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수도없이 금연에 실패하는 이유와 해법을 8회에 걸쳐 싣습니다. 자신을 경멸하지 않도록요.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함께 노력할 부분도 공유하고 싶습니다. - 기자말

주변의 지인 중 불굴의 의지로 공부와 연구에 매진해 젊은 나이에 국내 유수 연구기관 분원의 원장이 되신 분이 있습니다. 어느 날 그분과 만날 일이 생겼는데 헤어질 무렵 담배를 3개비나 연달아 피우시더군요.

왜 이렇게 많이 피우시냐 했더니 집에 가면 못 피우니까 미리 피운다는 겁니다. 아내분께서 담배를 끊은 걸로 알고 계시기 때문에 집에서는 못 피우고 밖에서만 몰래 피운다는 얘기였죠. 월요일 아침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분의 웃음에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담배를 끊으시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수백차례 시도했는데 안 돼서 그냥 포기했다"는 대답이 돌아오더군요. '수백차례'라니요. '저렇게 훌륭하신 분도 금연이 불가능하다고 얘기하니 저같은 인간은 그냥 피울 수밖에 없겠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도대체 왜 금연이 안 되는 것일까요?
 도대체 왜 금연이 안 되는 것일까요?
ⓒ pixabay

관련사진보기

 
도대체 왜 금연이 안 되는 것일까요?

의지만으로는 안 되는 것을 수백번의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에 저는 다른 많은 방법을 찾았고 시도했습니다. 그중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이유는 잘못된 방법으로는 당연히 금연에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또 방법이 잘못된 것이지 당신이 못나고 어리석어서가 아님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어느날 저는 유튜브를 검색해보았습니다. 금연과 관련한 영상들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금연최면, 금연명상, 금연강의란 영상들이 여럿 눈에 띄었고 모든 영상을 한 차례씩 보았습니다.

그중 한 영상이 대단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당신이 담배를 끊고 싶으면서도 계속 피우는 이유는 스트레스에 대한 무의식의 방어기제다. 그러니 자신을 탓하지 말고 먼저 안아주고 사랑해주어라, 그러면서 금연에 차차 도전하면 꼭 성공할 것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제 의문에 답이 내려지는 것 같았습니다. '제 몸을 통제하는 '뇌'란 녀석은 담배가 몸에 해로운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도대체 왜 담배를 피우라는 명령을 계속 내릴까'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추후에 다시 다루겠습니다).

영상을 듣고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영상에서 들려준 이야기처럼 제 자신이 안쓰러웠고 왠지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영상을 보고 다음날 오전 11시 무렵까지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11시 넘어 직장동료에게 한 개비를 얻어 피우곤 다시 한 갑을 사버렸지요. 그때 느낀 좌절감, 자괴감은 익숙함을 넘어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역시 난 구제불능이야'라는 결론과 함께 말이지요.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금연 책입니다. 회사에 고위 임원이 새로 부임했는데 대화를 나누던 중 우연히 담배와 금연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본인도 수십년 담배를 피웠지만 지금은 끊었다는 것입니다. 방법을 여쭙자 책을 한 권 추천해주었습니다. 저는 그날 저녁 서점으로 달려가 당장 구입했지요.

이 책은 담배를 피우는 이유를 원점에서 상세히 분석하고 그 이유들을 조목조목 따지며 사실은 담배를 피울 이유가 없음을 설명해주고 있었습니다. 대단히 좋은 책이었습니다. 실제로 그 책을 읽고 담배를 끊은 사람이 세계에 수십만이 된다는 문구도 보았습니다.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그 책을 읽고 충분히 담배를 끊을 수 있을 것 같아 보였습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말이지요.

그러나, 저와 같은 의지박약의 인간들에겐 합리성이 먹혀들지 않더군요. 책을 다 읽고 하루가 못 되어 편의점으로 달려가 담배를 '또' 샀으니까요. 안타까운 사실은 며칠 후 만난, 책을 소개해준 그 임원의 셔츠 주머니에 담배가 들어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뇌훈련, 운동요법, 금연최면, 금연파스, 금연침, 금연껌, 니코틴 없는 전자담배 등 금연과 관련해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방법들을 시도해보았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실패를 거듭할수록 스스로에게 과도한 낙인을 찍게 되더군요. '구제불능' '의지제로'에 이어 '인간말종'까지요. 자신감은 계속해서 떨어졌고 나중에는 유전자 탓을 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본래 태어나길 금연을 할 수 없는 의지없는 인간으로 태어났다, 내가 그렇게 태어났으니 나 때문이 아니다'는 비겁한 생각말이지요.

그런데 누군가는 분명히 금연에 성공을 합니다. 금연에 성공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는 것일까요? 의지가 약한 사람들은 금연을 할 수 없도록 태어난 것일까요? 우리의 '미친 뇌'는 왜 자꾸 담배를 피우라고 계속 명령을 내릴까요? 누군가에게 금연은,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요? 왜 우리는 어제 버린 담배를 찾아 쓰레기통을 뒤져야 하는 것일까요.

바로 그 이유를 이제부터 4살배기 저희 딸과 핵주먹으로 유명한 미국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이 알려줄 것입니다.

(*다음 회에 계속)

[연재순서] 

1. 금연, 누구나 가능 하다
2. 왜 금연이 안 될까?
3. 섣불리 도전하지 마라
4. 의지와 자신감부터 기르자
5. 자신감이 들 때 바로 시작하라
6. 몇 가지 권고사항
7. 괴로운 금연이 아닌, 행복한 비흡연을 위하여
8. Q&A

태그:#금연, #비흡연, #의지박약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