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이타마에서 대륙의 거인이 무너졌다. 17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상하이 상강을 홈으로 불러들인 일본 우라와 레드가 1-1 무승부 끝에 원정 다득점을 지켜내며(합계 스코어 3-3)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앞서 우라와 레드는 합계 스코어 4-2로 울산 현대를 꺾으며 8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이날 상하이 상강과 격돌하게 됐다. 오스카-헐크-아르나우토비치로 이어지는 극강의 공격력을 가진 상하이 상강이었지만 우라와 레드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불안 불안했던 양 팀의 격돌
 
다만 두 팀 모두 최근 경기 흐름이 좋지 않다. 우라와는 최근 공식경기 7경기 3무 4패로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 J리그 강등권의 위기를 맞이했다. 상하이 역시 중국 슈퍼리그 3위에 있긴 하지만 최근 7경기 1승 4무 2패로 흐름이 좋지 않다. 팀의 핵심자원 오스카의 득점포가 멈춘 것 더욱더 뼈아픈 이유다.

1차전에서는 '파이터형 수비수' 마키노와 노련한 스트라이커 코로키의 득점포에 힘입어 우라와가 앞서나갔다. 하지만 핵심 수비수 마우리시오의 연이은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상하이의 헐크가 깔끔하게 해결하며 2-2로 경기를 마쳤다. 우라와 입장에선 아쉬움의 한숨이, 상하이 입장에선 안도의 한숨이 나올 만한 1차전이었다.

2차전에 나선 두 팀의 시작은 사뭇 달랐다. 우라와는 1차전과 비교했을 때 센터백 한 명만을 교체했지만, 상하이는 네 명의 선수를 바꾸는 모험을 강행했다. 특히 상하이는 '주포' 헐크가 경고 누적으로 빠지는 악재까지 겹쳤다.

우라와는 1차전 팀 내 최다득점자 코로키를 최전방으로 내세운 3-4-2-1 포메이션으로, 상하이는 아르나우토비치를 최전방, 오스카를 중앙에 배치한 4-3-3 포메이션으로 2차전에 나섰다.

홈팀 우라와는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상하이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전반 23분, 상하이 양 시위안이 부상을 당하면서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갔다. 원정길의 부담 속에서 악재가 겹친 상하이였다.

찬스를 놓치지 않고 상하이를 계속 몰아치던 우라와는 결국 결실을 맺었다. 전반 38분, 세키네 타카히로의 크로스가 박스 안의 코로키의 머리에 완벽히 연결되었다. 코로키의 완벽한 헤더는 얀 쥔링의 손끝에 닿았지만 크로스바를 강타한 뒤 다시 얀 쥔링의 손에 맞으며 자책골로 연결됐다. 팀 내 득점 순위 1위 코로키의 결정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전반전은 내용적인 면, 기록적인 면 모두 상하이를 압도한 우라와의 것이었다. 주요 수치에서 상하이를 압도한 우라와는 상대의 공격을 틀어막고, 좌·우측을 공략하며 쉴 새 없이 공격을 이어갔다.

후반전 역시 우라와의 흐름이 이어졌지만, 정작 득점으로 연결되는 골을 성공시키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반대로 상하이는 압도당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14분, 페널티박스로 올라온 상하이의 크로스가 왕센차오에게 연결됐다. 왕센차오는 주저하지 않고 강력한 원터치 슈팅으로 연결하였고, 이는 상대 골키퍼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며 골망을 흔들었다. 뒤처지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값진 동점 골이었다.

상하이는 이후 장 웨이와 푸 후안을 투입하며 역전을 노렸지만 결국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오히려 실점 이후에도 우라와는 아랑곳하지 않고 기세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에 나섰다. 1차전 중국 원정길에서 2:2 무승부를 하며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나간 것이 우라와의 경기운용에 크게 작용했다.

결국 상하이는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하고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원정 다득점에 따라 우라와는 한 수 위 전력의 상하이를 무너뜨리고 ACL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합계 스코어 4-4)

1차전 : 상하이 상강 vs 우라와 레드 : 중국 상하이 스타디움 : 2-2 무승부
2차전 : 우라와 레드 vs 상하이 상강 :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 1-1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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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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