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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를 심어 지구를 살리자'라는 캐치프레이즈 모습
 "나무를 심어 지구를 살리자"라는 캐치프레이즈 모습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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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건조해지고 차가워지자 사람들의 옷차림이 두꺼운 옷으로 바뀌었다. 이맘때면 해마다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다. 하늘을 부옇게 가리며 기관지가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황사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운영하는 건강정보포털에 의하면 황사는 주로 중국 북부나 몽골의 건조, 황토 지대에서 바람에 날려 올라간 미세한 모래 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강하하는 현상 또는 강하하는 흙먼지를 말한다.

보통 저기압의 활동이 왕성한 3~5월에 많이 발생한다. 중국과 한국에 발생하지만 때로는 상공의 강한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 태평양, 북아메리카까지 날아간다. 황사 현상이 나타나면 태양은 빛이 가려져 심하면 황갈색으로 보이고, 흙먼지가 내려 쌓이는 경우가 많이 있다.

공중에 떠다녀 국경을 넘나드는 황사 문제는 국제문제가 되어 국제공조가 필요하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우리나라에서 발행하는 한 <중등교과서 사회2> 부분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출제되어 있다.

"다음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환경부 장관이 황사 방지대책을 논의하는 대화를 가상으로 꾸민 것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골라 보자."

⓵씨앗 뿌리기 ⓶방목 금지 ⓷나무 심기 ⓸기를 수 있는 양 숫자 제한 ⓹과도한 관개농업


위 문제는 중국 북부의 사막이나 건조지대를 상정한 질문이다. 답은 당연히 ⓹번이다. 황사 방지를 위한 대안과는 가장 거리가 먼 답이기 때문이다. 그 지역에서는 물을 가둬 관개할 만한 수량도 부족하다. 하지만 중국 북부 사막지대와 몽골의 기상 및 지형조건이 비슷하다면 문제출제자가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필자는 2018년에 이어 지난 6월 한 달간 몽골 동부 초이발산에서 시작해 서쪽끝 타왕복드까지 4륜구동 차량을 타고 8천 킬로미터를 여행했다. 물론 7년 전에는 중국 서부 실크로드 지역을 여행하며 사막지대가 우리나라에 끼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황사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있는 '푸른아시아 네트워크'를 방문해 몽골녹화사업에 대해 설명을 듣고 기념촬영했다. 왼쪽부터 푸른아시아 몽골지부장 신기호 신부, 이병철, 필자, 김성기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있는 "푸른아시아 네트워크"를 방문해 몽골녹화사업에 대해 설명을 듣고 기념촬영했다. 왼쪽부터 푸른아시아 몽골지부장 신기호 신부, 이병철, 필자, 김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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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직원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어린 묘목을 실어나르고 있다
 몽골직원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어린 묘목을 실어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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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을 여행하는 동안 느낀 건 ⓵번부터 ⓸번 문제 중 황사 방지를 위해 실현 가능한 것은 ⓷번 '나무 심기'라는 걸 알았다. ⓵번 '씨앗 심기'는 수자원이 있는 몽골 동부지역에서나 가능하다. 그곳에서는 밀을 재배해 수출하기도 하지만 고비사막이나 서쪽으로 가면 곡식 씨앗을 뿌릴 만한 형편이 되지 못한다.

척박한 땅과 강수량이 적은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건 힘들다. 방목은 유목민들이 살아갈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다. 따라서 그 유목민들에게 방목을 금지한다는 건 앉아서 죽으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또한 방목이 아니라 가축우리에 가둬 기르라는 건 몽골의 농촌 사정에 대해 전혀 모르는 소리다. 남한의 16배 넓이에 겨우 312만 명의 인구를 가진 몽골인들이 6천 만 마리에 달하는 동물을 어떻게 가둬 기를 수 있단 말인가?

