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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절을 절이라고 하는 것은 절을 많이 하는 곳이라 절이라고 한다고 했습니다. 꽤 그럴싸합니다. 그런데 절을 꽤나 오래 다녀 본 필자가 보기에 절은 봐도 봐도, 들어도 들어도 이야기거리가 끝이 없는 양파 같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이 끝이 없고, 절집 구석구석에 담겨 있는 전설과 설화도 끝이 없습니다. 무심히 보면 그냥 오래 된 전통건물에 불과하지만 기둥을 타고 올라간 전설, 서까래마다 처마마다 주렁주렁한 유래까지 살피다 보면 끝이 없습니다. 문살에는 조각으로 박혀있고, 처마 끝에는 단청으로 얹혀 있습니다.

여기저기 음각과 양각으로 새겨진 조각에도 칼자국으로 이야기를 담고 있고, 알록달록한 단청 또한 붓으로 그려낸 문양마다 구구절절한 유래를 설화로 담고 있으니 절은 캐고 또 캐고 아무리 또 캐도 이야기꺼리가 마르지 않는 비밀 보따리입니다.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글 노승대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9년 10월 1일 / 값 28,000원)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글 노승대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9년 10월 1일 / 값 28,000원)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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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글 노승대, 펴낸곳 불광출판사)는 절에 있지만 알아야만 보이는 것들, 조각과 문양들이 담고 있는 유래와 의미들을 쏙쏙 들춰내 가리키고 있는, 보고 있으면서도 보지 못했던 것들을 눈 틔워 들려주는 손가락질 같은 내용입니다.

휙 둘러보는 절은 거반 비슷비슷합니다. 이런저런 문이 여럿 있고, 여기저기 어떤 부처님을 모신 법당이 있고, 풍경이 달려있는 처마 끝이 있고,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가 있어 어느새 마음까지 조용해지게 하는 묘한 공통점이 있는 곳이 절입니다.

하지만 좀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무수한 사연이 똬리를 틀고 있고, 전설 같은 설화와 우스갯소리 같은 유래가 이런 조각과 저런 그림으로 구석구석, 여기저기 곳곳에 술래처럼 숨겨있고 상징물처럼 드러나 있는 곳이 절입니다.

세상은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입니다.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가 낳은 새끼 고양이, 쥐를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고양이도 쥐를 보면 마치 전생의 원수를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반사적으로 공격을 하는 것도 그 이유가 아리송한 것 중 하나입니다.

그런 유전인자를 타고 태어난 때문이겠지만 고양이가 본능적으로 쥐를 쫓는 이유도 궁금하고, 열두 띠를 상징하는 동물 중가 쥐가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게 된 유래도 궁금하기만 합니다. 그 유래를 어림할 수 있는 설명이 재미있습니다.

석가모니는 천국으로 통하는 열두 개 문의 수문장을 모집한다고 했습니다. 소문을 듣고 모인 열 두 동물이 자리를 정하여 기다리는데 모든 동물의 무술 스승이었던 고양이가 제일 앞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소, 호랑이, 토끼 등 12띠를 상징하는 동물들이 차례로 앉아 기다리던 중 맨 앞에 있던 고양이가 화장실에 가기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고양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석가모니가 열두 수문장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고양이를 따라 구경삼아 왔던 쥐가 석가모니에게 고양이는 '수문장 일이 힘들고 번거롭다'고 말하고는 고향으로 갔다고 거짓말을 해 고양이가 맡아야할 자리, 12띠 동물 중 제일 앞자리인 첫 번째 자리를 쥐가 차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석가모니 부처님은 생쥐에게 '수문장 자리가 한 개 비었으니 네가 수문장을 맡아야겠다'고 말하였다. 이내 오양이가 급한 볼일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은 한번 결정한 일을 번복할 수가 없어 그대로 실행에 옮겼고, 결국 쥐가 수문장을 맡게 되었다. 이때부터 고양이는 간교한 생쥐에게 속은 것을 분하게 여겨 영원토록 쥐를 잡으러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162쪽-
 
거북이, 호랑이, 용, 물고기, 게, 수달, 토끼, 돼지, 코끼리, 사자, 도깨비, 장승, 신선, 삼신할머니, 연꽃 모란, 포도 , 매란국죽 등 절에 가 잘 살펴보면 동물원엘 가도 볼 수 없는 동물도 볼 수 있고, 식물원엘 가도 보기 어려운 식물들이 사시사철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옛날이야기에나 나올법한 전설 속 도깨비, 삼신할머니, 신선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절에 새겨져있는 조각, 절에 그려져 있는 문양 그 어느 것도 그냥 허투루 그려져 있는 것은 없습니다. 책에서는 절엘 갔을 때 보고 있으면서도 보지 못하는 조각과 문양들에 새겨져 있는 의미와 유래들을 낱낱이 살피며 해부도를 그리듯 풀어내고 있어 읽는 재미는 상식이 되고 새기는 의미는 지식이 됩니다.

절에는 부처만 있지 않고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삽니다. 절에 가 부처만 보는 게 지금의 안목이라면 이 책을 통해 절 곳곳에 스며있는 의미까지를 각양각색으로 두루 새길 수 있는 안목까지를 삼신할머니가 주는 도깨비 방망이로 점지 받게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글 노승대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9년 10월 1일 / 값 28,000원)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노승대 (지은이), 불광출판사(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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