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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17일, 대덕에너지카페에서 대덕마을에너지활동가학교 수료식이 열렸다.
 지난 9월 17일, 대덕에너지카페에서 대덕마을에너지활동가학교 수료식이 열렸다.
ⓒ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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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화요일 오전 10시, 대덕에너지카페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명절은 잘 보냈어요?" 추석 연휴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묻고 답하는 대화가 사람들 사이에 오간다. "똑같죠. 전 부치고." "저는 이번에 산행 다녀왔어요." 일상을 나누는 말들. 그리고 물어보지 않은 것도 자연스레 얘기 꺼낸다. 일상의 작은 변화, 작은 실천들에 대해서.

"TV 셋탑박스가 전력소모가 크다는 얘길 듣고, 외출할 때 끄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드라이기는 웬만하면 사용하지 않아요. 샴푸도 안 쓰고, 린스 대신 소금물을 사용하고 있어요."

이들은 대덕마을에너지활동가들. 그리고 9월 17일은 5주간 진행됐던 대덕마을에너지활동가학교 마지막 날이었다. 이날 어떤 이는 삶은 달걀을 싸왔다. "누가 유정란을 집에 가져다줬는데 여기 사람들과 나눠먹어야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고, 오늘따라." 마지막의 아쉬움 그리고 앞으로를 기약하는 다짐. 그 두 가지 마음이 교차했던 날의 사람들을 담았다.

'선배' 마을에너지활동가를 만나다
 

 
 주순하 마을에너지 간사.
 주순하 마을에너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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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마을에너지활동가학교 마지막 강의는 '마을에너지활동가에게 듣는 재생에너지교육/활동사례'다. 첫 번째로 주순하 대전충남녹색연합 마을에너지간사가 자신의 이야길 건넨다. 그녀는 질문 하나를 던진다. "아침에 가장 먼저 하는 게 뭐에요?"
다양한 답이 튀어나온다. 화장실 가기, 양치하기, 핸드폰 시계보기 등.

"우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기에너지를 사용해요. 아침에 화장실 불을 켜면서, 핸드폰을 켜면서. 그 말은 전기에너지가 없으면 아침부터 생활하는 게 불편해진다는 말과도 같겠죠. 개인의 편한 생활만을 생각하는 동안 지구는 힘들어했던 것 아닐까요?"

일상을 에너지의 관점으로, 나아가 지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말이다. 이어 그는 말한다.

"저는 청소할 때 청소기를 쓰지 않아요. TV도 잘 보지 않고요. 함께 사는 아이들에게도 말해요. 이를 닦거나 세수하는 것 정도는 화장실 불을 꺼도 되지 않냐고요."

이유는 간단하다. 에너지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다.

"저는 전기 절약, 에너지 교육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어요. 우리 일상에서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절약은 곧 '절제'하는 습관이에요. 전기에너지에 무작정 의존하지 않고, 전기에너지를 절제해서 사용하는 게 처음엔 조금 낯설지 몰라도 조금씩 익숙해질 거예요. 한꺼번에 바꾸려고 하지 말고, 생활습관을 하나둘 조금씩 바꾸어보는 건 어떨까요?"
 
 모두의에너지자립마을학교 임채경 교장
 모두의에너지자립마을학교 임채경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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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사례 발표에 나선 이는 모두의에너지자립마을학교 임채경 교장. 모두의에너지자립마을학교는 관저동 지역주민들과 함께 에너지, 환경에 대한 의식 전환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마을에서 마련하고자 설립한 곳이다.

그는 해뜰마을어린이도서관 절전소모임과 에너지간사 양성과정, 마을리더 양성과정 등을 거쳐 마을학교를 설립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어려워 보이는 일도 함께 하는 사람들 덕분에 원동력이 생긴다"는 걸 깨달았다고.

"처음엔 내가 이런 활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특히 에너지는 전문 영역 같이 느껴졌어요. 중압감이 컸던 거죠. 하지만 모임과 교육을 같이 꾸려갔던 사람들에게 받는 힘이 있어 계속 활동할 수 있었어요. 지금 마을학교 운영위원 분들도 모두 마을에너지간사로 활동했던 분이고요."

이어 그는 '마을운동'의 가치를 강조한다. "서로 모일 수 있는 곳은 배움과 나눔이 일어난다고 믿어요. 마을운동이란 단기간에 어떤 커다란 결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작고 느리게 주위와 일상을 나누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러분들도 오늘로 끝이 아니라 모임을 만들어 이 인연을 지속하기 바라요."

'전환의 길'로 가는 발걸음
 
 대전충남녹색연합 문성호 대표가 송순옥 활동가에게 수료증을 수여하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문성호 대표가 송순옥 활동가에게 수료증을 수여하고 있다.
ⓒ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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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료 인증샷. 김현숙 활동가와 문성호 대표가 함께.
 수료 인증샷. 김현숙 활동가와 문성호 대표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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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마을활동가의 사례 발표가 끝나고, 대망의(!) 수료식이 열렸다. 5주, 20시간의 활동가교육을 수료한 이들은 총 23명. 이들은 이후 에너지교육, 재생에너지 주민 수용성 조사 등 본격적인 마을에너지 활동에 뛰어들 예정이다.

대덕구 송촌동에 사는 강윤희(36) 씨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있던 와중에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게 이 교육이었다"며 "어른으로서 사회적 책무가 있으니, 기후문제를 외면해선 안 되겠다고 느꼈다"고 수료 소감을 말했다.

이들의 마을에너지 활동이 지속되려면 관이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할 터. 이날 수료식에는 박정현 대덕구청장을 비롯한 대덕구 에너지경제과 관계자가 참석했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주민과 협의하지 않는 지역에너지 계획은 가짜"라며 내년 지역에너지기본계획을 주민참여형으로 수립할 것을 약속했다. 이어 그는 "주민 경험이 반영된, 주민 삶과 연관된 지역에너지계획을 수립하겠다"며 "지금 스무여 명의 에너지활동가 분들을 시작으로 대덕구가 에너지자립을 이루는 지역이 될 수 있도록 같이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이 인사, 아니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전하러 왔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이 인사, 아니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전하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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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료식을 축하한다는 인사, 당신들을 격려한다는 인사. 그보다 더욱 필요한 말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다. 이날의 약속처럼 대덕구 주민의 삶, 목소리를 중심에 둔 지역에너지계획이 실행되어, 지금의 기후위기를 넘어서는 '전환의 길'에 닿기를 바라본다.

덧붙이는 글 | 대덕마을에너지활동가학교는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대전충남녹색연합, 대덕구가 공동으로 주관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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