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윤희에게> 기자회견

영화 <윤희에게> 기자회견 ⓒ 부산국제영화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윤희에게>의 공식 기자회견이 1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영화를 연출한 임대형 감독을 비롯, 배우 김희애, 배우 나카무라 유코, 배우 김소혜, 배우 성유빈 등 작품에 출연한 주조연 배우들이 모두 함께 참석했다.

영화 <윤희에게>는 임대형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로 엄마와 딸의 아름다운 여행을 배경으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가슴 따뜻한 드라마다. 우연한 기회에 엄마(김희애 분)에게 온 편지를 읽게 된 딸 새봄(김소혜 분)이 그녀가 한평생 숨겨온 비밀을 알아채고 그 마음을 이해하고 어루만져 주고 싶어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랑의 상실과 복원뿐만이 아니라, 화해와 성장의 드라마까지 모두 잘 녹아있는 작품이다.

영화 <윤희에게> 기자회견에서 나온 문답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영화 <윤희에게> 스틸컷

영화 <윤희에게> 스틸컷 ⓒ 부산국제영화제


Q1. 간단한 인사 말씀과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임대형 감독: "영화 <윤희에게>는 사랑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영화입니다. 사랑이라는 큰 테마 안에서 각자 자기 분량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인물들이 서로를 보듬고 위로하면서 계속해서 살아가고자 하는 그런 이야기이고요. 모녀의 여행기를 다루고 있는 여성 버디 무비이기도 하고, 멜로 드라마이기도 하고, 또한 성장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장르가 녹아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배우 김희애: "영화 <윤희에게>가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배우 나카무라 유코: "제가 출연한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초대가 되어서 가슴 설렙니다. 정말 감격스럽고요.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배우 김소혜: "제가 처음으로 영화로 인사를 드리는데, 이 작품이 폐막작으로 선정이 되어서 긴장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배우 성유빈: "이른 시간인데도 많은 분들 와주셔서 긴장도 되지만 감사합니다. 처음 봤을 때 차분하고 좋은 느낌을 받았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Q2. 20년간 서로를 그리워하는 감성적인 연기를 펼쳤는데, 영화에서 그려지기로는 실제로 만나는 과정은 짧고 그리워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각자 인물에 어떻게 다가가셨는지 궁금합니다.
김희애: "영화 들어가기 전에 많은 다른 작품들을 봤습니다. 제 감성을 말랑말랑하게 운동시키기 위해서요. 최대한 제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고 싶어서 정말 많은 작품들 봤고요. 대본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왔고 좋았기 때문에 따로 준비할 필요없이 너무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나카무라 유코: "이 작품을 촬영하기 전에 고 프로듀서님이 김희애씨 사진을 제게 주셨는데요. 고등학교 시절의 사진인데 너무 예쁘고 멋진 사진인데 제 휴대폰 안에 담았습니다. 촬영하기 전에 매일 매일 그 사진을 보면서 촬영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윤희에 대한 마음이 제 안에서 링크가 되었고 그런 마음이 가슴에 점점 쌓여갔던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이 생기는 시점에 촬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3. 이 작품이 여성의 연대를 그리는 영화이면서 동시에 사랑을 그리는 영화인데요. 두 여배우께서 어떤 지점에 이끌려서 결정적으로 출연하게 되었는지.
김희애: "극 중에서는 첫 사랑을 찾아가는 윤희였지만 꼭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제 자신을 찾아가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그런 게 굉장히 컸던 것 같아요. 특히, 주제나 소재보다도 책 한 권을 소설책처럼 모처럼 행복하게 읽어 내려갔어요. 이 영화 속 어떤 역할이건 간에 너무 재미있게 읽게 되어 같이 참여하고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나카무라 유코: "대본을 읽어보고 나서 사람에 대한 상냥함, 친절함 같은 부분이 두드러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한 사람에 대해서 당신 존재 그대로여서 상관없어. 라고 이야기 해주는 듯 했어요. 그래서 이 영화의 일부가 되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세상에서 범주화 된 것들을 유유히 뛰어넘어서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상관없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것이 국경이든 성별이든 무엇이든 잣대는 없어도 되고. 나 자신은 누구이고 그런 내가 누구를 사랑하는가 하는 것에 대해 물음을 대면할 수 있다면, 결국 자신에게도 부드러워질 수 있고. 남에게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도 생각했고요. 대본을 보면서 그런 의미에서 첫눈에 반한 느낌이 들었고, 저도 참여하고 싶어졌습니다."
 
 영화 <윤희에게> 기자회견

영화 <윤희에게> 기자회견 ⓒ 부산국제영화제


Q4. 젊은 두 연기자 분께서는 평소에 사랑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김소혜: "저는 아직 어리지만 제가 작품에 있어서나 삶에 있어서나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로 사랑의 모양이나 방향이 가지각색으로 나타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성유빈: "저도 마찬가지로 이 작품을 읽고서 가장 첫번째로 보이는 것은 설렘과 사랑이었던 것 같고요. 제 나이 또래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저는 개개인마다 다른 것이기에 어떤 잣대를 둘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아름다운 영화다. 라고 생각하며 작품에 임했고, 작품 속 경수 새봄 커플도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냥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5. 김희애 배우와 함께 작품을 하시면서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임대형 감독: "김희애 선배님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영광이었고요. 처음 만난 자리에서 대본을 보시고 합류하기로 하셨는데 정말 그런 점이 존경스러웠어요. 저같은 신인 감독의 작품을 대본을 보고 믿어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했고, 함께 작업하면서도 선배님께서 매 신, 매 쇼트, 매 테이크마다 최선을 다하셨어요. 정말 프로페셔널 하시기 때문에 저도 항상 모니터 앞에서 긴장하고 집중하려고 노력했고요. 그런 과정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Q6. 윤희라는 인물을 어떻게 해석했고, 그 인물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김희애: "영화 속에서 만나는 장면은 너무 짧았잖아요. 하지만 그동안 너무 보고 싶었고 제 잃어버린 과거, 그런 복합적인 그런 것들을 한번에 제가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그냥 상상만 했어요. 너무 다행스럽게도 그 짧은 순간에 준(나카무라 유코 분)이랑 같이 하는 신들을 제가 이렇게 쏟아냈다고 그럴까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된 게 저도 신기했고 한편으로는 너무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낯이 (영화에 나와서) 정말 저도 스크린 볼 때 조마조마했는데 뭐 어떻게 하겠어요. 역할이 그래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처럼 그 역할이 그럴 수밖에 없었죠."
 
