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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골을 오색약수터에서부터 시작해 들어가면 선녀탕을 지나 용소폭포 직전에 계곡을 가로질러 다리가 나온다. 두 개의 다리가 100여 미터 간격을 두고 연속해서 건저게 되는데 이 지점에 주전골의 백미인 만물상을 배경으로 담을 수 있는 장소다.
▲ 오색 주전골 주전골을 오색약수터에서부터 시작해 들어가면 선녀탕을 지나 용소폭포 직전에 계곡을 가로질러 다리가 나온다. 두 개의 다리가 100여 미터 간격을 두고 연속해서 건저게 되는데 이 지점에 주전골의 백미인 만물상을 배경으로 담을 수 있는 장소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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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장의 명성 덕에 다른 고장까지 덕을 보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강원도의 몇 가지 임산물과 축산물처럼 먼저 이름을 얻고 다른 고장까지 더불어 고유의 이름을 얻게 한 경우가 또 있을까.

오색약수가 널리 알려지니 전국의 약수돌솥밥을 주요 먹거리로 내는 식당들은 개인약수나 방동약수, 화암약수, 갈천약수, 필례약수 등 오색약수가 아닌 타 지역의 약수물로 밥을 지어도 '오색약수돌솥밥'이라고 한다. 오색(五色)은 양양군 서면에 있는 오색리란 마을의 지명이다.
  
이와는 조금 다르지만 전국적으로 점봉산에 기대어 산나물을 주요 재료로 음식점을 하는 이들도 많다. 점봉산산채식당이나 점봉산식당 등의 이름으로 식당을 하는 이들은 자연산 산나물을 이용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실상 자연산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점봉산은 인제군과 양양군의 경계로 오래전부터 귀둔과 진동(설피밭)에 사는 이들과 오색에 사는 이들의 주요 삶의 터전이었다. 설악권역이면서도 비교적 산세가 부드럽고 토양이 비옥해 다양한 산채가 점봉산 자락에서 생산됐다.

이와 같은 예는 횡성한우가 전국적인 이름을 얻자 전국 각지에 '횡성한우'란 이름으로 소고기를 파는 식당들이 넘쳐나기도 했다. 이후 저작권문제가 대두된 탓도 있지만 다른 고장들도 한우에 대한 연구와 비육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며 각 고장 고유의 명품한우들이 자리 잡았다. 영동권역의 한우령한우, 홍천지역의 하이록한우, 원주시의 치악산한우, 태백·평창·영월·정선군의 대관령한우가 강원도의 명품한우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충청남도엔 홍성한우가 있고, 경상북도 상주시엔 명실상감한우가 있다. 이들 모두 횡성한우에 자극받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지리적 표시 제1호인 양양송이는 여타 지역에서 판매되는 송이버섯처럼 등급을 판매상 마음대로 정하지 못한다. 각 등급에 따라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이 등급별로 구분되어 묶여 공판되기 때문이다.
▲ 양양송이(1등급) 지리적 표시 제1호인 양양송이는 여타 지역에서 판매되는 송이버섯처럼 등급을 판매상 마음대로 정하지 못한다. 각 등급에 따라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이 등급별로 구분되어 묶여 공판되기 때문이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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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 표시 제1호인 양양송이는 2등급엔 은색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담은 띠지로 묶어 구분한다. 타 지역의 송이버섯은 종종 이 정도가 1등급으로 거래되는 걸 확인했다.
▲ 양양송이(2등급) 지리적 표시 제1호인 양양송이는 2등급엔 은색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담은 띠지로 묶어 구분한다. 타 지역의 송이버섯은 종종 이 정도가 1등급으로 거래되는 걸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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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송이 3등급엔 동색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담은 띠지로 묶어 구분한다. 현장에서 버섯을 봐도 왜 3등급을 받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판단기준이 엄격하게 지켜진다.
▲ 양양송이(3등급) 양양송이 3등급엔 동색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담은 띠지로 묶어 구분한다. 현장에서 버섯을 봐도 왜 3등급을 받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판단기준이 엄격하게 지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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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송이 4등급엔 주황색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담은 띠지로 묶어 구분한다. 이 표시까지가 양양송이를 구분하는 띠지가 묶여 있다. 이 외 등외품으로 불리는 갓이 완전히 펴진 것과 부러지거나 상처가 난 송이버섯은 띠지를 묶지 않은 상태로 거래된다.
▲ 양양송이(개산품:4등급) 양양송이 4등급엔 주황색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담은 띠지로 묶어 구분한다. 이 표시까지가 양양송이를 구분하는 띠지가 묶여 있다. 이 외 등외품으로 불리는 갓이 완전히 펴진 것과 부러지거나 상처가 난 송이버섯은 띠지를 묶지 않은 상태로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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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엔 역시 송이버섯이 제철이다. 전국의 주요 송이생산지는 백두대간을 경계로 강원도에서 경상북도로 길게 형성되어 있다. 강원도 고성군과 인제군, 속초시와 양양군을 필두로 홍천, 양구, 삼척에서 공판이 이뤄지며, 경북에서는 의성, 안동, 청송, 영덕, 포항, 청도, 상주, 문경, 예천, 울진, 거창에서 공판이 이뤄진다.

