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의 이란 여성 축구 경기장 입장 허용 촉구 성명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국제축구연맹(FIFA)의 이란 여성 축구 경기장 입장 허용 촉구 성명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국제축구연맹(FIFA)이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을 허용하라고 이란 정부에 촉구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각)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고 확고하다(clear and firm)"라며 "여성이 축구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은 "FIFA는 이러한 입장을 반복해서 이란 정부에 전달했고, 이란 축구협회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만났다"라며 "이란이 이를 받아들일 것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이를 받아들이려면 여러 단계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라면서도 "지금이 변화를 위한 시간이며, 오는 10월 A매치부터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란이 다음 달 10일 수도 테헤란에서 열리는 캄보디아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 첫 경기부터 여성의 입장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지난 8월 이란 경찰은 남장 차림을 하고 축구 경기장에 들어갔다가 적발된 여성 관중 4명을 풍기 문란과 공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다. 이란은 1981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을 앞두고 있던 사하르 코다야리라는 30세 여성이 징역 6개월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지난 9일 법원 앞에서 분신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이란 축구 팬들은 프로축구 불매 운동을 벌였고, 국제 사회도 거센 비판을 쏟아내자 아밀리 이란 부통령은 지난 15일 "여성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스포츠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FIFA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이란 축구대표팀 주장 마수드 쇼자에이의 누나이자 이란의 여성 인권운동가인 마리암 쇼자에이는 "FIFA가 더 엄격하게 이란의 성 차별을 규제했다면 코다야리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의 압박에 FIFA도 뒤늦게 나서면서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을 허용하는 이란 정부의 개정 작업이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측은 경기장에 여성을 위한 별도의 출입구와 관전 지역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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