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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7일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7일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
ⓒ 민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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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겨냥해 "(집회) 참석 인원을 부풀리려고 사진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사진 세 장을 제시했지만, 모두 서초동 집회와 관련 없는 사진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후 민 의원은 문제의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서 지웠지만, 일체 해명이나 사과도 하지 않은 채 비슷한 주장의 게시물을 또 올렸다. 국회의원이 앞장서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형국이다.

민 의원은 7일 오전 5~6시 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많은 군중이 찍혀 있는 사진 세 장을 올리면서 "참석 인원을 부풀리려고 사진을 조작했군요, 무서운 사람들입니다"라고 썼다. 여기서 가리키는 조작의 대상은 여러 가지를 종합해서 판단할 때 이틀 전 열린 서초동 촛불집회로 보인다.

하지만 이 사진들은 모두 서초동 촛불집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사진 ①] 2012년 12월 17일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가 사용했던 사진

첫 번째 사진은 빨간 원으로 표시된 군중이 복제된 명백히 조작된 사진이다. 그런데 이 사진은 2012년 12월 17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조선·중앙·동아일보에 실은 전면광고의 일부분이다. 대구 동성로 유세 때 찍은 사진을 유세 참여 인파를 더 촘촘히 보이게 조작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던 광고이기도 하다.

당시 조작된 사진으로 유세 상황을 과장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지만, 중앙선관위는 "광고에 사용된 사진은 미래에 있을 만한 일을 예측해서 보여준 것으로 허위사실은 아니다"라고 유권해석을 내놨다. (관련기사 : 조중동 '박근혜 광고' 사진 합성조작 논란)

KBS 9시 뉴스 앵커를 지낸 민 의원은 2014년 2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됐고, 2016년에는 새누리당 지역구 공천까지 받았다. 그랬던 민 의원이 서초동 촛불집회를 깎아내리려다 7년 전 사진을 소환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욕보이는 상황이다.

[사진 ②] 서초동 집회가 아닌 광화문 집회
 
 7일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참여 인원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올린 10월 3일 광화문집회 사진.
 7일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참여 인원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올린 10월 3일 광화문집회 사진.
ⓒ 민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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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사진은 지난 3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자유한국당과 한기총 등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었던 집회 사진이다. 이 사진 역시 하단에 있는 집회 참가자들이 중복돼 찍혀 있어서, 잘못된 것으로 판명이 끝난 상황이다.

이 사진은 <연합뉴스>가 촬영해 <중앙일보> 4일자 '고3엄마도 35세 주부도 "너무 분해 난생처음 집회 나왔다"' 제목의 기사에 함께 실렸다. 하지만 이후 <연합뉴스>는 사진 송고 시스템 상의 오류로 사진의 아랫부분 일부가 겹쳐졌다고 해명했다.

결국 민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지난 3일 자신의 소속 당이 주최한 집회를 보도한 사진에 대해 참가 인원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며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비난하는 상황이다.

[사진 ③] 2017년 3월 4일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 사진
 
 7일 민경욱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7일 민경욱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 민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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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의원이 올린 나머지 사진 1장은 커뮤니티 사이트 '일베'의 게시물을 캡쳐한 것이다. '서초동 왜 야간집회 하는지 알 거 같다'는 제목의 이 게시물은 서초동 집회 참가자가 적으니 야간에 풍선과 촛불을 사용해 더 많아 보이게 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사진을 한 장 올렸다.

이 사진은 조작된 사진은 아니다. 하지만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와 아무 관련이 없다. 이 사진은 바닥에 구명조끼를 놓고 그 위에 촛불을 올리고 노란 풍선을 매달아 놓은 장면인데, 지난 2017년 3월 4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9차 박근혜 구속 촉구 촛불집회 당시의 모습으로 보인다.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추모하는 의미로 이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이 장면은 <오마이뉴스>를 포함해 당시 다수 언론들이 보도해 이미 많이 알려진 상황으로, 일베 게시물의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다. 그런데도 민 의원은 그 게시물을 그대로 옮겼다. 오히려 이 사진은 서초동 촛불집회의 참여자가 과장됐다는 근거가 아니라, 민 의원이 비난하고자 했던 대상이 서초동 촛불집회였음을 증명하는 상황이다.

몇시간만에 게시물 삭제했지만.... 박근혜-한국당 쏙 빼고 세번째 사진만 다시 올려
 
 7일 민 의원이 당초 올렸던 게시물을 지우고 다시 올린 글과 사진.
 7일 민 의원이 당초 올렸던 게시물을 지우고 다시 올린 글과 사진.
ⓒ 민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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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민 의원이 잘못된 점을 알고도 아무런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은 채 비슷한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린 사진들이 모두 서초동 촛불집회와 관련 없다는 점을 여러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댓글을 통해 지적하자 민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문제의 게시물을 삭제했다. 하지만 잘못된 주장과 사진을 올린 행위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민 의원은 세 번째 사진만 다시 올리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띄엄띄엄 앉고 빈 자리에 촛불 켜놓고, 풍선 달아놓고, 한 사람이 촛불 두 개씩 들고... 프로 시위꾼들의 대표적인 참가 인원 부풀리기 장난질입니다. 밤에는 순식간에 참가 인원을 두 세 배 늘릴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선 광고와 보수 집회 사진은 내리고, 2017년 3월 4일 촛불집회에서 세월호 희생자의 빈자리 사진만 남기며, 기존의 '인원 부풀리기' 주장을 고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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