경북 봉화군이 송이산지로 제법 널리 알려졌는데 산림조합중앙회에 공판과 관련한 내용이 전무한 건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다. 이 지역은 소백산을 중심으로 하여 함백산과 태백산 자락으로 연결되는 영주, 풍기, 충북 단양까지 아우르는 제법 광범위한 구역에서 송이가 생산되며 양양송이와 더불어 최대 산지로 알려진 곳이다.

이들 지역에서 채취한 송이버섯이 모두 국내산이란 이름으로 양양군으로 들어와 송이버섯시장을 형성한다. 따라서 양양군에서 판매되는 모든 송이버섯이 양양지역에서 생산된 송이버섯은 아니란 얘기고, 대부분의 양양산 송이버섯은 등급을 구분하는 띠지(지리적 표시 단체표장)가 묶여있다. 극히 일부 생산자를 통해 직거래를 하는 경우엔 이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이 없으나 공판장을 거친 양양산 송이버섯이라면 개산품을 제외하고는 예외 없이 등급별로 구분되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버섯 한 꼭지 한 꼭지 일정하게 묶여 있다.

이 지리적 표시에 대해 특허청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혀 놓았다.
 
지리적 표시의 개념
넓은 의미의 지리적 표시(geographical indication)는 일반적으로 출처표시(indication of source)와 원산지명칭(appellation of origin)의 양자 개념을 모두 포함하는 상위개념
* (출처표시) 일정한 상품이 특정지역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단어, 기호, 색채 또는 도안을 나타내는 것(파리협약 제1조)
* (원산지 명칭) 상품의 품질이 자연적이며 인위적인 것을 포함한 지리적 환경에 기초한 경우에 한하여 그 상품이 특정 지역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명칭(리스본 협정 제2조 제1항)
 
또한 양양군에서는 양양송이를 지리적 표시 제1호로 특허청에 등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다변화하는 국제추세에 따라 지리적 특성을 가진 양양송이의 등록을 통해 상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생산자와 소비자를 동시에 보호하고 상품의 가치를 향상시키고자 임산물로는 전국에서 제1호로 2006년 양양송이를 지리적 표시 등록완료 하였다.
 
양양에서 채취한 송이버섯만 최고의 상품이라고는 주장하지 않겠다. 북한의 금강산과 칠보산 등 백두대간의 절반이 엄연히 북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곳의 지리적 여건이 버섯의 생육에 보다 좋은 환경일 수도 있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는 일이다. 2008년 이전 남북간 물자왕래가 빈번할 때 이곳에서는 아직 이른 시기에 북한에서 채취한 송이버섯이 양양의 버섯시장에 들어왔다.

조만간 남과 북의 왕래가 다시 가능하게 되고, 물자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면 송이버섯이 지금처럼 높은 가격을 형성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만큼 다양한 기회가 양양군에 주어지는 건 분명하다.

