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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경기도대 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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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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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크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직후 김용 경기도 대변인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권한을 남용해 형님을 강제입원시켰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의 무죄를 인정하면서도 경기도지사 후보합동 TV토론에서 이를 부인했다는 이유로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2심 재판부를 두고 한 말이다.

김용 대변인의 글을 필두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 등의 이재명 탄원.성명 발표가 이어졌고, 지난 25일 종교·법조·언론·문화예술계 인사 1,184명이 참여한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가 발족했다.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는 10쪽짜리 자필 탄원서를 직접 대법원에 제출했고, 소상공인, 체육인, 장애인체육인 등 경기도 소재 직능단체들도 "경기도정의 공백은 안 된다"며 잇따라 탄원·성명을 발표하는 등 힘을 실었다. 심지어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지사의 경쟁 후보였던 이홍우 정의당 전 경기도지사 후보도 대법원에 이 지사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줄 잇는 '이재명 탄원' 움직임에 "감사하다"

앞서 김용 대변인은 지난 20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심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나 증언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1심(무죄)이 그대로 유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갑자기 (당선무효형인) 300만 원 벌금형이 나와서 무척 당황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우리나라 재판의 가장 기본은 공판 중심주의다. 모든 것은 법정에서 다뤄야 하고, 의심되는 것은 판사가 증인이나 검찰, 변호사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2심 재판에서) 그런 과정을 생략했다"며 "일각에서는 관심법으로 판사가 판결을 내렸다는 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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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대변인은 또 이재명 지사에 대한 탄원과 선처를 호소하는 움직임이 줄을 잇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경기도 1년의 변화를 함께했던 분들, 이재명과 재야에서부터 험한 일들을 함께 했던 사회 원로들이 앞장서서 경기도정의 공백이 있으면 안 된다고 해주시는 게, 그 울림이 대법원에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용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 이재명 도지사와 어떤 인연으로 경기도 대변인을 맡게 됐나?
"이재명 도지사는 2010년 이전부터 성남 지역 구석구석에서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을 무료로 변론해주는 실력 있는 변호사로 인정을 받았다. 저뿐만 아니라 성남에서는 이재명 도지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덥석덥석 손을 내밀어주고 그렇게 한번 만나면 인연이 됐다. 저도 그렇게 (인연을) 시작해서 지난번 대선 경선과 경기도지지사 선거 등을 함께 치렀다.

선거는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저는 시의원 3선 출마를 포기했다. 그 결과 이재명 도지사가 압도적인 도민의 선택을 받아서 당선이 됐고, 좋은 성과를 많이 냈다. 도민들의 열렬한 지지와 환영을 받고 있어서 큰 보람을 느끼고, 그 선택에 대해서는 후회가 전혀 없다. 도지사와 오래 일을 같이 하다 보니까, 도지사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대변인) 적임자로 평가받은 것 같다."

"이재명,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어떤 식으로든 극복... 기득권 공격 타깃 돼"

- 민선 7기 이전부터 옆에서 이재명 도지사를 지켜봤다. 이재명 도지사에 대한 국민의 호불호가 명확하다. 열혈 지지층이 있는가 하면 안티층의 반감도 만만치 않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재명 도지사도 성남시장으로 정치를 시작했는데, 기존 기득권 세력이 강한 성남시에서 개혁적인 정치를 하다 보니까 반대 세력이 많았다. (이재명 도지사는) 포기하지 않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극복하는 스타일이다. 결과적으로 부딪히지 않으면 돌파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지방정부에서 성과를 내다보니까 중앙정부인 국무회의에서도 성남시의 정책을 폄훼하고 악담하는 상황이었다. 그 당시 기득권 세력들이 대부분 공격 타깃을 이재명 시장으로 정했고, 그 뿌리가 지금까지 온 것이다.