몽골의 유목 가구수는 16만 650가구(31만 1373명)로, 가구당 평균 383마리의 가축을 사육하고 있다. 더구나 몽골 초원에 자라는 풀은 한국처럼 무성하게 우거진 풀이 아니고 듬성듬성 자란다.
      
 몽골초원에도 개발 바람이 불고있었다. 동물들이 풀뜯고 있는 뒤로 토사가 불쑥 솟아있는 부분은 석탄을 캐는 광산이다.
 몽골초원에도 개발 바람이 불고있었다. 동물들이 풀뜯고 있는 뒤로 토사가 불쑥 솟아있는 부분은 석탄을 캐는 광산이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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⓸번의 '기를 수 있는 양 숫자 제한' 문제는 일부는 맞고 또 다른 일부는 틀렸다. 2016년 몽골통계청에서 발표한 몽골 농업통계에 의하면 몽골인들이 기르는 5축(소, 말, 양, 염소, 낙타)은 6150만 마리다.

그중 양은 2790만 마리이며 염소는 2560만 마리다. 문제는 염소의 식성이다. 양은 지상에 나온 풀만 먹지만 염소는 뿌리까지 캐먹어 버려 풀 종자를 없애버린다. 예전에는 염소보다 양을 훨씬 많이 키웠지만 염소 사육이 증가한 것은 염소털에서 질 좋은 캐시미어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몽골사정을 잘 아는 학생이 문제를 푼다면 ⓷번을 제외한 나머지 4개를 정답으로 고를 수도 있다.

몽골 전체 국토의 76.8%에서 사막화 진행
  
 신기호 신부가 몽골의 사막화가 진행되는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노란색은 사막화가 진행되는 지역이고 빨강색은 사막화가 극심한 지역이다
 신기호 신부가 몽골의 사막화가 진행되는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노란색은 사막화가 진행되는 지역이고 빨강색은 사막화가 극심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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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발생하는 황사를 예방하려면 먼저 몽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현재 몽골 국토의 76.8%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막화 원인은 자연적 요인이 51%, 인위적 요인이 49%이다.

사막화의 주원인으로는 과도한 방목, 바람이나 물에 의한 토양침식, 가뭄, 광산개발, 지방도로부설, 산불과 들불을 들 수 있다. 몽골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기후변화 때문이기도 하다. 1940년부터 2014년까지 기온이 2.07도 상승했고 강수량은 소폭 감소했다.

몽골정부는 2005년 그린벨트 국가프로그램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2005년부터 시작한 사업은 30년 후인 2035년까지 3700㎢를 조성할 계획이다. 몽골의 산림면적은 1850만 ha(2015년 기준)로 수종별로 보면 낙엽송 62.5%, 싹사울 15.3%, 자작나무 10.4% 순이다. 몽골의 1인당 산림면적은 약 4ha로 세계평균의 7배, 우리나라의 30배에 달하지만 80%가 땔감용으로 사용된다.

몽골녹화 위해 나선 한국 지자체와 민간단체, 푸른아시아... 총 700여ha 조성

몽골 황사방지를 위해 한국의 지자체와 민간단체가 발벗고 나섰다. 2017년까지 몽골에 방풍림과 유실수를 심은 면적은 총 700여ha에 달한다. 몽골녹화사업을 한 지자체와 민간단체는 다음과 같다. 몽골의 행정구역 명칭 '솜'은 우리의 '군'에 해당한다.

