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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성화고권리연합회 토론회에 참석한 특성화고 학생들이 21일 오후 자신들의 바람을 적어놓았다.
 특성화고권리연합회 토론회에 참석한 특성화고 학생들이 21일 오후 자신들의 바람을 적어놓았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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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학교 안에 있는 자동차 정비 실습실에선 안전장비(장갑) 없이 맨손으로 작업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가끔 손을 다치기도 합니다. 마스크 없이 작업을 하다 보니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프기도 합니다."

특성화고인 A자동차고 김익성 학생(가명)이 고개를 숙인 채 이런 말을 내놓자, 다른 지역에서 온 30여 명의 특성화고 학생들도 고개를 숙였다.

"환기시설 부족, 납땜하던 제 친구는..."

"학교 실습실 환기시설이요? 예, 있습니다. 창문이 딱 한 개. 이것만 열립니다. 제 옆에서 납땜하던 친구가 갑자기 쓰려져 구급차에 실려 간 일도 있습니다."

역시 특성화고인 B기계공고 박철민 학생(가명)도 이렇게 실습실 실태를 털어놨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열린 '특성화고 학생들의 마스크를 지급하라! 환풍기를 설치하라!'는 토론회에서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특성화고학생권리연합회는 '공업고 학생 대상 실습실 안전보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공업고 재학생 495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9일부터 22일까지 벌인 조사를 보면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참여한 실습종류는 납땜(16.5%)이었다. 이어 선반(11.7%), 금속 깎기(10.9%), 전기용접(10.0%), 전자통신(9.3%), 특수용접(6.4%) 순이었다.

'안전장비 지급 여부'에 대해 응답 학생들 가운데 '항상 받고 있다'는 25%, '잘 지급받는 편'은 9%였다. 하지만 '한 번도 제공받지 못했다'는 25%, '별로 제공받지 못하는 편'은 7%였다. 32%의 학생이 마스크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실습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실습할 때 (마스크가) 필요 없다'는 응답은 23%였다.

장갑은 '한 번도 제공받지 못했다'가 14%, '별로 지급받지 못하는 편'이 7%였다. 장갑이 필요한 학생들 가운데 21%가 장갑을 제대로 끼지 못하는 형편인 것이다. '실습할 때 (장갑이) 필요 없다'는 17%였다.

학생들은 '실습실의 위험함'을 물은 주관식 질문에서 다음과 같이 답했다.

"용접 실습실은 환기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마스크 없이는 실습하기가 어렵다."
"장갑 없이 실습을 해서 황산이 손에 묻을 뻔 했다."
"장갑이 없어서 납땜할 때 인두기를 잘못 잡아 화상을 입을 뻔 했다."


'개선방안'에 대한 질문에서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들을 바꿔주세요"와 "(교육청은) 공지하지 않은 채 점검을 나와 주세요. 미리 공지하면 학생들을 시켜 청소를 하기 때문"이라는 답변도 적어놓았다.
 
 특성화고학생권리연합회 행사에 참석한 특성화고 학생들이 21일 오후 자신들의 어려움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특성화고학생권리연합회 행사에 참석한 특성화고 학생들이 21일 오후 자신들의 어려움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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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문 결과와 학생들의 발표를 행사장에서 직접 들은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한인임 연구원은 "일반 회사에 실습을 나가면 산업안전보건법이라도 적용되는데, 학교 안에서 벌이는 실습은 이 법도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만약 이 법이 학교 안에서도 적용이 된다면 특성화고 학생들의 위험을 그대로 놔둔 교육감들은 모두 형사 처벌을 받게 될 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보호구 없이도 안전한 학교 실습장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데, 지금은 보호구조차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니 충격"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특성화고에 산업안전보건법 적용한다면 교육감 모두 처벌될 판"

이에 대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교육부 직업교육 관련 관계자는 "학교 실습 안전지침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면서 "지침을 만들면서 필요하다면 법 개정안도 내겠다. 실습안전 관련 내년 예산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의 해당 발언은 '늑장 대응' 지적을 받을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참석 학생들은 항의하는 대신, 대부분 손뼉을 쳤다.

이날 행사 끝 부분에 발표한 '특성화고학생권리연합회 요구안'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었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과 관련하여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특권이 대물림되지 않는 공정한 대입제도가 마련되는 일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대입제도만이 아니다. 실질적인 고교서열화의 가장 아래에는 특성화고가 위치하고 있다. 고졸 차별 없는 공정한 출발선을 위한 교육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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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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