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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공감' 기획은 환경운동연합의 연속 강연 ‘먹입사(먹고, 입고, 사랑하는 것)’와 함께하며 11월 5일까지 일주일에 한 차례씩 이어집니다. [편집자말]
 지난 17일,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아직도 채식을 망성이는 사람들에게’란 주제로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강연했다.
 지난 17일,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아직도 채식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란 주제로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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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 밖에선 더 그렇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표한 '2019 세계 경제 대전망'에서 올해는 비건(Vegan)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건'은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지칭하는 말로 고기는 물론 우유와 달걀도 먹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어 트랜드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2016년에 비해 2019년 '비건' 검색어가 눈에 띄게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채식주의를 선택하는 것일까? <조선일보> 주말 섹션 '아무튼, 주말'이 지난 6월 18~19일 '틸리언 프로'에 의뢰해 20~50대 50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건강 증진'을 1위로 꼽았다.

주목할 것은 20대에서 채식주의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는 건강 증진에 이어 '동물권 등의 윤리', '환경 보호' 때문에 채식한다고 답했다. 20대들이 동물복지와 환경 보호 때문에 채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엿볼 수 있는 장면도 연출됐다. 지난 8월, 올해 두 번째로 서울에서 개최된 '동물보호 행진'은 대학 동아리, 국내 동물권 단체 등 20여 개 단체에서 약 200여 명이 참가했다. 지난해보다 무려 두 배 늘어난 수치다. 이들은 '공장식 축산 반대' 팻말을 들고 동물권 보호를 주장하며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올해 행진 참가자 중 대학생이 다수를 차지하였으며, 채식주의 동아리도 대거 참가했다.

채식을 머뭇거리는 사람들을 위한 강연도 열렸다. 지난 17일,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아직도 채식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란 주제로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강연했다. 그는 채식하는 의사들의 모임인 '베지닥터'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채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 이 날 그의 강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채식하면 허약하다?
 
 지난 17일,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아직도 채식을 망성이는 사람들에게’란 주제로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강연했다.
 이의철 베지닥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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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철 베지닥터 사무국장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비건이 되었을 때 줄일 수 있는 온실가스는 80억 톤이다"라고 말한다. 지난 2018년 전 세계에서 배출된 온실가스가 371억 톤인데, 전 인류가 채식하게 되면 전 세계 온실가스의 약 22%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 축산업이 생산하는 온실가스 규모가 얼마나 큰지도 보여준다. 비행기가 대기권에서 이동할 때 같은 거리를 이동하는 자동차보다 약 2~4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하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지 않을 때 한 해 줄어드는 온실가스는 2~3%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채식하면 허약하다'는 말도 있다. 이유는 바로 단백질 때문이다. 이의철 사무국장은 사람들이 주로 동물의 고기로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런 편견이 있다고 한다. 또한, 몇몇 전문가들은 식물성 단백질은 불완전한 단백질이기 때문에 완벽한 단백질인 동물성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고도 얘기한단다. 그러나 이의철 사무국장은 식물성 식품으로도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들에게 하루 2200Kcal를 섭취하라고 권장한다. 전체 칼로리 중 9.1%는 필수아미노산, 즉 단백질로 채워야 한다. 필수아미노산은 몸에서 생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옥수수 2200Kcal를 먹으면 단백질은 78g을 섭취할 수 있다. 감자만 먹는다면 무려 82g을 채울 수 있다. 현미밥과 옥수수, 감자를 같이 먹으면 WHO가 권장한 단백질량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식물성 단백질처럼 필수아미노산이 사람의 필수아미노산의 비율과 다른 것도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가 섭취한 단백질 중의 약 80%가 몸 안에서 재활용이 된다. 아미노산은 구슬이고, 이 구슬을 꿴 목걸이가 단백질이라고 생각해보자. 이 단백질이 사용되면 구슬이 하나하나 분해된다. 이 분해된 구슬은 다른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한 곳에 하나하나 다시 꿰어지게 된다.

라이신(lysine)이 조금 부족한 현미를 섭취하더라도, 다른 음식으로 섭취된 라이신이 재활용되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라이신은 염기성 α-아미노산의 하나로 동물성 단백질에 많이 존재하고 식물성 단백질에는 그 함유량이 적다.

또한, 사람의 아미노산 비율과 비슷한 비율로 아미노산을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대사가 일어난다. 세포 분열이 증가하고, 아이들이라면 세포가 더 빨리 성장하게 된다. 이러면, 2차 성장이 빨리 온다"


그렇다면, 정말로 동물성 단백질을 먹지 않아도 될까? 이의철 사무국장은 동물성 단백질은 오히려 위험하다고 한다. 연구조사도 있단다. 네덜란드에서 당뇨병이 없는 45세 이상 6822명을 추적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먹을수록 오히려 당뇨병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식물성 단백질만을 먹는 사람들은 당뇨병에 걸리지 않았다.

