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24 08:04최종 업데이트 19.10.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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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 법률대책 지원단 조용익 변호사(가짜뉴스법률대책단장)와 이헌욱 변호사(가짜뉴스모니터링단장), 홍정화 변호사 등이 2018년 1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 남소연


"가짜뉴스는 이제 그만! 1월 8일부터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오픈, 가짜뉴스에 대한 법적 조치를 본격화합니다. 개헌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생성되는 가짜뉴스, 제작자와 유포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입니다." - 더불어민주당 공식 블로그, 2018년 1월 8일

"자유한국당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악의적으로 허위보도를 일삼고, 가짜뉴스를 남발하며 인격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행태에 대해 사회정의 실현과 언론개혁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습니다." -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 현안 브리핑, 2018년 2월 2일



지방선거와 드루킹 특검이 진행된 2018년, '가짜뉴스'라는 단어가 정치권에서 빈번하게 등장했다. 2017년 5월 대선을 거치면서 유권자와 언론사 모두 가짜뉴스와 함께 팩트체크 기사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런 여론을 반영하듯 민주당·한국당은 각각 1월·2월에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꾸려 대응을 시작했다.

6.13 지방선거와 드루킹 사건이 이슈가 되자 각기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와 뉴스를 바로 잡겠다고 나선 것이다. 드루킹 특검을 요구했던 한국당 소속 15명 의원은 선거 직전인 2018년 5월 9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짜뉴스 방지책을 수립하자"라면서 국무총리 직속 '가짜뉴스대책위원회'를 만들자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강효상 대표발의).

이런 경향은 2018년도 국회의원들이 사용한 정치자금 내역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짜뉴스 대책·대응 마련 의원·보좌진 회의' '가짜뉴스 관련 논의를 위한 의견수렴 간담회' 등 '가짜뉴스'가 등장한 행사들이 진행된 것. <오마이뉴스>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정치자금 사용내역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가짜뉴스와 연관된 정치자금 사용은 간담회 등 2건에 그쳤으나, 2018년에는 그 건수가 총 10건으로 늘어났다.

2018년 국회의원들은 '가짜뉴스'에 대한 대책 마련 간담회, 신고센터설립, 내부 회의 등 내역으로 정치자금을 썼다. 이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정치자금을 쓴 의원도 2017년 2명 의원(강효상·송희경)에서 2018년 7명(김성수·김성태·비례 김성태·김순례·박주민·이종명·조경태)으로 늘어났다.

한국당 의원 3명, '가짜뉴스' 특별당비 각 100만원씩 지출
  

2018년 4월 25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드루킹 댓글조작 관련 비상 의원총회를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2018년 가짜뉴스에 정치자금을 쓴 의원을 살펴보니 여야간 규모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사용 내역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당은 총 5명이 359만5000원을 썼고, 민주당은 2명이 총 24만2500원을 썼다.

한국당은 주로 간담회에 쓴 식대 비용이 많았다. 원내사령탑으로 드루킹 특검을 주도했던 김성태 한국당 의원(서울 강서구을)이 가짜뉴스 대책·대응 마련을 위한 의원·보좌진 회의를 2018년 3월 13일, 5원 17일 두 차례 열었고(한식집, 총 6만6000원), 같은 당 김성태 의원(비례대표)도 가짜뉴스 관련 간담회 및 의견 수렴 간담회를 4월 13일, 5월 16일 두 차례 한식집에서 열고 약 25만 원을 썼다.

한국당 의원들은 '특별당비'를 정치자금으로 납부해 당내 센터 설립에 힘을 쏟기도 했다. 한국당 조경태(부산 사하구을), 이종명(비례대표), 김순례 의원(비례대표) 3명은 2018년 4월 초 각기 '가짜뉴스 신고센터' 명목으로 당에 특별당비 100만 원씩을 납부했다.

이중 김순례 의원은 '가짜뉴스' 관련 정치자금을 가장 많이 사용한 의원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총 127만6000원을 사용했는데, 4월 2일 '한국당 가짜뉴스 신고센터 특별당비'로 100만 원(4월 2일)을 당에 납부했고, 약 2주 뒤인 4월 25일 '가짜뉴스 신고센터 대책 간담회(25인 참석)' 진행으로 한식당에서 27만6000원을 사용했다.

김 의원 블로그 의정활동 내역에 따르면, 김 의원은 4월 2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동료 의원 50여 명과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드루킹 댓글 조작 특검 실시, 경찰의 네이버 수사 촉구'를 주장했다. 이날 김 의원이 쓴 '가짜뉴스 신고센터 대책 간담회(25인)' 27만6000원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는 "당시 당내에 가짜뉴스를 감시·대응하는 팀이 있었다. 의원님이 의총 뒤 당직자들이 포함된 그 팀과 함께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정치자금 수입, 지출 보고서. ⓒ 권우성

민주당도 주로 '간담회' 식대로 정치자금을 썼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서울 은평구갑)은 2018년 9월 11일 '인사청문회 및 민주당 소통·교육, 가짜뉴스 내부회의' 명목으로 약 6만2000원을 한 프랜차이즈 샌드위치 가게에서 지출했다.

김성수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2018년 9월 27일 '가짜뉴스 안건 논의를 위한 여당 의원단 오찬 간담회'를 여의도의 한 고깃집에서 열고 18만 원을 썼다.

김 의원은 "당시 가짜뉴스를 어떻게 정의할지,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 문제 등 굉장히 복잡하고 논쟁적인 사안이라 정교하게 다뤄야 한다"며 "제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서 당 간사로 활동하고 있어, 지금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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