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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은 유행을 탄다. 2016년 3월,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은 인공지능의 유행에 정점을 찍었다. 급기야 최근 국내엔 '인공지능대학원 지원 사업'으로 많은 A.I. 대학원들이 생겼다. 그 옛날 전자계산학, 전산학, 컴퓨터공학 등이 이름만 바뀌어 우후죽순 격으로 학생들을 모으고 있다.

인공지능 혹은 로봇의 시초는 아마도 레오나르도 다빈치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듯하다. 15세기경 다빈치는 ,<코덱스 아틀란티쿠스>에서 해부학 지식을 바탕으로 인류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설계했다. 전기나 컴퓨터가 없던 시절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계를 고민한 것이다.

시간은 흘러, 1956년 미국의 한 학회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말이 처음 등장한다. 이때가 인공지능 연구의 태동기이자 황금기였다. 이 당시 질문은 지금도 유효하다. 과연 인간이 지닌 지능을 기계가 따라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답은 현재 부정적이다. 아마 현재가 아니라 앞으로도 쭉 그럴 가능성이 크다.
 
코넬 공대 다니엘 리 교수 강연 모습. 다니엘 리 교수가 사람의 지능과 동물의 지능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고 있다. 지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인공지능, 로봇지능은 달라진다.
▲ 코넬 공대 다니엘 리 교수 강연 모습. 다니엘 리 교수가 사람의 지능과 동물의 지능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고 있다. 지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인공지능, 로봇지능은 달라진다.
ⓒ 카오스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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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지능, 로봇이 모방할 수 있나

지난 2일 블루스퀘어에서 2019년 카오스강연 '도대체(都大體)' 2강 '인공지능과 로봇 지능'이 펼쳐졌다. 이날 강연자와 패널로 나온 코넬 공대 다니엘 리 교수(삼성리서치 부사장), 카이스트 이수영 명예교수(인공지능연구소장), 서울대 철학과 천현득 교수다. 이들은 강한 인공지능이 정말 등장할 것인가의 여부나 인간의 뇌나 수학적 체계를 모두 기호화 하여 인공지능이 따라할 수 있는지에 대해 현 수준에선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1970년대 중반까지 인공지능 연구는 기호논리학 혹은 수리논리학의 발전과 더불어 정점을 찍는다. 그러나 그 논리학 체계 안에서 증명할 수 없는 논리가 있다는 걸 괴델이 '불완전성 원리'로 증명하면서 체계의 완벽함은 무너지고 만다. 쉽게 생각해서 인간의 모든 언어 혹은 자연세계의 언어를 모두 체계에 걸맞게 기호화 한다는 게 가능하겠냐는 말이다. 이로써 인공지능 연구는 1990년대 중반까지 침체기를 겪는다.

정말 간단한 예를 들면, 어제 와이프가 내게 "사랑한다"고 말한 것과 오늘 내게 "사랑한다"고 말한 것은 맥락이 달라질 수 있다. 인공지능 혹은 기호로는 절대 표현하기 힘든 것이다. 배경 정보가 훨씬 더 많이 주어진다고 해도 그 복잡 미묘하고 모순덩어리인 언어와 세계에 대한 기호화는 불가능하다.

카오스강연 2강 강연자인 다니엘 리 교수는 학습 알고리즘을 위해선 "먼저 데이터가 필요합니다"면서 "실제 세계는 고정되지 않고 변화가 많습니다."고 말했다. 로봇은 변화하는 세계를 다루어야 하는데, 너무나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은 매우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아직 사람이 더욱 잘하는 게 많다고 강조했다.
 
인공신경망에서 필요한 여러 레이어들. 뉴런이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 필요한 다른 뉴런들은 100억 개 이상이다. 과연 인공지능이 이처럼 수많은 데이터를 조합할 수 있을까? 그 전제가 되는 것은 이 세계에 대한 기호화이다.
▲ 인공신경망에서 필요한 여러 레이어들. 뉴런이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 필요한 다른 뉴런들은 100억 개 이상이다. 과연 인공지능이 이처럼 수많은 데이터를 조합할 수 있을까? 그 전제가 되는 것은 이 세계에 대한 기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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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보다 아직 사람이 더 창의적

특히 다니엘 리 교수는 알고리즘이 좋아지려면, 사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차원이 많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런이 수백 억 개가 모여 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며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것처럼 말이다. 인공 신경망에선 이를 여러 레이어가 필요한 것으로 간주한다.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동아시아, 2017.09.27.)를 쓴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김재인 학술연구교수는 책에서 학습을 개체 혹은 체세포 수준에서 일어나는 변화로 보았다. 학습이라는 게 결국은 체세포 차원의 변화이고, 인공지능의 강화학습은 이를 인간한테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돌연변이 등 훨씬 더 높은 차원의 유전적 변화는 프로그래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어찌 세상의 모든 인과의 연쇄가 논리로 환원되겠느냐는 물음이다.
 
패널토의하는 모습. 패널토의 및 객석토의에선 수학적 기호들이 모두 알고리즘화 할 수 있겠는가, 강한 인공지능이 나타나는가, 창의적인 인공지능이 가능한가 등이 논의됐다.
▲ 패널토의하는 모습. 패널토의 및 객석토의에선 수학적 기호들이 모두 알고리즘화 할 수 있겠는가, 강한 인공지능이 나타나는가, 창의적인 인공지능이 가능한가 등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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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교수는 얼굴표정 및 감정음성이 같은 표현이라도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중립, 행복, 슬픔, 분노, 놀람, 공포, 혐오 등의 감정음성인데, 만약 이 감정들이 이중 혹은 삼중으로 섞여 있다면 과연 인공지능이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이수영 교수는 패널 토의에서 컴퓨터는 무기질인 실리콘으로 만들고, 인간의 뇌는 유기질인 세포로 구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의적인 인공지능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창의성이라는 건 무에서 유를 창조하거나 더욱 낫게 진화시키는 2차원이 있습니다"면서 "현재 인공지능이 카피(복제)는 잘 하지만, 창의적이냐 그렇지 않느냐는 최종 판단은 결국 '사람'이 합니다."고 말했다.

이론물리학자였던 리처드 파인만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창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 세계를 제대로 이해 못하는 인류는 자신을 닮은, 즉 지능이 있는 인공지능을 과연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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