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 수원의 염기훈이 FA컵 4강 2차전 화성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 염기훈 수원의 염기훈이 FA컵 4강 2차전 화성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 대한축구협회

 
노장은 살아있었다. 염기훈(36)이 해트트릭 원맨쇼 활약을 선보이며 수원의 FA컵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수원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4강 2차전에서 화성FC에 3-0 완승을 거뒀다. 90분 승부에서 1-0으로 승리한 수원은 1, 2차전 합계 1-1로 동률을 이루며 연장에 돌입했고, 연장전에서 2골을 추가, 합산 점수 3-1로 FA컵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수원, 두 차례 골대 불운으로 화성과 연장전 돌입

수원 이임생 감독은 3-4-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타가트-한의권 투톱 밑을 염기훈이 받치는 형태였다. 중원은 홍철-안토니스-최성근-구대영으로 구성했다. 스리백은 양상민-민상기-고명석, 골문은 노동건이 지켰다.

화성 김학철 감독도 3-4-1-2로 응수했다. 유병수-전보훈 스리톱, 문준호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했다. 조영진-박태웅-박승렬-김남성이 허리를 맡았다. 차인석-김준태-카를로스 알베르토가 스리백을 형성했으며, 골키퍼 장갑은 이시환이 꼈다.

1차전에서 0-1로 패한 수원은 2차전에서 다득점이 필요했다. 졸전을 펼쳤던 지난 화성 원정 1차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초반부터 활발하게 공격을 전개한 수원은 전반 21분 자책골로 리드하는 듯했지만 VAR 판독 결과 최성근의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화성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34분 전보훈의 슈팅이 노동건 골키퍼에게 가로막혔고, 전반 45분에는 유병수가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다급한 수원의 이임생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수 한의권 대신 신예 오현규를 투입했다. 화성도 미드필더 박승렬을 빼고 김동석을 넣었다.

장신 공격수 오현규의 투입으로 수원 공격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후반 3분 홍철의 프리킥을 오현규가 헤더슛으로 연결한데 이어 후반 12분 직접 돌파를 시도하던 도중 페널티 박스 아크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홍철이 차는 척하면서 공을 피했고, 뒤에서 염기훈이 시도한 프리킥 슈팅은 화성 수비벽 맞고 굴절되며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화성은 후반 22분 문준호 대신 박준태를, 수원은 후반 24분 최성근을 빼고 이종성을 투입하며 체력을 보강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원이 앞서는 흐름이었다. 후반 25분 홍철의 크로스가 염기훈이 헤더로 연결한 공이 골대를 강타했다. 이어 후반 29분에도 안토니스의 정확한 크로스에 이은 타가트의 헤더슛이 또 다시 크로스바를 맞고 나갔다.

이임생 감독은 후반 40분 미드필더 안토니스를 불러들이고 공격수 전세진을 투입하며 극단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결국 두 팀은 1, 2차전 180분 합계 1-1로 비기며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게 됐다.

구세주 염기훈, 해트트릭으로 위기의 수원 구하다

승부처는 연장 전반 9분이었다. 화성의 조영진이 전세진에게 거친 태클을 시도해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수원은 세 번째 골대 불운에 울었다. 연장 전반 13분 홍철이 올린 코너킥을 양상민이 머리로 돌려놨지만 화성 골키퍼 이시환을 맞고 골대를 튕겨나왔다.

그럼에도 수적인 우세의 수원은 결국 승부를 결정지었다. 염기훈은 다시 한 번 노장의 품격을 증명했다. 연장 후반 2분 천금의 왼발 중거리포로 화성을 무너뜨렸다. 연장 후반 3분에는 전세진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염기훈이 성공시키며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화성은 끝내 체력 저하를 극복하지 못했고, 2차전에서 아쉽게 무너지며 FA컵 돌풍을 마감해야 했다.

이로써 FA컵 결승은 수원과 대전 코레일의 대결로 펼쳐진다. 11월 6일 1차전은 대전, 10일 2차전은 수원에서 열린다. 수원은 포항과 함께 FA컵 최다 우승 4회를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FA컵 우승팀에게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이 주어진다. 수원이 리그에서 8위에 머무르며 남은 33라운드에 관계없이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한 상황이다. 오로지 ACL 진출을 할 수 있는 방법은 FA컵 뿐이다.

수원은 지난 화성과의 1차전에서 충격패를 당했다. 3부리그 팀을 상대로 자존심을 구긴 것이다. 이임생 감독은 FA컵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할만큼 이번 2차전에선 배수진을 쳤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임생 감독은 "1차전에서 졌기 때문에 부담이 됐다. 그래도 선수들의 노력과 땀으로 결승에 올랐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라며 "스스로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FA컵에 대한 결과는 책임을 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세주는 백전노장 염기훈이었다. 이날 수원 소속 FA컵 최다 출전(29경기)을 기록한 주장 염기훈은 혼자서 해트트릭 원맨쇼를 선보였다. 수원은 한 고비만 넘기면 ACL 진출과 FA컵 최다 우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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