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국가인권위원회가 25일 오전 열린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만 65세인 장애인 3명을 긴급구제하기로 했다. 만 65세를 맞는 1954년생 동갑내기 중증장애인 3명은 지난 4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활동지원서비스 긴급구제 진정을 냈다.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던 장애인의 경우 만 65세가 되면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수급자로 강제 전환돼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긴급구제 결정으로 인해 중증장애인 당사자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된 장애인 3명은 비롯한 장애인 관련 단체들과 함께 23일부터 상임위원회가 열리는 25일 오전까지 인권위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로비를 점거하면서 투쟁 수위를 높여왔다. 
 
 만65세를 맞이한 장애인 당사자 송용헌씨
 만65세를 맞이한 장애인 당사자 송용헌씨
ⓒ 유지영

관련사진보기

 
이들 중 전신 마비 중증장애인인 송용헌씨는 24일부터 25일 오전 상임위원회 회의가 끝날 때까지 휠체어에 앉은 채로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에서 밤을 지새웠다. 송씨는 지금까지 월 868시간의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을 받았으나 만 65세가 지나면 약 월 120시간의 장기요양서비스 시간을 받게 되는 상황이다. 

활동지원사의 도움 없이 외부 출입이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은 활동지원서비스가 없으면 다시 시설이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25일 오전 장애인 당사자들과 장애인 인권단체 활동가들로 인해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1층 로비가 꽉 찼다.
 25일 오전 장애인 당사자들과 장애인 인권단체 활동가들로 인해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1층 로비가 꽉 찼다.
ⓒ 유지영

관련사진보기

 
25일 오전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와중에 인권위 긴급구제 결정 소식을 들은 송용헌씨는 밤새 투쟁을 하고 피곤한 와중에도 마이크를 잡았다. 기자회견에 모인 50여 명의 사람을 앞에 두고 그는 "여러분 덕"이라고 인사를 남겼다. 

"장애인들, 죽음의 길로 몰아가는 정부"

긴급구제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8조(긴급구제 조치의 권고)에 나와 있다. 긴급구제는 진정을 접수한 후 조사대상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상당한 개연성이 있고 이를 방치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면 그 진정에 대한 결정 이전에 진정인이나 피해자의 신청에 의하여 또는 직권으로 피진정인, 그 소속기관 등의 장에게 하나의 조치를 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장애인 단체는 제48조 6호에 나온 "그 밖에 피해자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언급하면서 만 65세 중증장애인에 긴급구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했다.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의 긴급구제 결정을 기다리면서 장애인 당사자들의 기자회견 또한 이어졌다. 양선영 관악한울림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만 65세라는 커트라인을 만들어놓고 중증장애인을 죽음의 길로 몰아가는 정부가 한심하다"며 비판했다. 

조미경 장애여성공감 활동가는 "40대가 다 돼서 겨우겨우 지역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나이를 먹었다고 다시 집이나 시설에 누워만 있으라는 게 말이 되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만65세를 맞이하는 장애인 당사자 김용해씨가 25일 국가인권위원회 1층 로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만65세를 맞이하는 장애인 당사자 김용해씨가 25일 국가인권위원회 1층 로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유지영

관련사진보기

 
그간 장애인 시민운동단체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8월 14일부터 충정로 국민연금공단 사옥 1층 로비를 점거하고 만 65세에 활동지원 서비스 연령제한 폐지를 요구하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만 65세라는 연령제한이 곧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긴급구제 권고는 이들이 만 65세를 넘겨서도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은 아니다. 긴급구제 권고는 그야말로 '권고'이기 때문이다. 이후 인권위의 긴급구제 권고를 보건복지부와 이들 중증장애인이 사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기에 장애인 단체들은 당분간 투쟁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송용헌씨는 "만 65세 연령 제한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기 결정권, 행복 추구권을 침해한다"라는 이유로 오는 30일 헌법재판소로 찾아가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14층 국가인권위원회 출입구에 '만65세' 연령제한을 뜻하는 숫자 '65'가 붙어있다.
 14층 국가인권위원회 출입구에 "만65세" 연령제한을 뜻하는 숫자 "65"가 붙어있다.
ⓒ 유지영

관련사진보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보 및 문의사항은 쪽지로 남겨주세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