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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폭력 예방강의'를 하러 온 여성 변호사에게 고성과 욕설을 내뱉은 최원석 서대문구의원(자유한국당)이 23일 자신에게 항의하러 온 민중당 서대문구위원회 측을 고성과 삿대질로 응대했다.
 "4대폭력 예방강의"를 하러 온 여성 변호사에게 고성과 욕설을 내뱉은 최원석 서대문구의원(자유한국당)이 23일 자신에게 항의하러 온 민중당 서대문구위원회 측을 고성과 삿대질로 응대했다.
ⓒ 민중당 서대문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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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온 변호사에게 욕설을 내뱉은 최원석 서대문구의원(자유한국당)의 징계 건이 윤리특위에 회부된 가운데, 특위 위원장과 최 의원을 비롯한 서대문구의원들이 26일 국외출장을 떠나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다. 문제를 일으킨 최 의원은 이날 구의회에서 '강의를 한 이은의 변호사에게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신상발언으로 자신을 변호했다.

서대문구의회는 24일 이종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을 위원장으로 하는 윤리특위를 구성하고 25일 활동계획서를 채택했다. 그러면서 다음 회의를 다음달 10일로 잡았다. 윤리특위가 다음 회의를 한참 뒤로 잡은 이유는 26일~다음달 5일로 예정된 국외출장(캐나다, 미국) 때문이다.

출장 명단에는 윤유현 의장(더불어민주당), 홍길식 부의장(자유한국당)을 비롯해 10명의 의원이 포함돼 있다. 특히 윤리특위 위원장인 이종석 의원과 징계 심의 대상자인 최원석 의원도 함께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한편 최 의원은 25일 구의회 신상발언을 통해 "가장 큰 문제는 강사의 자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9일 서대문구의회에서 성폭력 등이 포함된 '4대폭력 예방강의'를 진행하던 이은의 변호사에게 "저런 X"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기사 : 한국당 구의원, '성폭력 강의' 여성 변호사에 "저런X" 욕설) 이후 기자에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으나 사건 직후 다른 인물과의 통화에서 욕설한 것을 인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거짓해명 논란에도 휩싸였다. (관련기사 : '강사 욕설' 한국당 구의원, 이번엔 "니네 뭐야" 반말 삿대질)

이날 최 의원은 "(이 변호사는) 옛 직장인 삼성에서 있었던 경험담이라며 교재도 없이 구술로 시작해 삼성자동차와 삼성전기에서 일하며 상사에게 추행을 당했다는 경험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했다"라며 "너무도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세밀하게 묘사해서 듣는 내내 낯 뜨겁고 대단히 불편했다, 본 의원의 고등학교 1학년, 대학교 2학년 자녀들과 비슷한 또래의 호기심 많은 친구들이 이 교육을 들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중히 항의하던) 그 와중에 본 의원보다 (이 변호사가) 나이도 어린 것 같고 기수도 낮은 것 같은데 너무 무례하게 행동해 정말로 삼성 출신이 맞나 확인하려고 기수를 물어봤다"라며 "본 의원도 이제는 60을 바라보고 있고 교육장에는 여자 의원들과 사무국 여직원들도 듣고 있는데 자극적인 교육으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게 걱정돼 정중히 중단을 요청했으나 (이 변호사가) '네가 뭔데' 식으로 나와 본의 아니게 여기까지 오게 됐음을 떳떳하게 밝혀두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과거 삼성에서 근무했던 이 변호사는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뒤 소송을 진행해 모두 승소한 바 있다. 그는 회사를 나와 법학전문대학원에 다니던 중 자신이 겪은 일을 담은 <삼성을 살다>를 썼고 이후 변호사가 된 이력을 갖고 있다.

"가뜩이나 인식 안 좋은데..."

최 의원이 사과 대신 자기변호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포함된 서대문구의원들의 국외출장을 놓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구의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문제를 일으켜놓고 사과도 없이 해외출장을 떠난다면, 가뜩이나 구의원 해외출장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는 구민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걱정이다"라며 "더구나 징계 심의를 주관하는 윤리특위 위원장과 징계 심의 대상자가 한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구의회 홍보팀 관계자는 "외부위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심의 후 결정된 사안이라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마이뉴스>는 윤리특위 위원장인 이종석 의원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나중에 전화드리겠다"는 답 외에 따로 의견을 듣지 못했다.

국외출장의 정당성을 두고도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제출된 국외출장 계획서를 보면 방문기관의 접촉예정 인물 전부가 '관계자'라고만 적혀 있다. 예를 들어 방문기관이 '토론토 시청'인 경우 '시청 복지분야 관계자', '보스턴 도시재개발청'인 경우 '재개발청 관계자'라고만 나와 있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9월 29일~10월 7일) 스웨덴과 덴마크로 출장을 가는 다른 서대문구의원들의 계획서에는 접촉예정 인물의 이름과 직책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이는 지난달 20일 개최된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에서도 이미 지적된 문제였다. 이 자리에서 한 심사위원은 "픽스(접촉예정)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곳에 간 경우가 예전에 굉장히 많아 지역주민에게 굉장히 많은 지탄을 받았잖나"라고 지적했다. 또 "뉴어크시티 의회와 접촉이 정해졌다고 그랬는데 찾아보면 의회에 위원회가 굉장히 많다"라며 "그 중 (출장 주제와) 관련되어 있는 위원회 분과 만나야 알고 싶은 걸 물어보실 수가 있는 거잖나"라고 덧붙였다.

구의회 국외출장 담당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전에 계획서가 제출돼야 해서, 계획서에는 (아직 접촉예정 인물이 확정되지 않은 채) 그렇게 나와 있고, 지금은 거의 모두 기관섭외가 확정된 상황이다"라며 "다녀온 뒤 보고서를 보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최원석, #서대문구의회, #구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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