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는 27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SK 한동민은 이날 총 다섯 번 타석에 들어섰지만 한 번도 출루하지 못했다. 

올 시즌 한동민의 저조한 성적이 눈길을 끈다. 한동민의 최대 장점이던 홈런포가 터지지 않는다. 리그 종료를 앞둔 28일까지 홈런이 고작 12개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41개에 비해 29개나 하락했다. 장타율도 4할이 채 안 된다. 0.398의 장타율로 반 토막 났다. 이에 타율도 0.266까지 떨어지며 한동민은 염경엽 SK 감독의 고민거리가 됐다.
 
 SK 와이번스 한동민

SK 와이번스 한동민 ⓒ SK 와이번스


한동민은 군 제대 다음 시즌인 2017년부터 SK 외야 한자리를 꾸준히 맡아 왔다. 한동민의 최대 장점은 언제나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파워였다. 팀 컬러인 홈런 군단에서 좌타 거포 역할을 맡으며 타선의 묵직함을 더했다. 최정-로맥-정의윤 등 우타자가 즐비한 SK 타선에서 노수광과 테이블세터에서 함께 활약했다.
 
성적도 확실했다. 2017년에는 데뷔 첫 홈런 30개를 목전에 두고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홈런을 무려 41개나 때려내며 아쉬움을 달랬다. 장타율은 6할을 넘으며 리그 최고의 슬러거로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중요한 시점마다 홈런을 날리며 SK의 우승에도 크게 기여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 끝내기홈런, 한국시리즈 6차전 연장 13회 역전 솔로홈런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리틀 쿠바' 박재홍이 넘긴 등번호 62번을 이어받을 적임자로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올해 한동민은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사실 올 시즌 거포들의 홈런 개수 저하는 이미 예견된 사항이었다. KBO는 시즌 시작을 앞두고 반발계수를 줄인 공인구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난 시즌까지 극대화된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이로 인해 리그 장타율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타고투저 현상은 많이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40홈런 타자가 5명이나 (김재환, 로하스, 로맥, 박병호, 한동민). 그러나 올해는 30홈런 타자도 단 한 명만 나왔다(박병호). 대부분 타자들의 홈런과 장타율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동민의 성적 변화는 유난히 뼈아프다. 한동민은 홈런에 의존하는 유형이라 더 그렇다. 한동민은 지난 시즌부터 2번 타순에 주로 배치됐다. MLB의 강한 2번 타자 트렌드를 따라 홈런타자 한동민이 2번에 자리한 것이다. 1번 타자 노수광이 출루하면 한동민이 불러들이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역시도 이런 모습을 기대하며 한동민을 2번 타순에 지속적으로 출장시켰지만, 한동민의 타점은 지난해 115개에 절반도 안 되는 52개다. 지난해 8개나 만들었던 희생플라이도 올해는 하나도 없다. 한동민의 타점 생산력이 급속도로 하락했다.
 
한동민은 주력도 좋은 편이 아니다. 2017년 도루 과정에서 겪은 큰 부상으로 주루의 적극성도 많이 줄어들었다. 한동민의 출루율은 오히려 지난해(0.367)보다 높은 0.376으로 1루에 자주 나가긴 하지만 후속타가 나와도 추가 진루가 어렵다. 테이블세터인 2번 타자 자리지만 적극적인 주루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한동민은 지난해까지 자신의 단점들을 훨씬 상회하는 장점을 가진 타자였다. 그러나 그 장점이 희미해진 올해, 숨어있던 단점들이 유난히 부각되고 있다. 느린 주력, 낮은 좌투수 상대 타율, 많은 삼진 등 40개가 넘는 홈런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문제점들이다. 홈런이 나오지 않아 생기는 조급함 때문에 시즌 초반 좋았던 타율도 어느새 다 내려왔다. 과연 한동민은 SK가 맞이할 가을에 모두가 기억하는 본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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