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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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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이 결국 사퇴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이제 더불어민주당에 근접했다.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5.3%, 한국당 지지율은 34.4%를 기록했다(성인 2502명 대상, 7~8일과 10~11일 조사, 오차범위 ±2.0%p 95% 신뢰수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대한민국이 촛불 이전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검찰 개혁 법안과 선거제도 개혁 법안의 운명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도 문제이지만, 여당인 민주당도 문제다. 민주당은 조국 장관이 사퇴하기 직전인 14일 오전까지도 한국당과 협상을 하겠다면서 2+2+2 협상테이블(원내교섭단체의 원내대표와 의원 1명이 참여하는 협상테이블)을 만들었다. 그러나 공수처법 자체를 반대하고, 패스트트랙이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는 한국당과 협상해서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아마도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검찰 개혁 입법에서 일정한 성과를 낸 후에 조국 장관을 사퇴시키겠다는 계산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얘기는 최근 국회 주변에서 들리던 얘기였다. 그러나 그런 발상도 어리석은 것이었다. 조국 정국을 통해 한껏 이익을 누리고 있는 한국당이 검찰 개혁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검찰 개혁의 핵심인 공수처법을 한국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한국당과 협상을 해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일이다. 결국 상황은 조국 장관이 사퇴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제는 서초동의 시간이 아니라, 여의도의 시간이다.

민주당의 몫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사법개혁 법안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사법개혁 법안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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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와 검찰이 그동안 발표했던 개혁 방안들은 그대로 추진하면 된다. 문제는 법률을 고쳐야만 실현할 수 있는 개혁 과제들이다. 공수처(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는 법률을 만들어야 설치할 수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도 법률을 통해야 한다.

결국 앞으로 남은 두 달 정도의 시간 동안 국회에서 법률을 통과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여당인 민주당이 해야 할 몫이고, 두 번째는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이 해야 할 몫이다.

첫째, 민주당은 한국당과 분명한 선을 긋고 개혁 입법 연대를 복원해야 한다.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검찰 개혁 법안과 선거제도 개혁 법안은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면 통과된다. 바른미래당이라는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한국당을 패싱하고도 통과는 가능하다.

현재 의석 분포를 보자. 민주당 128석, 정의당 6석, 대안신당(대안정치연대) 10석, 민주평화당 4석, 민중당 1석에 바른미래당의 당권파(비유승민계)와 일부 무소속을 합치면 160석 가까이 된다. 따라서 민주당은 이들과 검찰 개혁 법안, 선거제도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 한국당과 협상할 때가 아니다.

검찰 개혁 법안부터 먼저 통과시킬 이유도 사라졌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검찰 개혁 법안을 통과시킨 후 조국 장관이 사퇴하는 수순을 생각한 것 같은데, 이미 조국 장관은 사퇴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개혁 입법 연대를 복원하기 위해 검찰 개혁 법안, 선거제도 개혁 법안을 모두 올려놓고 최종 조정을 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법안들을 묶어서 11월 말~12월 초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법안 내용에 대한 조정이 필요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 일정이 현실적이다.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공수처 법안이 2개이기 때문에 그 법안 간에 조정을 해야 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의 세부 내용을 둘러싼 일부 이견도 조정해야 한다.

그리고 선거제도 개혁 법안도 수정논의를 해야 한다. 현재의 지역구 253석을 225석으로 줄인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지역구 의석 축소 폭을 줄이려면 전체 의석 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국회의원 연봉을 삭감하고 특권을 폐지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국정감사가 끝나는 10월 22일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고 해도, 시간은 걸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현실적인 일정은 11월 말~12월 초에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과 선거제도 개혁안을 동시에 통과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패스트트랙 당시에 합의된 내용이기도 하다.

선거제도 개혁안이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국회 본회의에 상정 가능하게 되는 시점이 11월 27일이니, 그때까지 한 달 정도 집중적인 논의와 조정 작업을 해야 한다. 그것이 집권 여당이 해야 할 일이다.

시민의 몫
 
"검찰개혁!" 검찰청앞 시민들 분노 폭발 '제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사이 도로에서 사법적폐청산연대 주최로 열렸다.
▲ "검찰개혁!" 검찰청앞 시민들 분노 폭발 "제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지난 9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사이 도로에서 사법적폐청산연대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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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이제 여의도로 모일 준비를 해야 한다. 검찰 개혁법안, 선거제도 개혁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 할 때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하는 상황도 연출될 수 있다.

그러나 검찰 개혁과 선거제도 개혁은 보수-진보의 문제도 아니다. 검찰의 권력남용을 통제하고, 민심이 공정하게 반영되는 선거제도로 개혁하는 것은 합리적인 국가운영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당과 일부 세력들이 검찰 개혁, 선거제도 개혁을 가로막기 위해 자꾸 정파적인 색깔을 입히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지금의 검찰, 지금의 국회를 이대로 두는 것이 좋은가? 개혁하는 것이 좋은가?'라고 물어보면 '확 바꿔야 한다'는 답이 많이 나올 것이다. 게다가 선거제도 개혁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특권 폐지에 대한 생각을 물으면 압도적인 찬성이 나올 것이다. 검찰 개혁, 선거제도 개혁, 국회 개혁은 주권자인 국민들이 당연히 요구할 수 있고, 요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촛불시민들이 챙겨야 할 최소한의 성과이다.

앞으로 남은 두 달이 개혁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촛불이 물거품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이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최소한 검찰 개혁과 정치 개혁은 성취해 내야 하지 않겠는가.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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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예산감시 전문시민단체인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참여연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 시민운동에 참여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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