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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과장 김영수 전 국민권익위원회 국방담당 조사관(예비역 해군 소령)은 과거 해군 장교로 재직하던 2009년 9억 원대 군납비리를 언론에 폭로했던 내부고발자다
▲ 김영수 과장 김영수 전 국민권익위원회 국방담당 조사관(예비역 해군 소령)은 과거 해군 장교로 재직하던 2009년 9억 원대 군납비리를 언론에 폭로했던 내부고발자다
ⓒ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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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전 국민권익위원회 국방관련 조사관(예비역 해군 소령)은 과거 현역 장교로 재직하던 2009년 9억 원대 군납비리를 언론에 폭로했던 내부고발자다. 내부 비리를 폭로한 후 군에서 쫓겨나다시피 군복을 벗었지만, 부패 방지와 청렴문화 확산에 이바지한 공로로 2011년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았다.

2011년 8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국방관련 민원을 처리하는 조사관을 지냈다. 이후 3년 가까이 시민단체 '국방권익연구소'를 홀로 운영하면서 방산 및 군납비리를 파헤쳤다. 야간투시경 사업, TICN(전술정보통신망)용 발전기, 대북확성기 관련 비리 등이 이 시절 그가 발품을 팔고 서류를 뒤져 세상에 알려지게 된 굵직한 국방 비리들이다.

기자의 부탁으로 72사단 문화콤플렉스 관리위탁체 선정 과정을 분석한 김 전 조사관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련법령 위반으로 신고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지난 14일 저녁 김 전 조사관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다른 사업자가 못 들어오게 진입장벽 만들었다"

- 72사단이 낸 공고문을 보면 아무 업체나 입찰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림픽 문화콤플렉스 내용을 보면 카페와 노래방, PC방, VR게임기로 이루어진 복합단지로 보이는데, 법적용어로는 군 복지시설이다. 복합시설 전체를 한꺼번에 운영할 업체를 선정할 수도 있고, 카페, 음식점, 노래방, PC방을 운영할 사업자를 따로따로 선정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도 복지시설 사용수익 계약을 하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사용수익이라고 하는 것은 국유재산을 사용해서 영리업무를 하라는 의미인데, 72사단 공고문을 보면 신청자격 요건부터가 잘못되어 있다.

신청자격에 '군인의 복지 향상 지원사업 경험이 풍부한 비영리 법인 및 단체'로 되어 있는 게 문제다. 영리사업을 하면서 비영리 법인이나 단체만 들어오라고 한다면 이상하지 않나? 또 '군인의 복지향상 지원 사업 경험이 풍부한'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넣을 필요가 없다. 입찰 금액이 정해지면, 참여자는 수익을 예상을 해서 원가를 계산한 다음 국유시설을 사용하는 대가로 국가에 내는 사용료를 책정하게 된다. 그래서 제일 높은 가격을 써낸 사람을 뽑게 되는데, 이 공고문에는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


- '영리 또는 생계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 및 단체'에게는 입찰 참가자격 자체를 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법인 정관과 등기부 등본을 내도록 되어 있다. 이 부분은 다른 사업자가 못 들어오게 진입장벽을 만들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 부대 측에서는 "보다 나은 장병들의 복지를 위해" 이런 조항을 넣었다고 했다.
"자의적 판단이다. 국유재산법과 국가계약법 어디에 그런 근거가 있는가. 국유재산인 부대 건물을 사용해서 영리행위를 하도록 하면서 비영리 법인이나 단체만 들어와라? 그러면 수익 자체가 발생해선 안 된다는 얘긴데, 그냥 봉사활동 하라는 얘기인가.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다."

"기부채납이라면 입찰공고 낼 필요 없어"

- 그동안 72사단과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고 영내에서 PC방과 노래방 영업을 하던 기존사업자들이 민원을 제기했는데, 부대에서는 "장병복지의 질 향상의 취지를 이해하는 제3의 기관으로부터 문화 콤플렉스 구성에 필요한 장비를 기부채납 받아 자산을 취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부채납이라면 입찰공고 자체를 낼 필요가 없다. 기부채납은 별도의 법령 조항에 따라서 기부채납자에게 수의로 사용 수익을 허가해 주는 것이어서 공고할 필요도 없다. 72사단 공고 내용을 보면 이건 외형적으로 일반경쟁계약이다. 일반경쟁계약은 기부채납하고는 절차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그러니까 그걸 핑계로 대면 안 되는 거다. 기부채납 요건의 절차로 갈 건지, 일반경쟁 조건으로 갈 건지 정해야하는데, 부대의 설명대로라면 이 두 개를 섞어 놓은 것이다. 입찰공고를 내면서 기부채납이었다? 말도 안 되는 논리다.