지금의 '태극기 부대'라고 얘기하는 극렬 보수 진영에 있는 사람들의 집회가 당시 성남 야탑역 광장에서 매일 열릴 정도로 심했다. 변희재, 정미홍 등 극우에 계신 분들이 모여서 이재명 도지사를 타깃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개인사를 포함해 몇 가지를 문제 삼았다. 2014년 성남시장 재선 선거 때도 그게 가장 큰 쟁점이 됐고, 상대방 후보가 주변에 문자까지 보냈다. 대선 경선이나 경기도지사 선거 때도 계속 가족사를 얘기하고, 그 후 재판까지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강하게 하지 않았으면 어느 누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그 당시 우리가 '꼬리를 쥐고 몸통을 흔들까'라고 얘기했는데, 몸통을 흔들기 위한 발악이었으면 발악이었고, 또 한편으로는 '벼룩이 뛰어야만 알아주지'라는 생각으로 대놓고 중앙의 기득권과 싸웠는데, 그 피해를 지금까지 보고 있다. 감수해야지 어떻게 하겠나."
 
김용 경기도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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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기 부대 등 극렬 보수 쪽에서 반발하는 것은 싸워서 헤쳐나갈 부분이지만, 같은 진영 안에서조차 서로 싸우는 모습에 대해 이재명 지사 본인도 우려를 표명했는데.
"경선 등에서 같은 목적을 가진 선의의 경쟁자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이재명 지사의 주장이 강하고, 또 강한 지지자들이 있어서 상대방에서 우려를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가짜뉴스가 많이 양산되고 경쟁이 과열된 부분이 있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완화됐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어서... 그러나 제가 보기에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정을 잘 펼치고 나서 (그런 갈등이) 많이 줄어들었다."

- 진보 진영 내부 갈등을 벗어나 서로 화합할 수 있을까?
"도정을 통해 도민들에게 필요한 좋은 정책들을 많이 추진하면서 이재명 도지사를 지지하는 일반 대중이 많아지면 가능할 것이다. 지금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하나는 경기도 출신 국회의원이나 시도의원 등 많은 정치 세력과 연대와 협력을 통해 함께 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 과거보다 더 화합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경기도의회에서 너무 열정적으로 (이재명 도지사를) 도와주고 있다. 국회에서도 경기도에서 주최하는 토론회에 국회의원들이 많이 참가한다. 그런 것 보면서 과거보다는 훨씬 발전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이재명 도지사가 재판 등으로 경기도정을 주도하지 못할 때 대변인이 사실상 '이재명의 입'으로서 도정 전면에 많이 나섰는데.
"(이재명 도지사는) 지난해 검찰의 기소 이후부터 도정과 재판을 병행해왔다. 주요 정책의 세세한 부분까지 이재명 도지사의 손을 안 거친 게 없다. 워낙 일을 대충 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대부분 직접 실국의 보고를 받고 처리했다. 재판 전에 했던 시스템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단지 일이 좀 늘었다. 언론에서 워낙 재판 관련해서 많이 다뤘다.

최근에 얘기하는 '피의사실 공표' 문제는 지난해 이미 경기도에서 겪었던 것 아닌가. 정말 엄청나게 일방적인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을 때, (대변인실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았다. 그것 때문에 도정에 지장 받은 것은 없었다. 물론 그 이상으로 일을 해야 하니까 힘은 들었다. 그러나 경기도가 계획했던 것은 큰 차질 없이 잘 진행이 됐다. 그런 점에서 경기도 공무원들에게 정말 고맙다. 이재명 도지사 혼자 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나."

"법리에도 맞지 않는데 당선무효라니... 상식 아니다"

- 최근 이재명 도지사에 대한 탄원과 선처를 호소하는 움직임이 줄을 잇고 있다.
"일단 감사하다.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대법원에 전달하려는 움직임이 큰 세력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가 장문의 탄원서를 써서 많은 사람이 감동했다. 경기도 1년의 변화를 함께했던 분들, 이재명과 재야에서부터 험한 일들을 함께했던 사회 원로들, 송기인 신부, 이부영 의장, 효림 스님 등 이런 분들이 앞장서서 경기도정의 공백이 있으면 안 된다고 해주시는 게, 그 울림이 대법원에 전달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 하나 고마운 것은, 경기도가 31개 시군이 모여서 이뤄지는데, 그분들이 다 손을 잡아줘서 깜짝 놀랐다. 31개 시군의장협의회의 경우는 각 시군의 집행부 일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해서 경기도와 크게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전 정기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탄원 결의를 해주셨다. 이재명 지사가 지금 하는 경기도 개혁 정책들이 시군에서 얘기하는 자치분권과 방향이 맞는다는 것이다. 경기도의회도 마찬가지다.

