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건 다 비슷비슷하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위로가 되는 말이다. 내 인생만 이렇게 어둡고 힘든 게 아니라, '니나 내나' 모두 그렇다는 사실은 조금이나마 힘을 내게 해준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10월 말 개봉예정인 영화 <니나내나>(감독 이동은)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동은 감독과 장혜진, 태인호, 이가섭 배우가 참석했다.

'기생충'의 장혜진, 정반대의 캐릭터로 돌아오다
 
 영화 <니나 내나>

영화 <니나 내나> ⓒ 리틀빅픽처스

 
'니나 내나'의 대략적 줄거리는 오래전 집을 떠난 엄마에게서 편지가 도착하고, 각자 상처를 안고 살아온 삼남매가 엄마를 만나기 위해 여정을 떠나며 벌어지는 용서와 화해의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동은 감독은 데뷔작 <환절기>와 <당신의 부탁>으로 관객을 만났고, 이번이 세 번째 작품이다. 지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중심에는 맏이 미정 역의 장혜진이 있다. 장혜진은 '기생충'에서 충숙 역을 훌륭히 소화해 주목받은 배우다. <니나 내나>에서는 밝고 귀여우면서도, 가족만 바라보는 순한 미정이로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장혜진은 "제가 원래 되게 밝은 성격"이라며 "미정이의 귀여운 면이 실제의 저와 비슷하다"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니나 내나'의 미정은 저의 사랑스러움과 귀여움을 극대화한 캐릭터다. 평소에 이렇게까지 귀엽거나 사랑스럽지는 않다. 아무래도 제가 부산 사람이라 무뚝뚝하기도 한데, 최대한 충숙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러블리한 매력을 발산해보려 노력했다." (장혜진)

이동은 감독은 "장혜진 배우님과는 전작 '당신의 부탁' 때 만나 함께 작업했다"며 "주변의 영화인들도 말하길, 극중 미정과 장혜진 배우의 공통점이 많다고 하더라. 저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장혜진은 "이런 걸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동은 감독이 저의 가장 친한 친구의 동생이다. 어렸을 때부터 저의 모습을 잘 알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봐왔던 감독님이 같이 하자고 연락을 해줘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시나리오를 보니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여서, 감독님에게 '나는 너무 하고 싶은데, 다른 배우가 하면 흥행에 더 도움되지 않을까. 내가 해도 괜찮을까' 물었다"라고 덧붙였다. 

당시 영화 <기생충>을 막 찍고 난 후여서 체중이 늘어났을 때였던 장혜진은 <니나 내나>의 미정 역을 소화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 그는 "급하게 보름 만에 몸무게를 줄이고 즐겁게 촬영에 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품격 부산 사투리의 향연
 
 영화 <니나 내나>

영화 <니나 내나> ⓒ 리틀빅픽처스

 
감독을 포함해 이들은 모두 부산 출신이다. 장혜진, 태인호, 이가섭 배우는 '리얼 고품격 부산 사투리'를 구사한다. 때문에 각 인물과 전체 이야기에 몰입하는 데 거슬림이 없다. 둘째 경환 역을 연기한 태인호 배우 역시 사투리가 일품이다.

이동은 감독은 "저는 태인호 배우께서 '미생'이나 여러 드라마에서 샤프하고 도회적인 이미지로 나오시는 걸 많이 봐왔는데, 어느날 인터뷰 하는 영상을 보는데 부산 사투리를 쓰시더라"며 "그런 소탈한 모습이 경환 역할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셋째 재윤 역 이가섭에 대해 이동은 감독은 "<폭력의 씨앗>이란 작품을 보고 연기를 참 잘 하는 배우라고 생각해서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며 "더군다나 고향이 부산이더라. 사투리 연기도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가섭 배우 역시 자연스러운 사투리를 구사하며 극에 활기를 더했다.

이 영화는 가족에 대해 한 번쯤 돌아보게 만든다. 가족이란 서로에게 고통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니나 내나 마찬가지로 곁에 있어야 하는 존재다.

이동은 감독은 "가족이란, 그 출발지가 같은 사람들이 모였지만 목적지는 모두 다른 사람들 같다"며 "목적지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각자 걷는 다른 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 영화의 가족은 전형화된 모습은 아니다. 울퉁불퉁한 모습 그대로 아름다운 가족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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