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초미의 관심사> 스틸컷

영화 <초미의 관심사> 스틸컷 ⓒ 레진스튜디오

 
<초미의 관심사>는 편견에 도전하는 영화다. 그리고 사랑, 어울림, 꿈, 성장, 가족 등 많은 키워드를 담고 있다. 서울 이태원이 갖고 있는 다문화 특성을 여러 캐릭터 속에 녹여 내며 서로 다를 뿐,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가수 치타가 김은영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그의 배우 데뷔작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독립·상업영화를 가리지 않는 조민수와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이 영화에서 모녀관계를 연기했다. 둘은 비슷한 듯 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웃기고 울렸다.

배우와 감독을 오가며 바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남연우가 2016년 <분장> 이후 3년 만에 이 영화로 부산영화제에 초청됐다. 8일 부산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진행된 GV에서 남연우 감독은 "두려움 보다는 설렘이 컸다. 두 배우가 앵글에 잡히는 순간 나는 할 게 없었다"라며 배우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날 GV에서 "현재 '초미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묻는 관객의 질문에 남연우 감독은 "이 영화가 끝나고 평이 어떻게 남겨질까" 궁금하다고 답했다. 반면 엄마 역의 조민수는 "우리 영화 <초미의 관심사>가 초미의 관심사다"라는 재치 있는 대답을 했다. 순덕 역의 김은영은 "오늘 두 번째 관람인데 현장 반응을 보고 싶었다. 의외의 부분에서 웃음이 나와 놀랐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민수는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본다며 엔딩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울먹이기도 했다.

다양함이 공존하는 이태원
 
 영화 <초미의 관심사> 스틸컷

영화 <초미의 관심사> 스틸컷 ⓒ 레진스튜디오

 
영화는 하루 동안 이태원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해프닝을 그린다.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모녀가 집 나간 막내를 찾기 위한 고군분투 한다. 개성 있는 캐릭터가 이태원 일대를 활보하고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태원을 훑는다.

싱글맘, 성소수자, 트랜스젠더, 겉모습이 다른 토종 한국인, 관광객 등 사람들이 부대끼는 삶의 현장을 보여준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소수자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는 소시민이다. 이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삶을 추구할 때 커다란 톱니바퀴 같은 사회는 삐걱대지 않고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영화는 겉모습만 가지고 판단하는 편견에 대해 되짚어 보고, 우리 곁에 누가 살고 있나 톺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는 모습은 모두 달라 보여도 너나 나나 다 비슷하게 사는 이야기다. 엄마와 딸은 다소 튀는 외모 덕에 어딜 가나 주목받는다. 하지만 그 주목이 때로는 불편한 시선이 되기도 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모습과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혐오하는 게 아닌 존중해주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는 계기
 
 영화 <초미의 관심사> 스틸컷

영화 <초미의 관심사> 스틸컷 ⓒ 레진스튜디오

 
가족이라고 해서 다 같아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버리면 좋겠다. 모녀는 서로 다른 외모와 이미지로 곤란함을 종종 겪는다. 가족임을 증명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말은 사회에 뿌리 깊은 편견을 또 한 번 확인하게 한다. 우리의 시선, 말 한 마디가 주었을지 모를 상처는 생각보다 깊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갖고 꿈을 접은 엄마와 그 피를 이어받은 딸의 마음을 재확인하는 가족 드라마의 형식을 갖는다. 서로 잘 몰랐던 사실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고, 쌓였던 오해가 풀리면서 돈독해진 가족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엄마라는 이름에 치여 진짜, 이름을 잃어버린 엄마의 이름을 찾아가는 과정도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관점이다.

소원하던 모녀가 막내딸의 실종으로 티격태격 하다 결국 힘을 합치는 진부한 소재를 따라가다보면 조민수와 김은영이 보인다. 둘은 버디 무비와 로드 무비를 합쳐 놓은 장르 속에서 우뚝 솟아있다. 연기가 처음이라 낯설었을 김은영의 연기를 베테랑 배우 조민수가 뒷받침해 주고 있다.
 
 영화 <초미의 관심사> 스틸컷

영화 <초미의 관심사> 스틸컷 ⓒ 레진스튜디오

 
영화에서는 랩이 아닌 노래를 먼저 시작했다는 김은영의 맛깔스러운 목소리와 재즈풍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웃음 포인트가 꽤나 많은 영화다. CG인 줄 알았던 외국인의 파쿠르 액션이 큰 웃음을 준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할 줄 아는 진짜 한국인 이정복씨의 활약도 크다. 그는 미국 출신의 '테리스 브라운'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창한 한국어로 주목받은 바 있다. 그는 이정복 캐릭터를 맡아 영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하는 이태원 토박이로 눈도장을 찍는다.

무엇보다도 남연우 감독의 기존의 연출작과 다른 스타일의<초미의 관심사>를 받아들일 관객이 반응이 궁금하다. 한편, 영화의 배경인 이태원에서 전체 촬영 분량의 90퍼센트를 찍었다고 한다. 이태원의 밤과 낮, 화려함과 보통 사람들의 대조적인 생활의 이색적으로 다가오는 영화다.
초미의 관심사 조민수 김은영 남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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