서두에 점봉산으로 대변되는 산나물에 대한 부분도 이제 다시 살펴보자. 백두산까지 아우르면 실로 방대한 범위에 거쳐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하고, 미래 먹거리를 해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여기에서 올해는 이미 마감되었지만 내년을 위해 양양송이축제장을 찾는 이들에게 참여행사 가운데 실질적으로 이득이 될 정보 하나를 공개한다.
  
양양송이축제의 백미는 송이보물찾기다. 1인당 25,000원을 받는데 개인당 1꼭지의 송이버섯을 가져가며 현장에서 송이버섯을 시식하고 표고버섯튀김도 맛 볼 수 있다. 그리고 5천원권 상품권까지 제공하기에 참가비 이상의 소득을 참가자는 얻는다.
▲ 송이보물찾기 양양송이축제의 백미는 송이보물찾기다. 1인당 25,000원을 받는데 개인당 1꼭지의 송이버섯을 가져가며 현장에서 송이버섯을 시식하고 표고버섯튀김도 맛 볼 수 있다. 그리고 5천원권 상품권까지 제공하기에 참가비 이상의 소득을 참가자는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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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송이축제 송이보물찾기에 참가한 체험참가자들을 위해 생송이버섯과 표고버섯튀김이 양양송이밸리자연체험장에 마련된 보물찾기 체험현장에 준비되어 있다. 참가자가 1회 100명으로 정해진 덕에 포식은 아니지만 충분히 고르게 맛 볼 수 있다.
▲ 현장시식용 버섯과 버섯튀김 양양송이축제 송이보물찾기에 참가한 체험참가자들을 위해 생송이버섯과 표고버섯튀김이 양양송이밸리자연체험장에 마련된 보물찾기 체험현장에 준비되어 있다. 참가자가 1회 100명으로 정해진 덕에 포식은 아니지만 충분히 고르게 맛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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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보물찾기와 표고버섯따기 체험이다. 그게 뭔 이득이 되겠느냘 수 있다. 그런데 4등급이라고는 하지만 여타 지역에서 2등급이나 3등급이라 해도 무방한 좋은 품질의 양양송이버섯 1꼭지는 참가자는 무조건 가져갈 수 있고, 현장에서 표고버섯튀김과 생송이버섯을 시식할 수도 있으니 참가비는 이미 본전을 찾고도 남는다. 거기에 5,000원 상품권까지 1장을 제공하니 이득이 아닌가.

아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 체험행사가 왜 이렇게 인기가 높은지 판단하는데 어려움은 없으리라 본다.

송이보물찾기
일시 : 2019. 9. 26(목) ~ 9. 29(일) 4일간
체험시간 : 1일 2회(10:12:00/14:00~16:00)
9.26(목) 1회차 10:30 ~ 12:30
장소 : 송이밸리자연휴양림 일원
참가비 : 1인 25,000원(상품권 5천원 지급)
참가방법 : 인터넷(80%), 현장접수(20%) 회당 100명
예약접수기간 : 2019. 8. 1 ~ 9. 22까지
※ 1인 1송이만 가져갈 수 있습니다.

표고버섯따기 체험
일시 : 2019. 9. 26(목) ~ 9. 29(일) 4일간
체험시간 : 1일 2회(11:00~12:00/15:00~16:00)
장소 : 관내 표고버섯 재배단지
참가비 : 1인 15,000원(상품권 5천원 지급)
참가방법 : 인터넷(80%), 현장접수(20%) 회당 100명
예약 접수기간 : 2019. 8. 1 ~ 9. 22까지
※ 본인이 채취한 표고버섯 1kg 제공.
※ 행사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립니다.


태그:#송이버섯, #양양송이, #지리적 표시, #양양군, #양양송이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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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보고, 많이 듣고, 더 많이 느끼고, 그보다 더 많이 생각한 다음 이제 행동하라. 시인은 진실을 말하고 실천할 때 명예로운 것이다. 진실이 아닌 꾸며진 말과 진실로 향한 행동이 아니라면 시인이란 이름은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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