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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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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피폭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장애를 겪으며 살아가야 할 제 아들을 보호해주세요."

방사선 피폭 피해를 입은 아들을 둔 한 아버지의 절절한 호소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방사선 피폭 사고로 23살 된 제 아들이 아픕니다. 00 반도체 사장을 처벌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7월 장기현장실습생으로 취업한 한 대학생이 방사선 피폭으로 손가락이 검게 변색되는 등 고통을 받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 한 바 있다.(관련기사: "손가락 검게 변한 아들... 피폭에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청원 글에서 "아들이 00반도체에 근무하는 17일 동안 단 한 차례도 방사선에 대한 안전교육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뿐만 아니라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비(납 의류 등)도 제공받지 못했으며 방사선 장비를 다루는 경우 방사선 피폭량의 위험수치를 알려주는 개인 피폭선량계(포켓선량계)도 지급받지 못한 채로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태로) 작업을 하며 점점 손가락 통증이 심해지고 피부 홍반이 나타나자 (아들은) 근무한 지 8일이 지난 7월 25일에 담당 직원에게 이상 증상에 대하여 호소"하였으나 "담당 직원은 '수년간 일한 직원들도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과민반응하지 말라'며 오히려 나무라기만 했다"며 분노했다.

이어 피해 학생 아버지는 "이후에도 손가락 마디마디에 느껴지는 통증을 견디며 아들은 작업을 계속했다"면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적 없기에 그것이 방사선 피폭에 의한 고통인 줄도 몰랐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방사선에 피폭으로 홍반, 변색 등의 증상은 일반인 허용 선량의 약 5000배까지 노출이 되어야 생긴다고 한다"면서 "일반인이 일 년간 받는 선량의 5000배를 제 아들은 2주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받았다"고 말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피해 학생 아버지는 "(아들은)앞으로 수십 년을 백혈병과 암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스트레스, 우울증, 대인기피증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평생 신체적 고통과 정신장애를 갖고 살아가야 할 제 아들을 생각하면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청원을 마무리하면서 ▲00반도체는 물론 전자업종 방사선(엑스레이) 설비 사용실태의 철저한 조사와 방사선 피폭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 ▲00 반도체 대표이사 처벌과 제재 ▲다시는 일하다가 다치고 죽는 아들딸이 없도록 해 줄 것 등 3가지를 정부에 요구했다.

이날 청원을 올린 피해 학생 아버지 A씨는 필자와 통화에서 "평생 피폭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장애를 겪으며 살아가야 할 아이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회사에서는 사건축소와 은폐로 사회초년생에게 산재를 대하는 태도가 악랄해서 국민청원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었다"며 청원 이유를 전했다.

한편, 이 같은 청원은 노동·시민단체와 국민들에게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면서, 이날 5시 현재 1401명이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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