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18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보험설계사에 대한 부당행위 피해 증언 및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 설립 신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굳은 표정으로 서있는 모습.
 18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보험설계사에 대한 부당행위 피해 증언 및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 설립 신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굳은 표정으로 서있는 모습.
ⓒ 조선혜

관련사진보기

 
"고용노동부 담당자가 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보험설계사는 특수고용직인 것 알지 않느냐, 해줄 것이 없으니 민원을 취하해달라'고 하더군요. 취하가 늦어지자 독촉전화가 오기도 했습니다."

18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보험설계사에 대한 부당행위 피해 증언 및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 설립 신고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다.

보험설계사가 회사로부터 영업활동에 따른 수수료를 제대로 지급 받지 못한 채 일자리를 잃어 도움을 요청했지만 노동부 쪽에선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는 것.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산하 단체인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설계사노조)은 노조설립 신고서 제출에 앞서 회견을 열고 노동부에서 신고증을 교부할 것을 촉구했다. 보험설계사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노조법상 노조로 판단해달라는 것이다.

보험설계사들이 직접 나서 피해를 고발하기도 했다. 리더스금융판매 법인보험대리점에서 보험설계사로 일했던 김소영씨는 "2017년 계약 당시 법인대리점의 귀책사유로 이직할 경우 보유계약 모두를 이전한다는 내용으로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후 회사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수수료가 연체됐고, 다른 지점으로 소속이 변경된 김씨가 고객들과의 계약보전을 요구하자 회사에서 부당하게 낮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씨는 "(회사 쪽) 실무진이 윽박을 지르고 무리한 조건으로 계약할 것을 강요했다"며 "본사 담당자는 고성과 비아냥으로 자존감을 뭉개고 우롱했다"고 고발했다.

계약서대로 요구했는데 해촉된 설계사

그는 "회사는 강제 해촉(계약해지)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수수료는 일부만 지급했다"고 했다. 김씨는 "(노동부에 이어) 금융감독원에도 민원을 넣었지만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며 "보험설계사는 어디서 어떻게 보호 받아야 하나, 정식 노조만이 우리를 지킬 수 있다 생각한다, 노조 설립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메트라이프생명 보험설계사 박송원씨도 "정당한 계약에 대해 회사는 수당을 부당하게 편취하고, 노골적으로 착복했다"며 "계속해서 항의했지만 결과는 해촉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보험회사들이 메트라이프생명과 같이 (특수고용)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며 "(노조 설립으로) 피해를 방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세중 보험설계사노조위원장은 "설계사노조는 2000년 전국보험모집인노조라는 이름으로 설립 신고를 한 적이 있지만 그때는 노동자성이 없다는 이유로 반려됐다"며 "19년 만에 다시 설립신고를 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 동안 보험설계사들의 피해, 보험회사의 부당행위는 전혀 없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확대되면서 많은 피해자가 생겨났다"고 그는 덧붙였다.

오 위원장은 "지금 이 땅에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노조활동을 못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있다"며 "그들에게도 온전하게 노조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 하루 빨리 노조가 설립될 수 있도록 도움 달라"고 호소했다.

"노동부, 노동자 여부 심사할 권한 없어"

이날 지지발언에 나선 김현정 사무금융연맹위원장은 "대한민국에는 250만 명에 달하는, 사측 관리자의 갑질 속에서 힘들게 일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사용자가 누군지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이들의 노동자성은 부정되고 있고, 오히려 사용자로 인정 받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택배노동자, 학습지교사 노동자, 자동차판매 노동자의 노동자성은 인정됐지만 보험설계사, 대리운전기사 등의 경우 인정되지 않는 고무줄 잣대가 더 분노하게 만든다"며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권이 보장되도록 노조설립 신고서를 승인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처럼 노동자들이 정부에 노조설립 승인을 호소해야 하는 현실을 개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자본가들은 정관을 만들고 통장에 5000만원만 넣어두면 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아무도 이를 허가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왜 노조를 만들려면 이렇게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을 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부에는 한 개인이 노동자인지, 아닌지 심사할 권한이 없다"며 "노조가 설립신고서를 내면 문서를 제대로 작성했는지 확인하는 형식적 심사에 그쳐야 한다"고 했다.

신 원장은 "우리나라 헌법과 노동법에서는 사용자, 노동자, 자영업자를 판단할 권한을 노동부 장관에 주지 않았다"며 "노동부는 노조설립 신고원칙에 맞게 (설계사노조에) 신고필증을 당장 교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