또 기부채납에 의한 사용수익은 기본적으로 부동산에 해당한다. 72사단 논리대로라면 내가 장비 몇 대 사줬다고 운영권을 갖겠다는 것 아니냐. 장병들의 편의를 위해서 세탁기를 몇 대 사줬다고 치자. 그렇다고 그 사람이 세탁기 운영권을 주장할 수 있는가. 장비는 기부채납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기증이라고 한다. 기증에는 반대급부를 요구할 수 없다."


- 부대에서는 카페 인테리어 비용도 외부 기관으로부터 지원받았다고 설명했다.
"공사를 하더라도 사용수익 계약 이후에 할 수 있는데, 그 전에 했다면 국가 재산에 대해서 법적 근거 없이 임의로 손을 댔다는 거 아닌가. 그리고 리모델링이라는 게 어차피 업자가 자기 장사 잘되기 위해 하는 거 아닌가. 상가를 임대해서 식당을 하는 사람이 자기 소유도 아닌 가게 벽면을 장식하고 인테리어하는 데 비용을 쓰는 이유가 뭐겠나. 최대한 수익을 내기 위해 그런 것 아닌가. 리모델링은 업자가 자신의 영업활동을 잘하기 위해 하는 건데, 거기 왜 부대가 관여를 하나."

"계약한 육군협회가 직접 운영 안하면 위법"

- 72사단 공고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공고문에는 수익금을 인력관리, 인건비, 내부 장비에 대한 유지·관리·보수를 하라고 되어 있는데, 그러면 나머지 수익금은 다 가져가도 된다는 뜻이다. 유지·관리·보수를 하는 데 도대체 얼마를 쓰라는 내용이 없다. 모든 사용수익 계약에서는 수익금 중 일부를 사용료로 내도록 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재산가액의 50/1000인데, 이게 그냥 나온 계산이 아니고 감가상각비 때문에 그렇게 잡아 놓은 것이다.

그런데 72사단은 공고문에서 수익금이 국고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완전히 차단해서 업체의 수익금을 최대한 보호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정상적이라면 사용료가 국고로 들어가서 국가회계 시스템상 '세입·세출 외 재산'으로 잡혀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단 한 푼도 들어오지 않도록 만들어 놓았다. 국가의 재산을 이용해 장사를 해서 돈이 남았는데도 시설사용료가 국가 회계시스템으로 잡힐 수 있는 여지 자체가 하나도 없게 만들어 놓았다. 어떻게 이런 계약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 72사단이 육군협회와 계약을 했지만, 실제로 시설을 운영하는 곳은 다른 업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72사단과 계약한 육군협회가 직접 운영하지 않는다면 위법이다. 계약 당사자가 수수료를 받고 다른 업체에 영업을 하도록 하는 것을 '대명사업'이라고 한다. 국유재산법에는 국유재산의 사용허가를 받은 자는 그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사용·수익하지 못하도록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 이 사업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관련 법령을 무시하고 진행된 것처럼 보여서 '어떻게 이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군대니까 가능했던 일이다. 위에서 지휘관이 하라니까 그냥 한 것이다. 모든 행위가 다 불법이고 탈법이다. 정말 장병들에게 필요한 복지사업이라면 부대가 직접 하든지, 공정한 입찰 과정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하면 되는 것이다. 영내 복시시설 요금이 바깥보다 저렴한 것은 임대료에 해당하는 시설사용료가 싸기 때문이다. 적게 받아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들어와서 장사할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 PC방, 노래방, 식당, 카페 다 마찬가지다.

그런데 72사단은 업자를 선정하지 않고 장비를 기증받아서 관리위탁체를 선정했다. 이게 왜 말이 안되는가 하면, 업자를 선정하면 자신의 영업활동을 위해 필요한 장비는 그냥 업자가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이다. 애초에 부대가 나서서 이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는 말이다. 왜 민간인에게 찾아가서 장비를 지원해달라고 손을 내미나? 군대가, 국가가 거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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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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