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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이하 기간제교사노조),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동대책위(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노동당, 노동자연대, 노동자연대학생그룹, 녹색당,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노동자회,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노동법률단체(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법률원(민주노총·금속노조·공공운수·서비스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회) 공동주최로 기간제교사노조 설립신고를 반려한 한국정부를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 자유위원회에 제소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간제교사노조는 기간제교사의 노동조건 개선과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2018년 1월에 설립되었다. 2018년 7월에 한국정부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지만, 고용노동부는 '노동조합 대표가 현재 교원이 아니며, 계약의 종료 혹은 해고되어 구직 중인 기간제교사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설립신고서를 반려했다. 2019년 5월에 다시 제출한 노조설립신고서도 같은 이유로 다시 반려되었다.

기간제교사들은 어떤 상황에 있는가?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정규교사를 감축하면서 정규교사가 있어야 할 자리에 기간제교사를 채우고 있다. 이렇게 기간제교사의 규모는 매년 증가해서 올해 최고치를 갱신하여 전국에 5만 4천여 명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것처럼 기간제교사의 50%가 담임을 맡고 있고, 학생사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중학교에서는 기간제교사 65%가 담임을 맡고 있다.

이렇게 기간제교사의 규모가 커지면 기간제교사가 맡아야 하는 책임과 역할도 함께 막중해진다. 그래서 담임뿐만 아니라 교사들이 기피하는 업무, 늘어나는 수업 시수, 정규직 교사만이 맡아왔던 부서의 기획이나 부장을 맡는 일들도 몇 년 전부터 계속 늘어나고 있다.

기간제교사들이 겨울 한파보다 더 가슴 시린 날들을 맞이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바로 계약기간의 만료로 인한 해고 시기다. 기간제교사들은 12월부터 다음에 근무할 학교를 구하기 위해 날마다 교육청 홈페이지 구인난을 살피고 시도를 넘나들며 수십 장에 자기소개서와 지원서를 학교마다 제출해야 하는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그뿐인가? 어렵게어렵게 계약을 해서 근무를 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계약 기간도 온전하게 보장 받을 수 없는 계약을 하고 온갖 차별을 받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기간제교사노조가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1년 계약임에도 두번 이상 나눠서 계약하는 경우가 응답자의 23%나 되고, 겨울방학을 제외하는 계약이 응답자의 14%로 나타나 여전히 쪼개기 계약이 행해지고 있다.

방학을 제외한 계약을 정당화시키는 조건들이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에 나와 있다. 6개월 이하의 계약이나 다음 학기에 재계약이 불확실한 경우는 방학을 제외하는 계약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실업이 반복되는 기간제교사의 조건을 모르쇠로 일관하며 기간제교사노조 설립을 반려한 것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 침해이며 기간제교사의 노조설립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지난 3월 28일에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는 기간제교사노조의 노조설립신고 반려를 이유로 기간제교사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17개의 시도교육청 중 14곳이 진보교육감 교육청이다. 이 교육청들은 법외노조인 전교조와 정책협의를 하면서도 기간제교사노조를 외면하고 있다. 이는 비정규직 노조에 대한 차별일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기간제교사를 정규직 전환대상에서도 제외하였고, 제외당시 약속한 차별시정은 오리무중이다. 그래서 기간제교사들은 임금과 복지에서도 차별을 당하고 있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참아야 한다. 또한 비정규직 채용을 막겠다며 만든 비정규직 사전 심사제는 유명무실로 드러나 오히려 비정규직 채용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기간제교사들은 아예 사전심사 절차가 생략되었다고 한다. 결국 기간제교사를 비정규직으로 계속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왜 기간제교사들이 노동기본권조차 침해당해야할까? 문재인 정부가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핵심협약 비준을 한다면서 노동개악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노동자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고 기업의 목소리만 듣겠다 한다. 기간제교사도 그 피해자의 일부이다.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는 전교조가 제소한 제1865호 한국사건(진정일: 1995년 12월 14일)과 관련하여, 1996년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국 정부에게 해고자와 실업자가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의 폐지를 권고하였고, 또한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제한하는 교원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상의 관련 조항에 대해서도 그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정부가 전국기간제교사노조의 설립신고를 반려한 법률은 이미 결사의 자유위원회가 여러 차례 폐지하도록 권고한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는 ILO결사의 자유위원회의 권고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기울어진 운동장에 간신히 매달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또한 공무원과 교사의 노동기본권을 따로 만들어 제한하고 있다. 공무원과 교사의 노동기본권을 다른 노동자와 달리 정해야 할 합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기간제교사노조는 노동기본권 침해로 고스란히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온갖 차별과 고용불안에 맞서 싸우기 위해 기간제교사들에게 꼭 필요하다. 기간제교사노조가 한국정부를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은 노조 할 권리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했기 때문이지만, 더불어 기간제교사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도 제외하고, 기간제교사를 차별하며, 심지어 노조를 통한 변화마저 가로막는 정부의 태도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정부는 기간제교사노조가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에 정부를 제소하는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여 기간제교사 노조를 인정하고, 기간제교사노조와의 교섭에 나서기를 요구한다. 기간제교사노조는 이를 위해 끝까지 투쟁해 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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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차 기간제교사이며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대표임. 기간제 교사와 관련한 기사를 쓰고 있음. 세월호 참사 기간제 교사의 순직인정요구, 기간제 교사 차별 문제 등을 고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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