부에서 시행할 때도 마찬가지. 처음 의도와 목적에 맞지 않게 집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갈증이 있어 플레이어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또 정보에 대한 갈증도 있었다. 정책과 관련한 많은 자료를 보고 싶은데, 시민운동만으로는 불가능했다. 국회의원이 돼서 많은 자료를 볼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정책을 만들 수 있어서 정말 좋다."

- 정치인 권미혁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제 슬로건이 '뒤처짐 없이 함께 권미혁과 더불어'이다. 핵심은 그 누구도 뒤처짐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당연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것이고, 이런 맥락에서 저에게 '비혼모 전담 의원'이란 애칭을 준 '한부모가족지원법'을 만들게 된 것이다. 선감학원 특별법도 같은 맥락이다. 한 마디로 저를 표현한다면 '뒤처짐이 없는 사회를 꿈꾸는 의원'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진영논리에 매몰돼 국회가 열리지도 못해 국민들에게 욕을 먹을 때는 저도 마음이 참 아프다. 그래도 국민 목소리 대변하는 건 국회의원이다. 의원들, 정말 일 열심히 한다. 매를 드는 것 못지않게 애정과 관심도 기울여 주신다면 국민 대변자 역할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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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선감학원, #권미혁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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