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2019 여자배구 월드컵 최종전 한국-미국 경기 (2019.9.29)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2019 여자배구 월드컵 최종전 한국-미국 경기 (2019.9.29) ⓒ 국제배구연맹

 
한국 여자배구가 올해 국제대회를 모두 마감했다. 역대급 살인적인 국제대회 일정이었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대표팀은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19 여자배구 월드컵' 대회 최종전 미국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21-25, 16-25, 25-16, 22-25)으로 석패했다.

그러나 중국, 세르비아와 함께 세계 최강 그룹인 미국(세계랭킹 3위)을 상대로 선전했다. 특히 3세트는 강력한 서브로 미국을 압도했다. 아직은 2% 부족하지만, 한국도 세계 강팀이 될 수 있는 가능성과 해법은 확인한 경기였다.

미국전에서는 박정아가 15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박정아는 올해 부상과 재활 때문에 대부분의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 라바리니호에 합류했다. 때문에 주로 교체 멤버로 활약했다.

대표팀 경쟁 포지션인 레프트와 라이트에서 이재영과 김희진이 맹활약하고, 지난해보다 기량이 크게 상승한 모습을 보면서 긴장과 불안감을 가질 수도 있었다. 박정아는 이날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며, 앞으로 '협력적 주전 경쟁'을 할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이소영도 어깨 부상인 김해란 대신 리베로로 투입돼 여러 차례 좋은 수비 능력을 선보였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마지막 경기까지 수확을 챙긴 셈이다.

한국은 미국전에서 박정아에 이어 김연경 14득점, 김희진 9득점, 이재영 6득점을 올렸다. 센터진도 박은진 6득점, 양효진 6득점을 기록했다.

미국은 라이트 공격수 드류스(26세·191cm)가 24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주도했다. '신예 센터' 오그보구(24세·188cm)도 16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성적-스피드 배구 완성도... 두 마리 토끼 잡았다

대표팀은 올해 5월부터 시작된 2019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를 시작으로 8월 초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 8월 중순 서울 아시아선수권, 그리고 이번 월드컵 대회까지 쉼 없이 달려 왔다.

빡빡한 국제대회가 연달아 계속되면서 대표팀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부담이 매우 컸다. 중요한 국제대회를 코앞에 두고 갑작스런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지난 8월 서울 아시아선수권 대회까지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배구계와 팬들로부터 실망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세계 배구 흐름에 맞게 한국 배구 스타일을 변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그 결실은 마지막 국제대회인 월드컵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직전 대회인 2015 월드컵 대회보다 성적과 내용 면에서 모두 초과 달성했다. 

한국은 2015 월드컵에서 5승 6패(승점 16점)로 전체 순위 6위를 기록했다. 이번 2019 월드컵에서는 6승 5패(승점 18점), 전체 순위 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2015 월드컵보다 강팀이 더 많이 출전했음에도 승수와 승점을 더 많이 획득했다.

내용 면에서도 훨씬 긍정적이고 풍요로워졌다.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한일전에서 3-1로 통쾌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24일에는 비록 1.5군이지만 '세계랭킹 1위' 세르비아마저 3-1로 격침시켰다. 세계랭킹 7위 네덜란드전에서도 김연경이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1-3으로 패하긴 했지만, 접전이었다. 급기야 28일 세계랭킹 4위인 브라질 1군마처 3-1로 격침시켰다.

도쿄올림픽 티켓 희망 안고, 각자 소속팀으로

살인적 국제대회 일정을 치렀지만, 대표팀 선수들의 얼굴 표정과 팀 분위기는 어느 해보다 밝고 의욕으로 가득 찼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하는 스피드 배구'가 눈에 띄게 향상됐고, 대표팀 선수 대부분이 지난해보다 기량이 크게 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국 배구의 지상 과제인 내년 1월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 획득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올해 국제대회를 모두 마친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은 30일 오후에 입국해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10월 중순부터는 2019-2020시즌 V리그와 터키 리그에서 활약하게 된다.

대표팀 선수들은 내년 1월 7~12일 태국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을 앞두고 다시 소집된다.

한국 배구계와 대표팀 선수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이 '최종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올해 그토록 열정을 불태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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