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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난민인권 공동행동 소속 학생들이 14일 오전 11시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에서 이란 출신 김민혁씨 아버지 난민 지위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민혁(16)군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대 난민인권 공동행동 소속 학생들이 14일 오전 11시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에서 이란 출신 김민혁씨 아버지 난민 지위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민혁(16)군이 발언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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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도 살아남아야 한다." 

서울대 73주년 개교기념식이 열린 14일 오전 11시 관악캠퍼스 다른 한쪽에선 작지만 중요한 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서울대 난민인권 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 소속 학생들은 이날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이란 난민 학생 김민혁(16)군 아버지 난민 지위 인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민혁씨 아버지의 난민지위 인정과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서울대 학생 115명 일동'은 이날 법무부에 김군 아버지 난민 지위 인정을 촉구하는 한편, 난민법 개악 의사를 철회하고 난민지위 인정 심사 실태조사를 통해 심사에 공정성을 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란 출신 무슬림이었다가 천주교로 개종한 김민혁군과 아버지는 지난 2016년 종교적 박해 위험이 있다며 난민 지위를 인정해달라고 신청했지만, 지난해 아들 김군만 난민 지위를 인정했을 뿐 아버지는 불인정했다.

서울대 캠퍼스 곳곳에 '김민혁 아버지 난민 인정하라' 대자보

서울대 학생들이 학내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낸 건 오랜만이다. 일부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해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이 역시 서울대 학사관리와 관계된 문제였다. 반면 현재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김민혁군과 아버지는 서울대 학생들과 아무런 연고도 없다.

애초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참석 예정이었던 일부 학생들이 시험 등 개인 사정으로 빠지면서 갑작스레 연기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관련기사 : "서울대 학생도 법무부도, 난민 문제에 관심 가져주길" http://omn.kr/1l5mz)

그 뒤 공동행동은 더 단단해졌다. 그 사이 공동행동 참여 단체가 6곳에서 7곳으로 늘면서, 서명자 숫자도 113명에서 115명으로 늘었다. 또 이날 관악캠퍼스 곳곳에는 공동행동 이름으로 '난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 있었고, 마침 이날 발행한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도 제주도 난민 인정을 둘러싼 논란을 주요 기사로 다뤘다.
  
 서울대 난민인권 공동행동 첫 기자회견이 열린 14일 오전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 곳곳에 이란 출신 김민혁씨 아버지 난민 지위 인정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있다.
 서울대 난민인권 공동행동 첫 기자회견이 열린 14일 오전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 곳곳에 이란 출신 김민혁씨 아버지 난민 지위 인정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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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군도 이날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해 평소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대학생 형과 누나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군은 "나와 아버지에게 닥쳐온 추방 위기, 난민 신청, 생계의 위협, 아버지의 건강 악화, 최근 몇 년 간 영화 속을 사는 느낌으로 살고 있다"면서 "나와 아버지가 길이 막혀 서 있을 때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함께 길을 찾아 주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군은 "고난을 겪는 우리 가족을 위해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려고 이 자리에 섰다"면서 "'도대체 제 가족이 뭐라고?' 과분한 사랑에 한없이 부끄러워지지만 갈 길이 많이 남은 나는 그 사랑을 고스란히 받아 소중히 간직하고자 한다, 포기하지 않고 시련을 이겨내 우리 가족이 진 빚을 모두 갚으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군은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 가족과 함께 길을 찾기 위해 나서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대학생 형과 누나들의 뜻을 감사히 받아 이 어려움을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김군은 이날 기자회견 직전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저는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형 누나들인데, 저와 아버지를 위해 이렇게 해주신다는 걸 감사히 여기고 내가 진 빚이라 생각하고 꼭 갚겠다"고 밝혔다. 김군은 학교 곳곳에 아버지 난민 지위 인정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고 서울대 학보에서도 난민 문제를 다뤘다는 소식에 놀라워했다.

아울러 김군은 최근 인천공항에 억류됐다 288일 만에 국내 입국한 콩고 출신 앙골라 난민 루렌도씨 가족에게 동병상련 심정도 밝혔다. 김군은 "처음부터 (루렌도 가족 공항 억류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꼭 (난민 지위) 인정이 돼서 한국에서 생활했으면 좋겠다"면서 "(난민 지위 인정이) 너무 힘든 과정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군은 최근 정부가 난민심사를 더 엄격하게 하는 방향으로 난민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지금도 너무 힘든 과정인데 더 어려워지면 난민심사를 받는 분이나 받으려는 분이나 점점 더 어려워질 것로 보인다"면서 "한 명의 진짜 난민을 찾기 위해 많은 분들이 희생하는데 시스템이 바뀌어서 심사 쪽에서 전문가를 써서 그 나라에 지식이 있는 분들이 심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지난 8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미성년 자녀 양육을 감안해 1년간 한시적인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았던 김군 아버지는 지난 9월 6일 이의신청해 법무부 '난민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김군은 "(난민위원회 심사에서) 무엇보다 공정성이 (확보됐으면) 좋겠다"면서 "나와 같은 사유에, 같은 가족인데도 나는 인정, 아빠는 불인정인 게 잘 납득이 안 돼 위원들이 잘 판단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뜬금없다는 반응도 많았지만... '난민 혐오' 벽 허물 것"
 
 서울대 난민인권 공동행동 소속 학생들이 14일 오전 11시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에서 이란 출신 김민혁씨 아버지 난민 지위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대 난민인권 공동행동 소속 학생들이 14일 오전 11시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에서 이란 출신 김민혁씨 아버지 난민 지위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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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울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정의당 서울대 학생모임/학생위원회, 서울대 녹색당, 관악 여성주의학회 '달',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서울대분회 등 7개 참여 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공동행동 대표인 김영민(19·서울대 사회교육학과)씨는 이날 "'난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구호를 내걸고 공동행동을 결성한 뒤 다른 학내 이슈도 많은데 난민 문제를 다루는 게 뜬금없다는 반응도 많았다"면서도 "인천공항에 억류된 287일 동안 루렌도 가족 곁에는 긴 싸움을 함께 한 활동가들이 있었다, 우리의 연대는 언젠가 '난민 혐오'란 공고한 벽에 균열을 내고 굳게 닫힌 국경을 열어 더 많은 이들이 안전과 권리를 보장받으며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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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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