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전시 재개를 요구하며 행진하는 참석자들
 전시 재개를 요구하며 행진하는 참석자들
ⓒ 이두희

관련사진보기

'평화의 소녀상' 등의 작품을 문제 삼은 우익들의 테러 협박으로 전시가 중단된 아이치 트리엔날레2019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아래 '부자유전')' 재개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지난 22일 나고야의 와카미야 스포츠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 날 집회는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재개를 요구하는 아이치 현민의 모임(아래 '현민의 모임')' 주최로 열렸다. 이들은 지난 8월 3일 전시 중지가 발표된 뒤부터 매일 전시장 입구에서의 피켓팅을 해왔다. 또, 오무라 아이치현 지사에게 184개 단체 공동명의로 전시 재개를 요구하는 요청서를 제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시민들의 끊임없는 활동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인 아이치현은 여전히 전시 재개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은 상태다. 이제 전시회 폐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태다.
 
 전시는 반드시 재개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오구라 씨
 전시는 반드시 재개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오구라 씨
ⓒ 이두희

관련사진보기

전시 재개가 답보 상태에 이르자, '부자유전' 실행위원회는 지난 13일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냈다. 이날 집회에는 '부자유전' 실행위원인 오카모토 유카씨와 오구라 도시마루씨도 참석해 현재 상황에 대한 실행위원회의 입장을 설명하고 시민들의 협력을 호소했다.

오구라씨는 "현재 전시 재개 직전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우익들의 공격이 소리가 크고 압도적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출품 작가들도 보이콧에 참여하고, 시민들의 집회와 성명도 잇따르면서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민들의 목소리가 있는데 전시 중지가 언제까지고 이어질 수는 없다. 결국 시민의 정당한 싸움이 승리하고, 반드시 재개를 이루어 낼 것이다"라고 주장해 집회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법원 판결 기다리지 말고 즉각 전시 재개해야"

이번 가처분 소송의 변호인단 단장을 맡고 있는 나카타니 변호사도 단상에 올라 "주최 측은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에 협의를 통해서 스스로 (전시를) 재개하기 바란다. 일본 헌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부정한 이번 조치는 처음부터 부당하기 때문에 스스로 재개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주최 측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가처분 소송 승리를 통해 반드시 전시 재개를 이루어내겠다고 다짐했다.

'현민의 모임' 공동대표인 아이치 대학 법학부 나가미네 노부히코 교수는 "이번 사건은 일본사회가 얼마나 미성숙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다. '위안부' 문제는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한일 간의 정치 문제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문제는 이미 UN의 각종 보고서로도 채택되었고, 미국과 유럽 등 각국 의회에서도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결의가 수없이 채택됐다. 한일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국제적인 문제를 '소녀상'으로 표현하는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다. '소녀상'을 보면서 당사자가 겪었을 아픔을 떠올리는 등 여러 가지 느낌과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런 예술 작품을 탄압하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여기서 절망하지 말고 전시 재개가 되는 그 날까지 싸워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나고야 지역 뿐만 아니라, 도쿄, 가나가와, 오사카 등지의 시민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각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전시 재개 활동을 소개하고 함께 연대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뒤 나고야의 번화가 중 한 곳인 오스 거리를 행진했다. 이들은 행진을 하며 '지금 바로 보고 싶다', '협박으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자'는 구호를 외치고,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표현의 부자유가 부정된 현실을 풍자한 플래시 몹
 표현의 부자유가 부정된 현실을 풍자한 플래시 몹
ⓒ 이두희

관련사진보기

일본 사회가 답해야 할 시간

몇몇 우익단체 회원들이 집회 참가자들을 비판하기도 했지만, 큰 충돌 없이 행진이 이어졌다. 행진 코스 중간에는 참가자들이 재개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길거리 투표와 노래 공연을 벌였다. 또, 표현의 자유가 죽었음을 상징하는 검은 옷을 입고 플래시 몹을 하며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앞으로 아이치 트리엔날레2019 폐막까지는 3주가량의 시간이 남았다. 이 3주 안에 전시 재개가 되지 않는다면, 작가와 작품을 보고자 하는 시민들의 권리가 묵살당하고 만다. 그 전까지의 시간은 작가와 시민들의 권리 뿐만 아니라, 일본 사회가 인권과 표현의 자유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임을 보여줄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일본 사회가 하루라도 빨리 이 과제를 풀어, 정당한 시민들의 바람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전시 재개에 대해 시민들에게 길거리 설문을 받고 있다
 전시 재개에 대해 시민들에게 길거리 설문을 받고 있다
ⓒ 이두희

관련사진보기

 집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시민들
 집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시민들
ⓒ 이두희

관련사진보기

 전시 재개 집회를 비난하는 우익 단체(일본 제일당) 회원
 전시 재개 집회를 비난하는 우익 단체(일본 제일당) 회원
ⓒ 이두희

관련사진보기

 '위안부'문제는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다. 아이치 대학 나가미네 교수.
 "위안부"문제는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다. 아이치 대학 나가미네 교수.
ⓒ 이두희

관련사진보기

 발언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참석자들
 발언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참석자들
ⓒ 이두희

관련사진보기

 가처분 소송에 대해 설명하는 나카타니 변호사
 가처분 소송에 대해 설명하는 나카타니 변호사
ⓒ 이두희

관련사진보기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일본 나고야의 장애인 인형극단 '종이풍선(紙風船)'에서 일하고 있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