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자들의 가세로 180도 달라진 제주다. 성남을 홈으로 불러들인 제주가 3-0 완승을 거두며 최하위 탈출에 성공했다.

21일 오후 5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9 K리그1' 30라운드 제주유나이티드와 성남FC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제주는 이날 전역자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수비에 강한 성남을 상대로 3골을 뽑아내며 완승을 거뒀다.

수년간 강팀의 반열에 올랐던 제주는 올 시즌 정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는 29전 3승 10무 16패로 리그 최하위인 12위(승점 19점)다. 최근 5경기 또한 2무 3패로 지난 7월 서울전을 끝으로 승리가 없다. 강등을 피하고자 승점 확보가 절실한 제주다.

상주에서 맹활약한 '국가대표급 미드필더' 윤빛가람과 터프한 수비수 백동규가 복귀하며 반등을 노리는 중이다. 특히 윤빛가람은 상주 소속으로 27경기에 나서 12개의 공격포인트(8골 4어시스트)를 쌓는 등 상주 돌풍의 주역이었다. 여기에 8골을 터뜨리고 있는 윤일록과 지난 시즌 Best 11에 선정된 바 있는 이창민 등이 제 몫을 한다면 순위 반등은 충분히 가능하다.

성남은 승격 첫 시즌인 올해 안정적인 중하위권에 위치 중이다. 리그 9위(승점 35점) 성남은 상위 스플릿의 기로인 6위 수원(승점 39점)과 차이가 단 4점밖에 나지 않는다. 승격 첫해 상위 스플릿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이러한 성적은 안정적인 수비 덕에 가능했다. 성남은 올 시즌 실점을 최대한 덜 내주며 리그 최소 실점 공동 3위(30점)에 놓여있다. '클린시트 10회' 김동준 골키퍼와 '부주장' 연제운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여기에 상주에서 올 시즌 7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이태희가 복귀한 만큼 성남이 더 높은 고지로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제주는 전역자인 윤빛가람, 백동규를 선발 출전시키며 플랫 4-4-2로 경기에 나섰다. 성남 역시 전역자 이태희를 기용하는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17호 태풍' 타파가 제주도 부근에 위치하며 경기장엔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환경이었다.

행운의 선제골을 기록한 제주

전반전은 치열한 탐색전이었다. 먼저 분위기를 가져간 것은 성남이었다. 성남은 초반 슈팅을 몇 차례 시도하며 먼저 제주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후 분위기는 온전히 제주의 것이었다. 제주 공격의 선봉에는 윤빛가람과 윤일록이 있었다. 전반 17분, 상대 아크박스 부근으로 연결된 볼이 윤일록의 발끝에 닿으며 강력한 슈팅이 연결됐지만 김동준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전반 31분, 사이드라인에서 볼을 이어받은 이근호가 빠른 스피드로 단숨에 상대 페널티박스 안까지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중앙으로 뛰어 들어오던 윤빛가람이 넘어지며 슈팅했지만 공은 골대 우측을 살짝 빗나갔다. 제주는 김동준의 선방에 연신 가로막히며 득점을 터뜨리진 못했다.

선방을 펼치던 김동준은 결국 비바람에 무너졌다. 전반 41분, 제주 김성주의 코너킥이 골문 안으로 강하게 휘어 들어갔다. 김동준은 볼을 잡으려 했지만 비의 영향으로 볼을 놓치며 자책골을 기록했다. 리그 클린시트 3위에 빛나는 김동준의 아쉬운 실수였다. 이후 추가 득점 없이 전반전은 1-0 제주가 앞서며 끝이 났다.

다시 찾은 '위닝 멘탈리티'

행운의 득점을 성공시킨 제주는 후반에도 성남을 몰아쳤다. 빠른 발의 이근호와 윤일록이 계속해서 성남을 괴롭혔고, 선제골에 관여한 김성주 역시 중원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성남의 남기일 감독은 교체 카드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성과는 없었다. 오히려 제주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결국 경기 내내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준 윤일록이 PK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후반 34분, 박스 안에서 패스를 내주고 뒤돌아가던 윤일록을 이창용이 팔을 써서 막았고 주심은 주저 없이 PK를 선언했다. 교체 투입된 마그노는 PK를 깔끔히 성공시키며 제주는 2-0으로 앞서나갔다.

한편 '전역자' 백동규의 수비도 제주의 승리에 힘을 더했다. 후반 28분, 교체 투입된 마티아스가 박스 안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백동규의 육탄방어에 가로막혔다. 이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며 교체 아웃되긴 했지만, 백동규는 복귀전에서 자신의 실력을 200% 증명해냈다.

마무리는 이근호가 했다. 후반 38분, 상대의 패스 미스를 차단하고 빠르게 돌파한 이근호가 골키퍼와의 1:1 찬스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이근호는 다소 먼 거리에서도 정확한 슈팅으로 성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제주의 3:0 완승. 성남으로선 김동준 골키퍼의 아쉬운 실수 이후 분위기를 완전히 내준 것이 뼈아팠다. 반면 제주는 전역자들의 맹활약과 공수에서의 안정적인 모습이 리그 4승으로 연결되는 기쁨을 맛봤다.

제주는 이날 승리로 한 경기 덜 치른 인천을 제치고 리그 11위(승점 22점)에 올랐다. 반면 성남은 같은 시간에 벌어진 포항과 서울의 경기에서 포항이 역전승을 거두며 승점 차가 더욱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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