서울시 100ha(아르갈란트솜), 인천시 100ha(바양노르솜, 다신칠링솜) , 수원시 100ha(에르덴솜), 고양시 100ha(만달고비솜), 코이카 50ha(바양노르솜) , 경상남도 40ha(바양노르) , KB국민은행 70ha(바양척트솜) , 삼성물산 건설부분 50ha(어기노르 솜), 대한항공 45ha(비가노르구), 남양주10ha(울란바타르시) , 한국환경산업기술원 10ha(어기노르솜)  등
 
 도로를 지나다 우연히 대한항공에서 주민을 위해 식수한 몽골녹화사업 현장을 촬영했다.
 도로를 지나다 우연히 대한항공에서 주민을 위해 식수한 몽골녹화사업 현장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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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몽골의 이같은 노력에도 조림지 관리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조림지 주변에 철조망이 없으면 동물들이 뜯어먹어 버리기 때문이다. 코이카의 지원으로 몽골에서 녹화사업을 하는 신기호 신부(푸른아시아 몽골지부장)는 '푸른아시아 네트워크' 사람들과 연대해 몽골 녹화사업을 하고 있다.

'푸른아시아 네트워크'는 기후변화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연대해 지속가능한 공동체 모델을 만들어 확산하는 단체다. 그와 함께 서울시가 지원하는 투브 아이막 아르갈란트 솜에 있는 '미래를 가꾸는 숲' 현장을 방문했다. '아이막'은 우리의 '도'에 해당하는 행정구역 명칭이다.     
     
 황사방지를 위해 서울시가 몽골 '아르갈란트 솜'에 나무를 심어주고 있는 현장으로 신기호 신부가 현장 매니저와 함께 묘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황사방지를 위해 서울시가 몽골 "아르갈란트 솜"에 나무를 심어주고 있는 현장으로 신기호 신부가 현장 매니저와 함께 묘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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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가 황사방지를 위해 '아르갈란트 솜'에 나무심는 현장 모습이다. 서울시 국제환경리더십과 저개발빈곤국 지역개발을 연계한 모범적 개발협력 모델이다. 나무가 거의 없었던 곳에 푸른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서울특별시가 황사방지를 위해 "아르갈란트 솜"에 나무심는 현장 모습이다. 서울시 국제환경리더십과 저개발빈곤국 지역개발을 연계한 모범적 개발협력 모델이다. 나무가 거의 없었던 곳에 푸른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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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가니 현장매니저 아료카씨가 동물 배설물과 흙을 섞어 포트를 제작해 묘목을 기르고 있었다. 녹화사업에 크게 관심이 없는 현지인들을 위해 신기호 신부는 유실수인 비타민 나무와 블랙베리 5만 본을 재배하고 있었다. 돈이 되는 환금작목을 하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영하 40도에서도 견디는 포플러 나무와 건조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 비슬나무를 심었다. 비슬나무는 약초로도 사용된다. 묘목재배 농장 인근에서는 풀도 자라고 있었다. 신기호 신부가 입을 열었다.
        
"사막화 방지 차원에서 나무를 심었는데 나무가 자라니까 옆에서 풀이 자라고 있어 성공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숲'이라는 개념을 한국식으로 생각하면 나무들이 우거진 한국식 숲을 생각하는데 몽골 입장에서는 사막화 방지와 함께 토양 생산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당국은 조드(극심한 가뭄과 한파)로 동물이 죽어버리자 고향을 떠나 수도로 몰려든 유목민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0년 몽골에 조드가 닥쳐 1032만 마리의 동물이 얼어 죽기도 했다.

몽골 정부는 지역을 살려서 울란바토르에 몰려온 유목민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지역 공무원에게 묘목재배에 대한 소감을 말해달라고 하자 그가 말했다.
  
 몽골 사막화방지를 위해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유실수인 비타민나무가 자라고 있다. 신기호 신부가 현장매니저와 나무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몽골 사막화방지를 위해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유실수인 비타민나무가 자라고 있다. 신기호 신부가 현장매니저와 나무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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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거의 없는 우리 지역에 나무 심는 걸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어요. 사막화방지의 지속가능한 모델을 우리 마을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기호 신부는 "내년에 유실수 가공공장을 완공해 5년 후 협동조합이 주체가 되어 자립할 수 있도록 주민들에게 이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머잖아 자립의 꿈을 안고 푸른 초원이 될 몽골 초원을 꿈꿔본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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