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같은 몸매의 근육질 배우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권상우는 2003년에 개봉한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2004년에 개봉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통해 대세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나란히 고등학생을 연기한 두 작품에서 권상우의 나이는 각각 27세와 28세로 학생 역할을 맡기엔 다소 많은 나이였다(심지어 <말죽거리 잔혹사>에는 아이 아빠였던 30세의 이종혁도 고등학생으로 등장했다).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로 일약 스타 대열에 합류한 이민호도 2013년 SBS <상속자들>에서 고등학생 김탄을 연기할 당시 실제 나이는 27세였다. 이외에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신소율, SBS 드라마 <황금의 제국>의 윤승아 등이 20대 후반, 또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고등학생을 연기했다.

배우들은 동안의 외모와 뛰어난 연기를 통해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어린 캐릭터를 잘 소화하기도 한다. 역대 종편 및 케이블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JTBC 드라마 < SKY캐슬 >에서 강예서를 연기했던 배우 김혜윤 역시 24살의 나이로도 고등학생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극찬을 받았다.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예서'로 익숙한 김혜윤은 2일 첫 방송되는 MBC 새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난다. 

고2때 데뷔해 꾸준히 활동해 온 배우
 
 tvN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

tvN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 ⓒ tvN

 
불과 11개월 전인 2018년 연말에 고등학생 강예서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던 김혜윤은 사실 지난 2월 건국대학교 영상영화학과를 졸업한 성인 배우다. 실제로 김혜윤은 예서가 짝사랑했던 황우주 역의 찬희(2000년생)는 물론 노승혜와 차민혁의 첫째 딸이자 가짜 하버드대생을 연기했던 차세리 역의 박유나(1997년생)보다도 나이가 많다(김혜나를 연기한 1995년생 김보라보다는 한 살 어리다).

김혜윤은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3년 KBS 2TV < TV소설-삼생이 >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데뷔했다. 같은 해 이종석, 이보영 주연의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는 불꽃놀이 도중 도연(이다희/정민아 분)을 다치게 하고 정혜성(이보영/김소현 분)에게 누명을 씌우는 학생을 연기했다. 물론 1회에만 출연하는 단역이었지만 두 주인공의 사이가 멀어지는 단초를 제공하는 중요한 인물이었다.

김혜윤은 2014년에 방송된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에서 오구탁(김상중)의 죽은 딸 오지연을 연기했다. 형사인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는 사랑스런 딸이지만 결국 화연동 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피해자가 됐다. 김혜윤은 지난 추석에 개봉한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서도 오구탁과 함께 찍은 사진을 통해 특별출연(?)했다.

대학 진학 후 김혜윤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졌다. SBS 드라마 <돌아온 황금복>에서 고 전미선의 아역을 맡았던 김혜윤은 전지현과 이민호가 출연한 SBS 드라마 <푸른 바라의 전설>에서 친구를 괴롭히다가 인어 심청(전지현 분)에게 혼이 나는 불량 청소년을 연기했다. 물론 tvN <쓸쓸하고 찬란하신 - 도깨비>에서는 남북 이산가족이 된 부부의 에피소드에서 아내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며 짧지만 애틋한 멜로를 펼친 적도 있다.

그동안 김혜윤은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외모 탓에 성인이 된 후에도 학생연기를 주로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혜윤은 작년 겨울 단 한 편의 작품으로 또래 배우들 중 가장 주목 받는 신예가 됐다. 김혜윤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된 < SKY캐슬 >을 만난 것이다.

< SKY캐슬 >로 단숨에 신예 스타 등극
 
 JTBC 드라마 < SKY캐슬 >의 한 장면

JTBC 드라마 < SKY캐슬 >의 한 장면 ⓒ JTBC

 
김혜윤은 < SKY캐슬 >에서 1등을 하지 않으면 잠도 잘 자지 못할 만큼 예민한 전교 1등 강예서를 연기했다. 예서는 명문 신아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할 정도로 엄마 한서진(염정아 분)과 아빠 강준상(정준호 분)에게는 차고 넘칠 만큼 자랑스런 딸이다. 유난히 성적과 서울 의대에 집착하는 예서는 라이벌 김혜나의 등장으로 성적이 급락하면서 탄탄대로였던 서울 의대 입학 프로젝트가 꼬이고 만다.

< SKY캐슬 >의 강예서는 단순히 '성적에 유난히 예민한 아이'라고만 규정하기엔 매우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특히 가난한 주정뱅이의 딸이었던 엄마가 명문가 출신으로 신분을 위장했다는 사실과 라이벌 김혜나와 이복 자매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큰 충격에 빠졌다. 김혜윤은 강예서와 김혜나 역에 모두 오디션을 봤고 < SKY캐슬 >제작진은 탁월한 캐릭터 몰입도를 보여준 김혜윤을 중심으로 비슷한 나이대의 학생 역할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 SKY캐슬 >을 통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신인연기상과 2019 아시아 모델 어워즈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한 김혜윤은 2일 첫 방송되는 MBC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배우 데뷔 후 김혜윤의 실질적인 첫 주연작이다. 웹툰 <어쩌다 발견한 7월>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주인공이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이뤄내는 학원 로맨스 드라마다.

김혜윤은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세침한 외모에 유복한 집안의 무남독녀 외동딸이지만 선천적으로 약한 심장을 가진 은단오를 연기한다. < SKY캐슬 >에서 찬희와 호흡을 맞췄던 김혜윤은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도 SF9의 멤버 로운(하루 역)과 연기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에서 설지환을 연기했던 이재욱과 걸그릅 에이프릴의 멤버이자 웹드라마 <에이틴>을 통해 주목 받았던 이나은이 극 중 만화 속 출연자로 등장한다.

tvN 드라마 <날 녹여주오>에 출연 중인 윤세아와 류승룡과 부부로 출연할 <인생은 아름다워>를 차기작으로 결정한 염정아 등 < SKY캐슬 >의 주역들이 하나, 둘 차기작을 정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혜윤의 차기작은 2일 드디어 시청자들을 만난다. < SKY캐슬 >의 강예서와 비교하면 한층 밝은 캐릭터를 연기할 김혜윤의 변신이 기대된다.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한 장면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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