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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군의 '화려한 외출' 이라고 이름 붙여진 충정 작전 진압군의 '화려한 외출' 이라고 이름 붙여진 충정 작전
▲ 진압군의 "화려한 외출" 이라고 이름 붙여진 충정 작전 진압군의 "화려한 외출" 이라고 이름 붙여진 충정 작전
ⓒ 사진출처: (재)5.18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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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얼마만큼 잔인한가.

니체는 "인간의 선함은 천사가 될 수도 있고 인간의 악함은 악마가 될 수도 있다"고 했지만, 너무 추상적이어서 얼른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5ㆍ18당시 악인들의 악행 중 몇 사례를 소개한다.

공수 놈들이 여고생을 붙잡고 대검으로 교복 상의를 찢으면서 희롱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60살이 넘어 보이는 할머니 한 분이 "아이고! 내 새끼를 왜들 이러요?" 하면서 만류하자 공수놈들은 "이 씨발년은 뭐냐? 너도 죽고 싶어?"하면서 군화발로 할머니의 배와 다리를 걷어차 할머니가 쓰러지자 다리와 얼굴을 군화발로 뭉개버렸다. 그리고 그들은 여학생의 교복 상의를 대검으로 찢고 여학생의 유방을 칼로 그어버렸다. 여학생의 가슴에서는 선혈이 가슴 아래로 주르르 흘러내렸다. (주석 8)

5ㆍ18 첫 희생자에 대한 기록이다.

서울에서 온 처남 전송하고 터미널에서 돌아오던 중 금남로 지하상가 공사현장 앞에서 7공수에 붙잡혀 전신을 짓이기는 구타를 당하고 공수부대에 끌려갔다. 그는 말을 듣지도 못하고 하지도 못하는 농아자로 자신의 입장을 몸으로 설명하려다 더욱 심하게 구타를 당하여 전신에 후두부 찰과상 및 열상, 좌안 상검부 열상, 우측상지 전박부 타박상, 좌견갑부 관절부 타박상, 전경골부 둔부 및 대퇴부 타박상 등을 입고 뒤늦게 통합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숨졌다. (주석 9)
 
 1980년 5월, 공수부대의 강경한 광주 시위진압.
 1980년 5월, 공수부대의 강경한 광주 시위진압.
ⓒ 5.18 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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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최미자(19) 씨의 경우다.

친구 만나러 가던 중 저녁 8시 30분경 남광주 연탄공장 앞을 지나는데, 군중들이 도망가면서 "공수부대 장갑차가 쫓아온다"고 "도망치라" 소리침.

뒤를 돌아보니 공수가 있어 대우병원쪽 막다른 골목으로 뛰어들어 마지막 집 대문앞으로 숨었는데 한 40대 아저씨도 같이 있었음.

공수 6명 정도가 우리를 찾아내 아저씨를 마구 때리고 대검으로 찌름. 그 중 3명이 본인을 군화발로 차고 대검으로 찔러 넘어지자 다시 짓밟아버림. 쓰러져 있는데 두 학생이 본인을 발견하여 전대병원으로 후송시켜주어 한 달간 입원해 있었음. (주석 10)


나는 가톨릭센터 상황을 지켜보다 금남로 2가 상업은행 앞으로 갔다. 관광호텔 앞에는 페퍼포그차를 앞세운 공수들이 도열해 있었다. 상업은행 앞에 있던 시민들이 돌을 던지자 공수들이 쫓아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들의 기세에 눌려 곧바로 도망쳤다. 시민들 틈에 끼여 달려가다 내 앞사람이 넘어지는 바람에 나도 넘어지고 말았다. 연속해서 여러 사람이 넘어졌다.

우리가 미처 일어서기도 전에 밀어닥친 공수들이 발길질을 해댔다. 곤봉으로 내리치는 소리, 신음 소리 등으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공수들의 구타가 멎자 주위를 살펴봤다. 쓰러진 시민들이 끙끙거리고 있었고 그 주변에는 착검한 공수들이 지키고 서 있었다.

그때 트럭 1대가 왔다. 공수들은 2인 1조가 되어 쓰러진 사람들을 양쪽에서 붙잡고 트럭으로 던졌다. '트럭에 실리면 영영 죽겠구나'는 생각이 들어 나는 상업은행 쪽으로 기어갔다. 은행 앞에는 한 여자가 눈알이 빠진 채 죽어 있었다. 나는 공수들의 눈에서 벗어났다 싶자 재빨리 일어서 도망쳤다. (구술 : 이희승) (주석 11)

 
차량시위를 하는 광주의 시위대 용기있는 광주시민들의 행동은 실로 대단했다.
▲ 차량시위를 하는 광주의 시위대 용기있는 광주시민들의 행동은 실로 대단했다.
ⓒ 5.18 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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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부대의 잔혹한 구타와 학살은 항쟁기간 내내 이루어졌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지고 여성들에게 성폭행도 저질렀다.

붙잡혀온 사람들에 대해 신군부의 병사들이 저지른 악행은 문자 그대로 '지상의 지옥'이었다. 사람을 죽인 건 순간 미쳤기 때문이라고나 할 수 있겠지만, 붙잡혀온 시민들을 대상으로 ① 워커발로 얼굴 문질러버리기 ② 눈동자를 움직이면 담뱃불로 얼굴이나 눈알을 지지는 '재털이 만들기' ③ 발가락을 대검 날로 찍는 '닭발 요리' ④ 사람이 가득찬 트럭 속에 최루탄 분말 뿌리기 ⑤ 두 사람을 마주 보게 하고 몽둥이로 가슴 때리게 하기 ⑥ 며칠 째 물 한 모금 못 먹어 탈진한 사람에게 자기 오줌 싸서 먹이기 ⑦ 화장실까지 포복해서 혀끝에 똥 묻혀오게 하기 ⑧ 송곳으로 맨살 후벼파기 ⑨ 대검으로 맨살 포 뜨기 ⑩ 손톱 밑으로 송곳 밀어 넣기 등과 같은 악행들을 저질렀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 (주석 12)


주석
8> 박남선,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121~122쪽, 샘물, 1999.
9> 5ㆍ18광주민중항쟁유족회 편, 『광주민중항쟁비망록』, 235쪽.
10> 정상용 외, 앞의 책, 194~195쪽.
11> 『광주 5월항쟁 전집』, 33쪽.
12> 강준만 외, 앞의 책, 207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5ㆍ18광주혈사’]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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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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