 영화 <윤희에게> 기자회견

영화 <윤희에게> 기자회견 ⓒ 부산국제영화제


Q7. 작품의 원제가 'Moonlit winter'인데 한글 타이틀은 <윤희에게>라고 결정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영화 <여자, 정혜>나 < 82년생 김지영 >처럼 영화의 특성을 관객들에게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하기 위함 일까요?
임대형 감독: "원래 제작단계에서는 '만월'이라는 제목이었는데요. 아무래도 한자어라서 직관적이지 않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어떤 제목이 좋을까 고심하다가, 이 영화의 편지 첫 나래이션에 나오는 '윤희에게'로 하기로 했습니다. 이 타이틀이 영화를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제목일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 82년생 김지영 >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나카무라 유코 배우님이 이 대본을 이해하실 때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을 일본 서점에서 사서 보고 감동을 받으셨고,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Q8. 지난해 아시아 영화 펀드 장편 극영화 제작지원 펀드를 받아 제작한 영화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은데요. 임대형 감독님의 소감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임대형 감독: "폐막작으로 선정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소식을 듣고 감격스러웠고요. 부산국제영화제가 아니었다면 제가 전작도 그렇고 이번 작품도 완성하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만큼 저한테는 감사한 영화제라고 생각합니다. 영광입니다."

Q9. 전작인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에서는 부자 관계를 중심이 되었는데 이번 영화 <윤희에게>에서는 모녀에 대한 관계가 그려졌습니다. 의외로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고 사실적이어서 놀라웠는데요. 이번 연출에 있어서 어떤 준비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임대형 감독: "전작은 부자 관계의 이야기였는데 그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를 전형적으로 대상화하거나 기존에 했던 어떤 여성 캐릭터를 소비시키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인물들이 주변에 머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스스로의 반성과 같은 과정이 좀 있었어요. 그러면서 이번에는 그 부자 관계를 전복시켜서 모녀 관계의 이야기를 하고싶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대본을 쓰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저 스스로 남성이라 한계가 있다는 걸 알았고, 주변에 있는 여성 동료들과 저의 친구들, 작업하면서도 내내 많이 여쭤보면서 작업을 했습니다. 현장에서도 감독이지만 조력자로서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연출하는 것이 이 영화의 좋은 방향일까 계속 고민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윤희, 새봄(김소혜 분) 모녀는 저한테 딱히 먼 이야기가 아니라 저희 어머니와 동생의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관찰했던 부분이 있고, 역시 많이 물어보면서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Q10. 두 분 다 신인인데 촬영장에서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궁금합니다.
김소혜: "일단 성유빈 군이 저보다 어린데, 오빠처럼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편하게 해줘서 저보다 경험도 많아서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촬영하는 과정에 있어서 장난도 많이 치고 해서 저는 편했던 것 같아요. 재미있었어요."

송유빈: "저도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이 나는데요. 누나이기도 하고 제가 낯을 가려서 친해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제가 낯을 가렸음에도 불구하고 누나가 편하게 해주고 해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반대로 누나가 편하게 느껴주고 저도 편하게 행동이 계속 나오니까 현장에서 연기할 때도 편했던 것 같고 배울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김희애 선배님은 역시나 잘 해주셨고, 엄마처럼 해주셔서 편했던 것 같습니다."

Q11. 모녀 관계 역할 과정에서 특별히 준비했거나 중점을 두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희애: "중점을 어디 두거나 준비를 하지는 않았던 것 같고. 저는 언제나 대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연습 많이 하는 것 밖에 없다고 하는 배우입니다. 이번에 김소혜 배우가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믿을 수 없을 만큼 능숙하게 해내서 정말 편하게 했습니다. 너무 딸처럼 느껴지게 해줘서 실제로 제가 딸은 없지만 이런 딸이 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역할을 잘해 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별한 어려움 없이 정말 모녀 관계처럼 연기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소혜: "저도 연기에 대한 경험이 많이 없어서 이번에는 조금 더 과감하게 하고 싶었고 많이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하자고 계속 마음을 먹고 했던 것 같고요. 준비는 오래 전에 여러 가지 해보고 현장에서는 최대한 신경 안쓰고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선배님께서 계속 특급 칭찬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한데. 저는 나중에 경험이 많아지고 이렇게 동료들이 많이 생기면, 현장에서도 사석에서도 선배님처럼 연기에 임하고 또 사람을 대하고. 하는 부분들을 정말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Q12. 감독님, 영화 속 '윤희'라는 인물을 어떻게 해석하셨길래 김희애 배우를 캐스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임대형 감독: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상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한 명의 인격과 개성이 있는, 자기 취향이 있는 한 사람을 만들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떠오른 분이 김희애 선배님이셨습니다. 특별한 존재감이 있으시고 원체 카리스마가 있으시기 때문에 윤희 역할에 제가 가장 적임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고 그래서 부탁을 드렸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윤희에게 폐막작 임대형 김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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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숫자로 평가받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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