감동 어린 성명서를 만들어주시고, 탄원해주신 일들이 대법원까지 전달되어서 이재명 지사가 지난 1년 동안 한 일 이상으로 남은 3년 동안 세 배의 일들을 경기도민과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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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심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은 이재명 도지사가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 했을 것 같은데.
"전혀 예상 못 했다. 주변의 지인이나 심지어 재판장에 출입하는 기자들조차 예상 못 한 이유가, 2심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나 증인의 증언이 전혀 없었다. 검찰 측 증인조차 새로운 사실을 제시하지 못했고, 쟁점이 없는 상황에서 누가 보더라도 1심이 그대로 유지 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갑자기 300만 원 벌금형이 나와서 무척 당황했다.

우리나라 재판의 가장 기본은 공판 중심주의다. 모든 것은 법정에서 다뤄야 하고, 의심되는 것은 판사가 증인이나 검찰, 변호사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그런 과정을 생략했다. 일각에서는 관심법으로 판사가 판결을 내렸다는 얘기도 한다. 다음에 (2심 재판을 담당한) 임상기 판사를 만나면 물어보고 싶다. 공판 중심주의에 부합한 판결이었나, 그 부분을 지적하고 싶다."

- 2심 판결 직후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의견을 본인 SNS 계정에 올렸는데, 2심 판결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인데, 허위사실 공표로 얘기한 것은 큰 사건 줄기에서 일부분이다. 직권남용, 형님에 대한 강제진단과 관련한 부분은 1심과 똑같이 무죄로 해놨다. 1심에서는 (선거 방송)토론회에서 (이재명 도지사가) '아니요'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토론회에서 있을 수 있는, 의례적으로 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했다.

그런데 2심에서는 이것을 딱 떼어서, '아니요'라고 한 표현이 고의로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숨기려고 했기 때문에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누가 보더라도 긴박한 짧은 토론회 상에서 (상대 후보가) 물어본 질문에 '아닙니다'라고 했고, 그 안에는 여러 의미가 내포돼 있다. 거기서 일부를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이게 적극적으로 자기 당선을 위해 유리하게 한 행위라고 판정 지은 것은 말이 안 된다.

대의민주주의의 방법으로서 선거를 채택하고 있다. 경기도 유권자가 1천만 명이 넘는데, 그분들이 과연 시청률 2%(닐슨코리아 기준, 당시 지상파 3사의 토론회 전국 시청률은 1.5∼1.9%)도 안 되는 토론회 방송을 보고, 도지사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받았겠는가. 법리에도 맞지 않는 것을 가지고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것은 누가 봐도 상식이 아니다. 많은 분들이 거기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그래도 우리 사회가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는 기본은 있기 때문에 항소심은 항소심이고, 대법원에서 바로 잡힐 것으로 생각한다."

- 공직선거법상 12월경에 대법원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경기도청 공무원들의 동요는 없나?
"제가 공직자의 한 명으로서 정말 지난 1년 동안 여러 사람과 함께 노력한 게 헛되지 않았다는 게, 사실 이런 상황이면 (공무원들이) 많이 흔들리는 게 맞다. 그런데 전혀 그런 동요의 느낌이 없다. 오히려 자기 위치에서 자기 일을 꼼꼼하게 챙기고, 실국에서 브리핑도 여전히 잘 챙기는 것을 보면서 지난 1년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대변인은 어쨌든 경기도의 대변인인데, 이재명 도지사 개인 신상에 대한 언급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항소심 이후 제 SNS를 통해서 의견을 올리고 있다. 도지사의 거취는 경기도정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의견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도정과 괴리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최소한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태그:#김용경기도대변인, #이재명경기도지사, #이재명탄원, #이재명대법원, #이재명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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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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