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시(시장 박일호)가 도시재생지원센터장과 체육회 국장, 문화재단 상임이사,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퇴직공무원들로 채용하거나 내정하고 있어 시의회에서 '특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 허홍 의원은 11일 오전 열린 밀양시의회(의장 김상득) 제213회 임시회 본회에서 "밀양시 공공기관 채용 이럴 수가 있나? 퇴직 공무원만을 위한 특혜 채용"이란 제목으로 5분 자유발언했다.
5분 자유발언에서 허홍 의원은 한 시민이 제보한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거기에는 밀양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과 팀장을 비롯해 밀양시 산하 공기업과 재단 이사장의 선임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허 의원은 "시민분께서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내용을 알고 문제점들을 지적하신 글을 보고 시의원으로써 정말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했다.
먼저 밀양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과 팀장의 채용 문제부터 거론되었다. 허 의원은 "센터장의 사전내정, 퇴직공무원을 위한 맞춤형 구직요건 등 퇴직공무원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 해놓고선 그러고도 공개채용 공고를 내고, 면접을 보고 채용 결정을 하고 나니 퇴직공무원 3명 채용으로 결정 난 것"이라며 "차마 시민들이 알까 부끄러운 내용이었다"고 했다.
팀장 3명 중 1명은 박일호 시장의 선거사무소 선거사무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 퇴직공무원이었다는 것. 허 의원은 "그 팀장은 박 시장의 선거사무소 책임자로 있었다. 그는 (선거 뒤) 아리랑축제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다가 이번에는 월 수백만 원의 월급을 받는 도시재생지원 팀장으로 채용되었다"고 했다.
그는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담당업무과장을 몇 개월 먼저 명예퇴직 시켜 센터장을 근무할 수 있도록 내정되어 있다고 소문이 나 있는 등 박일호 시장의 공공기관 채용 인사는 차마 웃지 못할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 짜여진 각본대로 사전 임명해 놓고선 공개 채용한다는 공고를 내고 공정하게 하는 것처럼 면접을 보는 등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시민을 속이고 울리는 밀양시 행정이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이냐"고 따졌다.
"또 있다"고 한 허홍 의원은 "체육회와 전혀 관계없는 퇴직공무원을 체육회 국장으로, 문화예술에는 문외한인 퇴직공무원을 문화재단 상임이사로 얼마 전 임용하였고,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자리도 퇴직 공무원으로 사전 내정설이 이미 소문나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생겨날 각종 지원 단체에 가고 싶어 시장에게 줄을 선다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는 밀양시정의 현실을 알고 계시느냐"며 "차마 더 이상 부끄러워 할 말을 다 못할 지경"이라고 했다.
허홍 의원은 "말로는 밀양시민들과 소통하고 시민 모두를 위한 시정을 펼치겠다고 큰소리치지만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밀양시민들을 위한 시정이 아니라 일반시민들을 기만하고, 울리며, 공무원을 위한, 공무원에 의한, 공무원만의 행정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며 "참으로 어이없는 부끄러운 시정을 보면서 너무도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허 의원은 "밀양시 시정의 주인은 시장이 아니라 시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우며 밀양시정이 시민들 모두에게 공평하고, 투명하게 펼쳐지기를 충심으로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밀양시 인사과 관계자는 도시재생지원센터장‧팀장에 대해 "도시재생 공모사업을 하는 데 있어 민간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는 역할을 한다"며 "석‧박사의 전문가를 영입하고 싶지만, 임금도 적다 보니 오지 않으려 하고, 젊은 사람들도 외지로 나가 그만한 연령의 지원자가 없다. 그래서 법률 등에 있어 내용을 아는 퇴직 공무원을 불가피하게 채용하게 되었다"고 했다.
체육회 국장과 문화재단 상임이사 등에 대해, 그는 "적임자가 없었다. 절차를 거쳐 퇴직 공무원을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