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해운대 신세계 문화홀에서 열린 <더 킹 : 헨리 5세> 기자회견

8일 오후 해운대 신세계 문화홀에서 열린 <더 킹 : 헨리 5세> 기자회견 ⓒ 성하훈


"넷플릭스와 두 개의 영화를 만들었는데 같이 작업하는 게 좋다. 넷플릭스에서는 예산이 적게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이 영화도 비용이 많이 들어갔고 과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우리가 원하는 자유를 줬다. 실질적으로 이 영화가 이렇게 개봉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최대 화제작인 <더 킹: 헨리 5세>의 데이비드 미쇼 감독은 넷플릭스 영화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극장 개봉 계획도 있지만 아직은 알 수 없다며 지금과 같은 상영방식도 좋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만들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인 <더 킹: 헨리 5세>의 기자회견이 8일 오후 2시 해운대 신세계 문화홀에서 열렸다. 데이비드 미쇼 감독과 주연배우 티모시 살라메와 조엘 에저턴, 프로듀서인 디디 가드너와 제리미 클라이너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더 킹: 헨리 5세>는 2분 안에 표가 매진된 화제작으로 관심도 컸다.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작품으로는 드물게 야외상영작으로 선정됐다. 이날 저녁 상영을 앞두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관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200m 정도의 긴 줄을 형성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감독과 배우가 참석한다는 소식에 예매줄이 아닌 입장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을 선보였다.
 
'봉준호 박찬욱 배출 한국에 오게 돼 영광'
  
 부산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더 킹 : 헨리 5세> 감독과 배우들. 왼쪽 부터 디디 가드너 프로듀서, 제레미 클라이너 프로듀서, , 데이비드 미쇼 감독.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턴 배우

부산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더 킹 : 헨리 5세> 감독과 배우들. 왼쪽 부터 디디 가드너 프로듀서, 제레미 클라이너 프로듀서, , 데이비드 미쇼 감독.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턴 배우 ⓒ 성하훈

 
<더 킹: 헨리 5세>는 극장 개봉을 하지 않고 오는 11월 1일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베니스영화제와 런던영화제에 이어 부산영화제를 통해 아시아권에서는 처음 공개됐다.
 
극중에서 왕위 계승을 원치 않는 까탈스러운 잉글랜드 왕자 '할'은 왕실 생활을 버리고 백성들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다 폭압적인 아버지가 사망하자 왕위에 올라 아버지가 남기고 간 전쟁과 혼돈을 정리하려 한다.
 
데이비드 미쇼가 연출하고 존 팰스타프를 연기한 조엘 에저턴이 감독과 함께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요즘 가장 인기있는 신예 티모시 샬라메가 헨리 5세 역으로 강렬한 연기를 펼친다.
 
시나리오를 쓰고 배우로도 출연한 조엘 에저턴은 봉준호 감독 영화 <살인의 추억>의 팬이라고 소개하며 최근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주범이 확인된 사실도 알고 있다고 말해 관심을 모있다.
 
그는 "<살인의 추억> 엔딩을 너무너무 좋아한다"며 "송강호가 카메라를 마주보는 장면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03년에 봤는데, 최근 호주에서 살인사건을 소재로한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살인의 추억>을 다시 봤다"며 "실제 범인이 잡히기 전날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엘 에저턴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도 최고의 영화"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앞서 인사말을 통해서도 "봉준호 박찬욱 감독은 제가 존경하는 감독님들이고, 이들 감독님을 배출한 나라에 오게 돼서 기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작은 스크린으로 본다고 대충하는 감독 없어
 
데이비드 미쇼 감독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선택한 것에 대해 "셰익스피어가 저희에게 강렬한 출발점 역할을 했다"며 "헨리 5세로 나오는 '할'은 연극을 통해 연기 호평을 받기도 했으나 사전 조사 등을 토대로 세익스피어를 배제하기로 결정했고 저희만의 스토리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시나리오를 함께 쓴 조엘 에저턴 역시 "감독님과 조사 연구를 통해 자유롭게 해석을 했다"며 "전투 장면에서는 실제적이면서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초현실적 요소들도 나타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8일 오후 해운대 신세계 문화홀에서 열린 <더 킹: 헨리 5세> 기자회견. 헨리 5세 역을 맡은 배우 티모시 샬라메

8일 오후 해운대 신세계 문화홀에서 열린 <더 킹: 헨리 5세> 기자회견. 헨리 5세 역을 맡은 배우 티모시 샬라메 ⓒ 성하훈

 
미국인으로서 영국인 왕을 연기한 티모시 샬라메는 "뉴욕에서 연기학교를 다녔는데, 뭔가 힘든 배역을 추구하라"고 배웠다며 "자기 영역을 벗어나는 게 힘들지만. 미국인으로 영국 왕을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깊숙이 연기를 하면서 젊은 왕이 압력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감독님의 지도를 통해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티모시 샬라메는 연기를 위해 "언어 코치를 통해 영국 악센트를 이해했다. 온라인에서 영국식 영어를 배웠고, 전투 장면은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미쇼 감독은 티모시 샬라메의 캐스팅에 대해 "훌륭한 배우이기도 했다. 여러 연기가 너무 좋았다"고 칭찬했다. 그는 프랑스인 배역에 프랑스 배우를 뽑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배우는 배역을 소화함에 있어 과감하고 거칠게 하는 경우가 필요하고, 배우로서 즐거움을 아는 것이라"며 "영국인이 프랑스인을 연기하는 게 힘들 수 있지만 배우들도 그런 부분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변신할 수 있다는 게 배우가 갖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극장에서 보던 영화가 넷플릭스로 옮겨가는 환경 변화에 대해 조엘 에저턴은 "제가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나 친구분들이 '극장도 없어지고 자동자 극장도 없었질 것이다'라고 얘기했다"며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스크린에서 한다고 디자인나 조명과 촬영 등을 대충하는 감독은 없다"면서 "어떤 방식으로 가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미쇼 감독은 "극장이나 TV 등 상영환경이 바뀌는 상태에서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영화제라는 역할이 중요하다"며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 영화제의 중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부산영화제 더 킹 : 헨리 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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