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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읍성축제 속 온천장

19.10.23 18:58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가을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는 수확의 계절에서 비롯된 풍요로움이다. 요즈음은 사시사철 때를 가리지 않고 농산품이 쏟아지는 시대라 제철 음식이 사라졌다곤 하지만, 그럼에도 가을이라 하면 여전히 수확의 계절이란 관용구가 쓰인다. 그래서인지 유독 가을이면 여기저기서 축제가 열리고, 축제의 계절이란 관도 쓰고 있다.

여기 동래읍성축제도 그 중 하나다. 옛날 부산이 동래라 불렸던 시절의 이름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동래구에서는 매년 동래읍성축제를 개최하고 있고, 올해 역시 10월 11일에 25번째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불꽃을 쏘아 올렸다.

  
개막 축하 불꽃쇼를 구경하는 시민들 ⓒ 손영주
 
동래성에 관한 기록은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재 남아 있는 읍성의 기원은 임진왜란 이후 동래부사 정언섭이 크게 고쳐 쌓은 성이라 할 수 있다. 평지에 있던 성은 일제강점기에 철거되고, 산지에만 성곽 모습이 남아있으며 현재는 일부 복원과 보수 작업을 거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읍성축제의 대표프로그램은 조선시대 민정을 살피던 동래부사행차를 재현한 퍼레이드, <동래부사행차 길놀이>와 동래성 전투를 재현한 뮤지컬 <외로운 성>이 대표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그 중에서도 <외로운 성>은 개막선언과 불꽃쇼가 끝난 이후 바로 개막공연을 한 후 행사 3일 동안 대표프로그램으로서 4회 더 공연되었다.

  
동래성 전투재현 뮤지컬 <외로운 성> ⓒ 손영주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행사가 기획되었는데, 온천장에서는 주제프로그램 중 하나인 동래 세가닥 줄다리기를 재현했다. 본래 줄다리기는 삼국시대부터 풍년을 기원하고 승패에 따라 한 해 농사를 점치기도 하던 대동놀이인데, 동래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세가닥 줄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가장 먼저 농악대가 나타나 한바탕 흥을 돋우고, 이어 동군과 서군의 총사령관과 함께 끝이 고리로 되어 있는 암줄과 머리 구멍에 나무 기둥을 맨 숫줄이 등장하여 한바탕 거친 입담을 나눈 후에 암줄에 숫줄을 끼워 줄다리기 준비를 마친다. 

물론 시작 전 풍물패가 이끄는 응원전으로 양쪽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것도 빠질 수 없다. 특히 꽹꽈리 소리에 맞춰 시민들이 합창하는 쾌지나칭칭나네는 부산 같은 도심에서는 듣기 어려운 함성이다.
 
 
동래 세가닥 줄다리기(동군) ⓒ 손영주
 
영차영차, 총사령관의 구호에 맞춰 열심히 줄을 당기다 보면 어느새 삼세판 승부는 동군이 1승, 서군이 1승 사이좋게 하나씩 나눠가지고, 마지막 승부는 구경하던 시민들이 모두 참가하는 대규모가 된다.

  
세가닥 줄다리기 마지막 승부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 ⓒ 손영주

줄다리기가 끝났다고 해서 아쉬울 틈도 없다. 주변의 카페거리에서 열리는 동래세일대축제를 한 바퀴 둘러보고 나면 허심청 근처 호텔 농심에서 개최하는 옥토버 페스트가 있다. 입장료를 지불하면 무대 공연을 보면서 맥주를 마음껏 마실 수 있는 행사로, 허심청 브루어리와 손을 잡고 개최하는 연계행사이다. 입장할 때 받는 기념 맥주컵으로 여러가지 맥주를 마음껏 마실 수 있으니 맥주 애호가라면 한 번쯤 와도 좋을 만하다.

  
옥토버 페스트에서 맥주를 마시기 위해 줄을 선 시민들 ⓒ 손영주
 
물론 술이 있는데 안주가 없을 리가 없다. 다만 안타깝게도 안주는 입장료와 달리 별도 구매이다.

  
옥토버 페스트에서 판매 중인 간식거리 ⓒ 손영주
   
행사장 한편에서 구워지고 있는 바베큐 ⓒ 손영주
 
해가 지고 한층 쌀쌀해지는 가을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들지만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이벤트를 찾은 시민들의 얼굴에는 즐거움만이 가득하다. 맛있는 술과 사랑하는 이가 있으니 어찌 즐겁지 아니할까.
 
옥토버 페스트를 즐기는 시민들 ⓒ 손영주
 
 

덧붙이는 글 | 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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