이의철 사무국장은 "단백질을 25g 더 먹었을 때, 섭취한 단백질이 동물성이라면 식물성 단백질보다 당뇨병 발생확률이 크게 증가한다"라며 "밥 2공기 먹는대신 닭가슴살만 먹으면 당뇨병 발생 확률이 약 7.5배, 밥 2공기 대신 연어나 참치를 먹으면 당뇨병 발생확률이 무려 20배 증가한다. 우리나라에서 당뇨병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도 바로 우유·생선·고기 섭취량이 과거에 비해 약 10배 이상 증가하였기 때문이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단백질 부족 등 건강 때문에 채식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이의철 사무국장은 비건보다는 '자연식물식'이나 '식물식'을 권한다. 자연식물식은 식물성 식품만 먹는 것이다.

비건은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다. 자연식물식은 가공 식물성 식품도 지양하기 때문에 더 엄격한 의미이다. 더 나아가서 견과류나 아보카도 같은, 지방 함유량이 높은 식품을 제한하는 저지방 자연식물식도 존재한다. 이의철 사무국장은 "주로 환자들에게 저지방 자연식물식 식습관을 처방한다"라고 말했다.

성장기 아이들이 채식해야 하는 이유
 
 지난 17일,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아직도 채식을 망성이는 사람들에게’란 주제로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강연했다.
 ‘아직도 채식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란 주제의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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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성장기 아이들은 채식해도 괜찮을까. 채식을 지향하는 부모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질문이다. 이의철 사무국장의 대답은 이랬다.

"결국 부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키'다. 과거를 생각해보자. 과거 여성들의 초경은 만 17세였다. 그러나 우리가 선진국 계열에 들어서고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가 증가하였을 때, 여성들의 초경은 만 12~13세로 뚝 떨어졌다. 이게 과연 좋은 변화일까? 정답은 아니다. 여성들은 초경 1~2년 이후 성장이 멈추기 때문이다. 또한, 채식을 하지 않는 아이들은 성장 그래프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채식을 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성장 곡선 그래프가 완만한 곡선을 그린다.

키가 급격하게 많이 자라는 것도 좋지 않다. 한국은 아이들의 키가 가장 급속하게 성장한 나라이다. 그런데 키가 클수록 암이 증가한다. 어렸을 때부터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들에 노출이 되고 그런 생활습관에 길들어 있으면 성인이 돼서도 그 습관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활습관에 의해 마주하는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들은 정상적인 세포의 성장만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의 성장도 촉진한다. 키가 클수록 대장암, 유방암, 난소암이 증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학술지인 '란셋 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가 2011년 영국 여성 100만 명을 9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키가 클수록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위 별로 보아도 부위 상관없이 모두 증가한다. 특히 대장암, 유방암은 과거에 한국에 없던 암들이다. 그러나 평균 키가 큰 폭으로 증가한 만큼 유방암, 대장암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키가 크려면 뼈가 자라야 한다. 그렇다면 뼈를 튼튼하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은 '우유를 먹어야 한다'라고 말할 것이다. 우유에 칼슘이 많이 함유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칼슘을 많이 먹는 지역일수록 뼈가 많이 부러진다. 반대로 칼슘을 많이 먹지 않은 지역은 뼈가 부러지지 않는다. 한 마디로 우유를 많이 먹는 지역일수록 골절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2014년 스웨덴 대학에서 발표한 연구에서도 우유 섭취가 많을수록 골절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전체 사망률도 증가하였다. 이 현상을 '칼슘 패러독스'라고 한다."


"채식 실패해도 스트레스받지 말라"
 
 지난 17일,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아직도 채식을 망성이는 사람들에게’란 주제로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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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철 사무국장은 강의를 마치며 "채식에 도전한다고 해서 고기를 먹는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라고 말한다. 그리고 고기를 먹었다고 채식에 완전히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고기를 먹었더라도 채식을 하고자 하는 목표 의식을 계속 가지고 채식을 유지할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채식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위로했다.

이어 그는 "육식을 충족시키기 위해 엄청난 양의 곡물을 가축에게 제공하고 가축의 사료를 만들기 위해서 밀림을 파괴하고 산을 불태우고 있는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생활을 바꿔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지구 공감 ③편은 오는 24일 열리며,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란 광고 문구로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김광현 차장의 '어제 산 내 옷이 지구를 파괴한다구요?'란 주제의 강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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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공감 ①] "인류는 닭 뼈나 플라스틱 화석을 남길 것"

태그:#채식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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