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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햇빛에 은가루 날리듯 억새꽃들이 반짝이던 간월재 억새밭에서.
 가을 햇빛에 은가루 날리듯 억새꽃들이 반짝이던 간월재 억새밭에서.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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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간직하고 싶은 계절, 가을이다. 시끌벅적한 세상사를 잊고 그저 가을 속으로 빠져들고 싶은 요즘, 새송죽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영남알프스 신불산 산행(1159m)을 떠나게 되었다.

지난 10일, 오전 9시 창원 마산우체국서 출발해 산행 들머리인 간월산장(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알프스온천5길)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10분께. 산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국제클라이밍장의 실외 인공암벽을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에 자꾸 눈길이 갔다.
 
 신불산 산행 길에는 로프 움켜잡고 바위를 타는 재미가 쏠쏠했다.
 신불산 산행 길에는 로프 움켜잡고 바위를 타는 재미가 쏠쏠했다.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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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프 구간에서 스릴을 즐기고.
  로프 구간에서 스릴을 즐기고.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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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있는 도전은 늘 아름답다는 생각에 잠긴 채 20분 남짓 걸어가자 홍류폭포가 나왔다. 신불산 정상과 공룡능선 사이에서 발원한 물줄기이다. 당시 수량이 적어 아쉬운 마음도 들긴 했으나 산행 길에서 만나는, 선물 같은 폭포는 늘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해 주는 것 같다.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로프를 움켜잡고 바위를 타는 구간이 더러더러 있어 몸은 힘들어도 재미가 쏠쏠했다. 우회로가 있어도 괜스레 스릴을 즐기고 싶은 마음에 굳이 험한 바윗길을 가기도 했다.
 
 신불산 칼바위 공룡능선에서.
 신불산 칼바위 공룡능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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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불산 정상
 신불산 정상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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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산행으로 추억이 깃든 가지산(1241m), 그리고 지극정성으로 수도에 정진하는 한 스님에게 한 끼의 하얀 쌀을 날마다 내주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쌀바위가 아스라이 바라다보였다. 낮 12시 40분께 신불산 공룡능선에 이르렀다. 무시무시한 공룡이란 이름에 걸맞게 조심스럽게 걸어야 하는 칼바위 구간이다.

공룡의 등뼈를 연상하게 하는 이 능선을 걷다 보면 자칫 발을 헛디딜까 겁도 났다. 그래서 우회로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잠시 우회로를 이용했다가 그래도 탁 트인 조망을 즐기고 싶어 아슬아슬한 공룡능선으로 다시 올라갔다. 신불산 정상에 1시 40분쯤 도착했다. 공룡능선서 흩어졌던 일행들과 이곳서 만나 맛있는 점심을 같이했다.

간월재 억새밭서 은빛 가을을 보다
 
 간월재 억새밭에 은빛 가을이 내려앉았다.
 간월재 억새밭에 은빛 가을이 내려앉았다.
ⓒ 김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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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산 정상에서 간월재(900m)까지는 1.6km. 신불산과 간월산 능선이 만나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영남알프스는 가지산을 중심으로 신불산, 영축산, 간월산 등 해발 1천미터 이상 되는 9개 산군이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울산, 밀양, 양산, 청도, 경주의 접경지에 형성돼 있다.

우리는 오만 평 억새밭을 볼 수 있는 간월재를 향했다. 40분 남짓 걸어갔을까, 영남알프스의 관문인 간월재에 이르렀다. 옛날에는 소금장수, 장꾼들이 넘어 다니고, 지붕을 잇기 위해 시월이면 인근 주민들이 올라와 억새를 베어 지게에 지고 내려갔던 삶의 길이기도 했다.

눈앞에 넓디넓은 억새밭이 끝없이 펼쳐졌다. 눈부신 가을 햇빛에 은가루 날리듯 억새꽃들이 반짝이고, 바람과 노닥노닥하는 억새 물결 따라 은빛 가을이 졸린 듯 누워 있었다. 내 마음밭에도 이제야 진정 가을이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저기 가을을 쏟아 내는 간월재 억새밭을 뒤로하고 간월산장 방향으로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산들을 바라보니 한 발짝씩 깊어 가는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제 봐도 반가운 다람쥐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한동안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 거리에서 쪼르르 달려가다 가만히 멈추기를 되풀이했다.

신불산의 거친 바위들, 그리고 간월재의 억새밭이 어느새 그리움이 되어 내 마음에 들어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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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